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완결/현재진행형[완]

[로맨스 소설] 현재진행형 [50장. 호감]

권정선재 2018. 1. 10. 17:16

50. 호감

그래서 사귀는 거야?”

아니요.”

선재의 물음에 원희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요즘 애들은 이상해.”

?”

아니 어떻게 사귀지도 않는데 데이트를 할 수가 있어? 일단 사귀고 나서 데이트를 하는 거 아니야?”

인턴이죠.”

가만히 듣던 아정의 말에 선재는 멍하니 있다가 웃음을 터뜨리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하여간 아정이 너를 보면 신기해.”

그나저나 사장님. 여기 주말은 아르바이트 안 구해요?”

안 구해.”

선재가 말하기 전에 원희가 먼저 말을 끊었다.

그럴 일 없어.”

왜 네가 그런 걸 정하냐? 너 정말로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은 거면 모르겠지만. 그래도 고등학교 3학년에게 그런 식으로 막 아르바이트를 시키는 게. 미래를 생각하는 사람으로 좀 그런데?”

그래요?”

저도 고 3인데요?”

너는 공부 안 하잖아.”

선재의 간단한 대답에 원희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때 손님이 오고 선재는 원희의 어깨를 가볍게 때렸다.

주문.”

. . 알고 있습니다.”

원희가 멀어지고 선재는 입을 내밀고 고개를 저었다.

아정이 너는 조금 튕겨야 하는 거 아니야? 그래야 원희가 너에게 조금이라도 더 목을 매는 거지.”

에이. 사장님. 그거 아니죠.”

아정은 검지를 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건 20세기의 연애라고요.”

“20세기?”

선재는 멍하니 있다가 웃음을 터뜨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정은 혀를 내밀고 밝은 표정을 지었다.

 

사장님하고 무슨 말을 그렇게 해?”

질투해?”

질투?”

아정의 말에 원희는 어이가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아정은 고개를 푹 숙이고 기지개를 하고 밝은 표정을 지었다.

내가 왜 질투를 해?”

나를 좋아하니까.”

.”

원희가 아니라고 하지 않고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자 아정은 놀란 표정을 지으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너 뭐야?”

뭐가?”

나 좋아해?”

당연하지.”

원희는 잠시도 망설이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한 거 아니야?”

아니.”

아정은 침을 꿀꺽 삼키고 멍한 표정을 지었다. 원희는 그런 아정의 시선을 피하고 고개를 숙였다.

? ?”

네가 그런 말을 해줄 줄 몰라서.”

아니 그러면 너는 내가 너에게 아무런 감정도 없는데 이렇게 끌려 다니고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는 거야?”

. 그럴 수도 있지.”

?”

아정의 대답에 원희는 놀라서 다시 고개를 들었다. 아정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고 이리저리 목을 풀었다.

하긴 내 매력에 반하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은 없지. 내가 그 동안 노력을 한 것이 드디어 빛을 보는 거야.”

뭐래?”

원희는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한숨을 토해내고 씩 웃은 후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이제 가. 나 가서 일할 거야.”

나도 있을게.”

아니.”

아정의 말에 원희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안 돼.”

하지만.”

원래 점심도 식당에서 사장님이랑 같이 먹어야 해. 그런데 너 때문에 나온 거야. 이제 바쁠 거야. 손님이 많아서 네가 있을 자리도 없고 나는 너에게 신경도 써주지 못할 거야. 그러니 먼저 가.”

.”

아정은 잠시 고민을 하는 척을 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원희는 그런 아정을 보고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가 입을 꾹 다물었다. 아정은 그런 원희를 따라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같이 오지?”

여기 일하는 곳이에요.”

아 그래?”

선재는 원희가 너무 귀여워서 견딜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머리를 뒤로 넘겼다. 원희는 살짝 미간을 모았다.

그 시선 뭐예요?”

건방져.”

선재는 원희의 어깨를 한 번 툭 치고 씩 웃었다. 원희도 이를 드러내고 밝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손님 너무 많았던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선재는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저었다. 확실히 주말에 아르바이트를 하나 더 써야 하는 건가 하는 고민이었다.

그렇다고 사람을 새로 쓰기에는 늘 이렇게 손님이 많은 게 아니니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제가 더 열심히 할게요.”

뭐래?”

원희의 말에 선재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너 지금도 충분히 열심히 하고 있어. 그러니까 그만 열심히 해도 괜찮아. 그러니까 이상한 말 하지 말고. 너는 잘 하고 있습니다. 그냥 내가 알아서 해야 하는 거지. 그럼 내일 보자. 들어가.”

. 들어가 보겠습니다.”

원희는 어깨를 두드리며 가게를 나섰다. 그리고 크게 심호흡을 했다. 오늘 열심히 뛰어다녀서 확실히 몸이 힘들었다.

피곤해.”

많이 피곤해.”

으어.”

아정이 갑자기 나타나자 원희가 놀라며 뒤로 주춤주춤 물러났다. 아정은 그런 원희의 팔을 붙잡았다.

왜 그렇게 놀라고 그래?”

집에 안 갔어?”

왜 가?”

아니.”

원희는 이내 심호흡을 하고 고개를 저었다.

아까 가라고 했잖아. 지금 시간이 몇 시인데?”

그래도 너랑 같이 가야 하는 거지. 내가 그 정도도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을 하는 거야? 그래도 걱정하지 마. 너 기다리면서 그냥 시간 버린 게 아니라 그 시간 동안 공부를 하고 있었으니까.”

그런 말이 아니라.”

아무리 공부를 하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여덟 시간이나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에 원희는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네가 그러면 안 되는 거지.”

?”

내가 너무 미안하잖아.”

에이.”

원희의 대답에 아정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하나도 미안할 것이 없었다. 자신이 좋아서 하는 거였으니까.

네가 싫다고 하면 기다리지 않겠지만 그런 게 아니라면 나는 너를 기다리는 게 좋아. 정말로 네가 좋으니까.”

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니지. 너 정말 미치겠다.”

?”

사람을 왜 미안하게 만들어.”

원희는 깊은 한숨을 토해내며 머리를 한 번 쥐었다가 풀었다. 아정이 가까이 다가오는 순간 자신의 몸에서 냄새가 나는 것 같아서 뒤로 주춤주춤 물러났다. 아정은 그런 원희를 보며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아니. 그런 게 아니라.”

나 지금 냄새 나.”

너 하나도 안 나.”

아정은 힘을 주어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원희는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푹 숙였다. 아정은 원희의 눈앞에 얼굴을 가져가서 씩 웃었다.

그러지 마.”

너 왜 그래?”

좋아하니까.”

?”

좋아하니까 그런다고.”

아정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하고 별 것 아니라는 표정을 지었다. 원희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지만 아정은 머리를 뒤로 넘기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지 마.”

너 나를 되게 미안하게 만드는 거 같아.”

그런 거 아니라니까?”

아정은 눈을 반짝이며 혀를 내밀었다. 그리고 원희의 눈을 물끄러미 보고 힘을 주어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너에게 미안해. 내가 너에게 자꾸만 이렇게 부담을 주는 거 같아서. 그런 거 아니라고 말을 하는 거야. 나도 내 시간을 보낸 거야. 나 원래 밖에서 공부 더 잘 하는 거 너도 알잖아.”

그래도. 그럼 기다린다고 말을 하던지.”

네가 그러면 하지 말라고 했을 거잖아.”

그렇지.”

원희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이자 아정이 푹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거 봐.”

웃겨?”

.”

원희는 밝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을 보는 아정을 보며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터드렸다.

뭐야. 도대체.”

화 풀린 거야?”

아니.”

원희는 곧바로 아랫입술을 세게 물고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에이.”

정말 아니야.”

좋아서 그래.”

아정은 원희가 도망을 가지 못하고 갑자기 허리를 콱 안았다. 원희는 얼굴이 터질 것처럼 붉어졌다.

, 비켜. 나 냄새 나.”

하나도 안 나.”

어떻게 안 나? 일 하고 왔는데.”

그래도 좋아.”

아정은 고개를 들어 원희를 보며 혀를 살짝 내밀었다.

이원희. 나 정말로 네가 좋아. 이렇게 너랑 잠시라도 더 볼 수 있는 게 좋아. 아까 그냥 갔으면 네가 생각이 나서 어차피 아무 것도 하지 못했을 거야. 오늘 나 정말 공부 열심히 했어. 볼래?”

됐어.”

아정이 가방에서 노트를 꺼내서 보여주려고 하자 원희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한숨을 토해냈다.

하여간 윤아정.”

원래 더 좋아하는 사람이 지는 거야.”

그거면 나도 못지 않아.”

?”

아니야.”

아정이 반문하자 원희는 곧바로 헛기침을 하고 고개를 저었다. 아정은 아랫입술을 물고 장난스럽게 웃었다.

너도 점점 더 용감해지는 거 아니야?”

그래도 사귀지 않을 거야.”

?”

원희의 단호한 말에 아정은 멍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다가 이내 더 밝은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아. 아직 한 번이 남았으니까.”

자신감이 넘쳐.”

원희는 이렇게 말하면서도 엷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