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 소설] 현재진행형 [46장. 소녀의 고백]

46장. 소녀의 고백

“도대체 어떻게 하자는 거야? 너 자꾸만 그런 식으로 행동하면 좋을 게 하나 없다는 걸 알아야지. 그렇게 어긋나게 행동해서 어떻게 하자는 거야?”

“뭐가?”

“윤아정.”

“아. 몰라.”

지수는 미간을 모은 채 고개를 저었다.

“정말 너 너무해. 너 그렇게 선생님들하고도 부딪치면. 나중에 네 생활기록부는 어떻게 할 건데?”

“그거 가지고 나쁘게 쓸까?”

“그럴 수도 있지.”

“뭐.”

아정은 별 것 아니라느 듯 반응했다. 그런 아정의 반응에 지수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책상에 앉았다.

“너 정말 이상해.”

“안 이상해. 그러니까 그만 둬.”

“야.”

“어. 이언희.”

원희가 오고 아정이 손을 흔들며 멀어지자 지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한숨을 토해내며 입을 쭉 내밀었다.

 

“뭐하는 거야?”

“뭐가?”

“지금.”

“너 좋다고.”

원희는 머리를 뒤로 넘기고 한숨을 토해냈다. 지금 아정의 행동이 하나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너는 기분도 안 나빠?”

“내가 왜 기분이 나빠야 하는 건데?”

“아니. 내가 계속 거절을 하잖아.”

“응. 해.”

아정의 간단한 대답에 원희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런데 아무렇지도 않아?”

“내가 너를 좋아한다고 해서 반드시 너도 나를 좋아해줄 거라는 생각 같은 거 하지는 않아.”

“그러면 왜 이러는 건데?”

“너를 너무 좋아해서. 정말 너무 좋아서. 지금 이 감정을 말을 하지 않고는 못 견딜 거 같아.”

“그게 무슨.”

아정의 고백에 원희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그게 무슨 말이야?나는 이해가 안 가.”

“말 그대로야. 네 말처럼 그냥 네가 그 동안 내가 만나던 애들과 달라서 심심해서 호기심으로 좋아하는 거 아니야.”

“그럼?”

“진짜로 네가 좋아.”

아정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고 씩 웃으면서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원희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나에 대해서 뭘 얼마나 안다고 나를 좋다고 하는 거야? 그거 되게 이상한 거잖아. 모르면서 그거 아니잖아.”

“꼭 누군가를 더 많이 알아서 좋아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 첫눈에 반한다는 것도 있는 거고.”

“아니.”

“좋아.”

아정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네가 뭐라고 하건 그래도 나는 이 감정을 말하고 싶어. 네가 너무 좋아. 너무 좋아서 견딜 수 없어.”

원희는 멍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때 종이 울리고 아정은 먼저 교실로 들어갔다.

“도대체 뭐야?”

원희는 한숨을 토해내고 고개를 푹 숙였다.

 

“선생님이 할 수 있는 건 다 해줄게. 그러니까 원희 너도 힘든 게 있으면 나에게 다 말을 했으면 좋겠어.”

“그런 거 없어요.”

원희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안 그래도 기연이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으니까.

“그런 거 정말 없어요.”

“그럼 다행이고.”

원희가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하는데 기연이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었다.

“저기 혹시 너랑 아정이는 사귀는 거니?”

“네? 갑자기요?”

“아. 미안.”

기연은 입을 가리고 어색하게 웃었다.

“궁금해서.”

“안 사귀어요.”

원희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선생님들에게도 이런 일이 궁금한 거구나 싶어서 뭔가 묘한 기분이 들었다.

“안 어울리잖아요.”

“왜?”

“네? 왜라니?”

“둘이 잘 어울려. 정말.”

원희는 침을 꿀꺽 삼켰다. 자신과 아정이 잘 어울린다고? 그런 생각에 대한 걸 못 해서 이 말 자체가 너무 낯설었다.

 

“너는 연애 안 해?”

“갑자기?”

수학 문제를 풀던 지석이 고개를 돌렸다.

“왜 그래?”

“아니.”

원희는 어색하게 웃었다.

“이상한 생각이 들어서.”

“무슨 이상한 생각?”

“그냥 다들 나랑 아정이가 잘 어울린다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하고 있는 거 같아서. 그거 이상하잖아.”

“왜?”

“어?”

지석이 너무나도 간단하게 반문하자 원희는 미간을 모았다.

“그게 무슨 말이야?”

“뭐가 이상한 건데?”

“그럼 안 이상해?”

“응.”

지석은 입을 내밀고 고개를 끄덕였다.

“하나도 안 이상해.”

“그게 무슨.”

원희는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저었다. 지석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원희는 머리를 긁적이며 입을 내밀었다.

“그런데 너 뭐야?”

“뭐가?”

지석이 장난스럽게 웃자 원희는 인상을 찌푸렸다.

“너도 좋아하는 거 맞구나?”

“어?”

이게 또 무슨 말인건지.

“갑자기 왜 이야기가 그리로 가.”

“그렇지 않고서야 네가 그런 것을 물을 이유가 없잖아. 그런 생각을 하니까 그거에 대해서 묻는 거 아니야?”

“아니야.”

원희는 힘을 주어 고개를 저었다. 좋아하다니.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 거였다. 원희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절대 아니야.”

“한 번이면 되지.”

“어?”

“뭐 두 번이나.”

“그거야.”

원희는 어색하게 웃으며 고개를 푹 숙였다.

“아무튼 아니라고.”

“조금 간단하게 생각해라.”

“간단?”

“그래.”

원희는 한숨을 토해냈다. 간단히 생각한다는 거. 과연 자신에게 그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

“나는 그렇게 산 적이 없어.”

“뭐라고?”

“간단히 산 적이 없다고.”

지석은 더 이상 간단히 대답을 하면 안 된다고 생각을 했는지 문제집을 덮고 원희를 응시했다. 원희는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니까.”

“나가자.”

“어?”

“나가서 이야기하자고.”

지석이 끌어가자 원희는 얼떨결에 그를 따라나섰다.

 

“그런데 걔는 왜 아르바이트를 안 해? 그 난리를 치고 나서라면 당연히 그냥 해야 하는 거 아니야?”

“원희가 문제를 일으키길 바라시는 거 같아요.”

“뭐?”

은선의 말에 부장은 미간을 찌푸렸다.

“은선 선생. 그게 무슨 말이야?”

“그냥 그런 생각이 들어서요. 만일 부장님이 그런 게 아니라면 조금 더 제대로 행동을 해주시는 게 좋을 거 같아요.”

“그게 무슨.”

“그럼 저는 이만.”

“홍은선 선생!”

은선이 그대로 교무실을 나가자 부장은 인상을 구겼다.

“뭐 하자는 거야?”

“그러게요.”

“그렇지?”

“부장님이요.”

기연까지 더하자 부장은 눈을 가늘게 떴다.

“뭐라고?”

“선생님 되게 이상하게 행동하세요. 그리고 도대체 언제까지 원희를 전학생이라고 생각을 하실 거예요?”

“그게 무슨?”

“걔. 우리 학생이에요.”

기연의 말에 부장은 뭔가에 제대로 머리를 맞은 표정을 지었다. 기연은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어깨를 으쓱했다.

 

“너 그냥 만나는 건 왜 안 돼?”

“안 돼.”

“뭐가?”

지석은 입을 내밀고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너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는 거 같아. 그냥 좋아하는 거. 그대로 표현을 해도 괜찮아. 그거 나쁜 거 아니야.”

“하지만.”

“왜 자꾸 망설여?”

“나는 가진 게 없으니까.”

“나도 없어.”

지석은 손을 벌려 보이며 씩 웃었다.

“나도 가진 거 하나 없어.”

“나랑은 다르잖아.”

“하나도 안 달라.”

“달라.”

“안 달라!”

지석이 평소와 다르게 말을 많이 하자 원희는 미간을 모았다. 지석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너 도대체 뭐 하는 건지 모르겠어. 내가 너에게 친구라고 먼저 하자고 말을 한 거. 네가 뭐라도 다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해서 그랬어. 뭔가 더 당당하다고 그렇게 생각해서 그런 거였어.”

“그게 무슨.”

“너 달라보였어.”

“아니.”

“그런 거 말고!”

원희가 말을 이어가려고 하자 지석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 다른 거 말고. 너는 그냥 우리들과 다르게 당당했어. 그게 너무나도 신기해서 너에게 호감이 간 거야. 그래서 아정이도 너에게 고백을 한 거고 .이제 너도 용기를 내면 안 되는 거야?”

“용기?”

“응. 일단 만나봐.”

“일단 만나보라니.”

말도 안 되는 말. 원희는 고개를 흔들었다. 그런 게 가능할 리가 없었다. 하지만 지석의 표정은 꽤나 진지했다.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거잖아.”

“그게 무슨.”

지석은 그저 여유로운 표정을 지으며 장난스럽게 웃었다. 원희는 한숨을 토해내며 그런 지석을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눈으로 쳐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