[영화와 수다] 환절기, 이 영화를 지켜주세요.
오랫동안 기다린 영화인데 이토록 관도 못 잡고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니. 도대체 2018년이 되어서도 동성애에 대해서 왜 이렇게 모두 공격적이고 밀어내려고만 하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동성애 영화를 보면 모두 동성애자가 될 거라고? 애초에 그런 말을 하는 건 동성애가 나타날 수도 없다는 이야기 아닌가? 방송에서 나오는 모든 로맨스는 다 이성애였으면서 도대체 왜 그래?
[환절기]는 퀴어 무비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가장 기다리던 모습을 그려낸다. 일단 교복만 입으면 사랑스러운 ‘이원근’이 나오는 것에다가 ‘지윤호’ 배우와의 꽁냥꽁냥도 너무나도 사랑스럽다. 거친 관계를 그려내는 것이 아니라 사랑스러운 모습을 안정적으로 그려내면서 두 소년이 천천히 어른이 되는 과정. 그것을 함께 걸어가는 과정을 그려내는 것이 [환절기]의 아름다운 지점인 것 같다.
물론 [환절기]가 다른 그 어느 영화보다도 좋은 이유는 ‘배종옥’ 배우가 연기한 ‘미경’ 덕분이다. 퀴어 영화에서 가족이 등장하는 것이 그리 많지 않은 것과 다르게 가족이 적극적으로 등장한다. 그리고 모든 감정의 변화를 보여주면서 흔들리는 순간까지도 연기하고 그 마음이 변하는 모든 순간을 다 그려낸다. 오롯이 ‘배종옥’ 배우의 힘으로 이 모든 캐릭터들을 이끌어간다고 할까?
두 소년의 마음이 확인하고 아름답게 묘사가 되다가 어두워지는 순간, 또 하나의 겨울을 맞이한 캐릭터까지 더해지면서 영화는 더욱 풍성해진다. 그리고 이 풍성한 감정의 연기를 만날 수 있는데. 도대체 극장에서 다시 보기 위해서는 얼마나 서둘러야 하는 건지 너무나도 속상하고 안타깝다. 다양성 영화라고는 하지만 이렇게 보편적 감성을 가진 영화까지도 밀려나는 꼴이라니.
다행히 개봉하고 바로 세 번을 하루에 관람을 해서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예쁜 영화. 그리고 마음의 위안이 되는 영화. 당신이 동성애에 대해서 거부감만 없다면 사랑할 영화가 아닌가 싶다. 특히나 자신의 진로를 통해서 부모와 부딪쳐 본 사람이라면. 자신의 선택으로 인해서 부모의 미움을 받은 적이 있다면. 마음의 계절이 따스하게 변하게 되는 영화, 위로 같은 영화가 [환절기]다.
로맨스 소설 쓰는 남자 권정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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