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완결/현재진행형[완]

[로맨스 소설] 현재진행형 [48장. 설렘]

권정선재 2018. 1. 8. 19:12

48. 설렘

재미있어?”

.”

원희의 간단한 대답에 아정은 볼을 잔뜩 부풀렸다. 원희는 헛기침을 하고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재미있었다고.”

나는 하나도 안 봤어.”

?”

네 얼굴 보느라.”

아정의 갑작스러운 고백에 원희의 얼굴이 붉어졌다. 아정은 어깨를 으쓱하고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왜 그래?”

너는 그런 말이 아무렇지도 않아?”

.”

아정은 볼을 부풀리고 씩 웃었다.

나는 너를 좋아하니까 너에 대해서 내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아. 이걸 숨겨야 하는 거야?”

아니 숨겨야 한다는 게 아니라. 그냥 뭔가. 다른 생각이 드는 거지. 내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너처럼 표현하지 모하겠어. 너는 나랑 너무 다른 거 같아. 어떻게 그러지?”

좋으니까.”

아니 그런 말 말고.”

진심으로.”

아정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하고 머리를 뒤로 넘겼다. 원희는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내가 무슨 말을 더 할 수가 있겠어. 그냥 네가 너무 좋으니까. 내가 너를 좋아한다고. 그냥 지금 내 마음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거야. 네가 부끄러워하건 말건. 이게 내 마음이라고 하는 거지.”

나랑 다르다.”

다르지.”

아정은 씩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밥을 먹으러 갈래?”

?”

내가 다 정해놨거든.”

아니.”

원희는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얼떨결에 아정을 따라갔다.

 

맛있지?”

? .”

원희는 머릿속으로 음식 값을 계산하는 중이었다.

여기 오빠랑 와서 먹은 곳인데 정말 맛있었어. 그래서 너랑 같이 오고 싶었어. 너에게 좋은 걸 주고 싶었어.”

?”

말했잖아.”

아정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하고 씩 웃었다.

너를 좋아하니까.”

신기해.”

원희는 엷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어떻게 이렇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쉬울까.

너는 나랑 너무 다른 사람 같아.”

그런 생각 하지 마.”

원희가 말을 더 하려고 하자 아정은 입을 쭉 내밀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원희는 자기도 모르게 쿡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웃었다.”

아니야.”

웃었어.”

아정이 자신을 가리키자 원희는 당황하며 입을 막으려고 했다. 하지만 아정이 웃음을 터뜨리자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

뭐 하자는 거야.”

좋아서.”

정말.”

원희는 헛기침을 하며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아정의 눈을 보고 가만히 웃었다. 참 신기한 사람이었다.

너 뭐야?”

뭐가?”

사람을 웃게 만들어.”

너무 예뻐서.”

아정이 턱에 손을 받치며 말하자 원희는 쿡 하고 웃음을 터뜨리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정은 더욱 밝게 웃었다.

 

좋다.”

아정의 말에 원희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정과 시간을 보내는 일이 이렇게 좋을 줄 몰랐다.

너도 좋지?”

? .”

하여간 솔직해.”

뭐가?”

그래서 좋아.”

아정의 대답에 원희는 입을 살짝 내밀었다.

윤아정. 너는 뭐가 그렇게 늘 당당해? 나랑 너무 다른 사람이라서 도대체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러니까 더 잘 어울리는 거지.”

?”

반대가 끌리는 이유. 옛날 가수도 불렀잖아. g. g. 뭐지?”

설마 너 g.o.d 말하는 거야?”

그래!”

아정이 손가락을 튕기며 대답하자 원희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 사람들이 왜 옛날 가수야?”

지금은 안 나오잖아.”

아니. 그래도 각자 나오잖아.”

그래도.”

옛날 가수라니.”

원희는 작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런 원희의 반응에 아정은 입술을 살짝 내밀고 고개를 갸웃했다.

?”

엄마가 좋아하는 가수라서.”

그래?”

. 나도 좋아하고.”

늘 지치는 순간마다 듣는 노래가 그들이 부른 길이라는 노래였다. 아정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오케이. 나도 그럼 들어야지.”

?”

어떤 노래야?”

아정은 곧바로 음악 어플을 꺼내서 눈을 반짝였다. 원희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한숨을 토해냈다.

일부러 그럴 이유 없어.”

일부러 그러는 거 아니야. 정말로 네가 좋아하는 거. 나도 다 듣고 싶어서. 네가 뭐 좋아하는지. 그런 게 하나하나 다 궁금해서 그런 거야.”

그래?”

. 그러니 알려줘.”

?”

그 노래.”

. 그 노래.”

원희는 잠시 망설였다. 누구나 다 듣는 노래를 아정이 듣고 웃지나 않을까? 그렇게 대단한 노래는 아닌 거 같은데.

얼른.”

원희가 망설이자 아정이 재촉했다. 원희는 입술을 꾹 다물고 아정의 스마트폰을 받아서 노래 제목을 쳤다. 아정은 이어폰을 꺼내서 노래를 듣고 가사를 확인하면서 고개를 끄덕이고 더 밝게 웃었다.

좋다.”

처음 들어?”

.”

너무나도 당당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아정을 보며 원희는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 아정은 해맑게 웃었다.

너 웃은 거야.”

내가 웃는 게 좋아?”

.”

?”

좋아.”

아정은 더 밝은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정이 뭔가 유난을 떠난 거 같아서 원희는 헛기침을 하며 고개를 저었다.

왜 그러는 거야?”

뭐가?”

아니 그렇게 말을 할 이유는 없잖아. 나는 그렇게 좋은 사람이 아닌데 나에게 왜 그러는 거야?”

좋은데?”

?”

네가 정말 좋아.”

아정은 기지개를 켜며 이리저리 목을 풀었다. 그리고 원희가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가게를 가리켰다.

아이스크림 먹으러가자.”

?”

저기 유명하대.”

원희가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아정은 원희를 끌고 나섰다.

 

재미있었어.”

.”

원희는 입술을 꾹 다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가 새까매진 채로 먹던 먹물 아이스크림까지. 원희도 기분이 좋았다.

신기했어.”

뭐가?”

이런 적이 처음이라서.”

? 너 인기 많지 않았어?”

절대.”

원희는 얼굴을 붉힌 채 고개를 푹 숙였다. 아정은 까르르 웃음을 터뜨리면서 원희의 어깨를 가볍게 때렸다.

너 그거 되게 귀여운 거 알아?”

귀엽기는.”

너 정말 귀여워.”

아정은 갑자기 원희의 얼굴을 양손으로 쥐었다. 원희는 더욱 눈을 크게 뜨고 침을 꿀꺽 삼켰다.

. 그러니까 뭐 하는 거야. ? . 그러니까.”

네가 너무 좋아.”

아정은 그대로 원희의 고개를 끌어당겼다. 그리고 가벼운 입맞춤. 원희는 으어어어 하는 소리를 내며 뒤로 물러났다.

, 뭐 하는 거야?”

입맞춤?”

아니.”

아정은 씩 웃으며 어깨를 으쓱했다.

? 처음이야?”

아니.”

처음 맞구나.”

아정이 손가락을 튕기며 씩 웃자 원희는 손으로 입을 막았다. 아정은 웃음을 터뜨리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뭐야?”

너 무슨 여자애가 겁도 없이.”

그런 말이 어디에 있어?”

?”

그런 거에 성별이 어디 있어? 그리고 네가 얼마나 맹추처럼 행동을 하며 내가 이러겠어? 안 그래?”

아니.”

원희는 여전히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아정은 혀를 살짝 내밀고 기분 좋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좋다.”

뭐가 좋아?”

그냥 좋아.”

그래서.”

. 나 버스 왔다.”

원희가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아정은 정류장으로 오는 버스를 보며 반가운 표정을 지었다. 원희는 침을 꿀꺽 삼켰다.

그럼 나는 갈게. 내일 학교에서 봐.”

? . 알았어.”

안녕.”

아정은 손을 열심히 흔들고 버스에 올랐다. 원희는 그런 아정이 사라질 때까지 계속 손을 흔들다가 손을 내렸다.

뭐야.”

심장이 쿵쾅거렸다. 너무 쿵쾅거렸다.

이거 뭐냐고. 도대체.”

아정을 좋아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기는 했지만 이렇게 심장이 두근거릴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상했다.

나 좋아하는 거야? 정말?”

그냥 너무 다르다는 것을 말해주고 그만 두려고 했는데. 원희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고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