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완결/현재진행형[완]

[로맨스 소설] 현재진행형 [63장. 설레는 소녀]

권정선재 2018. 1. 29. 00:39

63. 설레는 소녀

나는 지수가 노래를 그렇게 잘 하는 줄 몰랐어.”

그러게.”

아정의 말에 원희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잘 하면서 그 동안 왜 숨기고만 있었던 건지 모르겠어. 그냥 노래 잘 하는 거 들려주지.”

그러니까.”

아정은 볼을 잔뜩 부풀렸다.

하여간 지수 걔가 그래. 그렇게 비밀이 많아.”

비밀?”

원희가 고개를 갸웃하자 아정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원희는 씩 웃으면서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좋다.”

신기해.”

?”

너무 신기하다고.”

아정의 말에 원희는 자리에 우뚝 섰다.

?”

지난 주만 해도 우리 두 사람이 이렇게 편하게 이야기를 하면서 걸을 거라는 생각은 못 했거든.”

그런가?”

원희는 엷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너무 많은 생각을 한 자신이 아정을 밀어내는 중이었으니까.

그런데 지금은 이렇게 연인이 되어서 이러니까.”

그거 좀 그렇지 않아?”

?”

연인이라는 말.”

원희가 볼이 붉어진 채 말하자 아정은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가볍게 어깨를 으쓱하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학생 사이에서 그 단어를 쓰기에는 뭔가 엄청나게 다른 의미를 가진 거 같이 들리기는 해.”

그러니까.”

좋아.”

아정은 손가락을 튕기며 씩 웃었다.

그러면 남자친구 여자친구.”

그래. 그거 좋네.”

아정은 씩 웃었다. 원희는 그런 아정의 눈을 마주하는 것이 괜히 부끄러워서 시선을 피했다.

너 뭐야?”

뭐가?”

아니 운동부고 그러면 그 동안 여자애들이 너 엄청 좋아했을 거 같은데. 왜 그렇게 수줍어 하는 거야?”

안 그랬어.”

원희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축구하고 나서 냄새 나는 애들을 여자애들이 좋아할 리가 없잖아. 그리고 잘 보지도 못했고.”

그래도.”

안 그랬어.”

그래?”

원희가 다시 한 번 힘을 주어 말하자 아정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웃음을 터뜨렸다. 원희는 고개를 저었다.

?”

좋아서.”

뭐가 좋은 건데?”

그냥?”

아정의 대답에 원희는 웃음을 터뜨렸다.

그런 말이 어디에 있어?”

다른 애들보다 내가 먼저 너를 좋아한다는 거잖아. 이제 네가 하는 거 다 나랑 처음인 거잖아.”

.”

원희는 잠시 망설이다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모두가 처음이라는 거. 그게 사실을 거였다.

그렇겠네.”

좋다.”

아정의 대답에 원희는 살짝 미간을 모았다.

그러는 너는?”

?”

너도 내가 처음이야?”

글쎄다.”

아정이 이렇게 말하고 저 앞으로 가자 원희는 미간을 모았다. 아정은 그 모습을 보고 웃음을 터뜨렸다.

질투라도 하는 거야?”

.”

정말?”

당연하지.”

아정은 그저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빙수 쏜다.”

빙수?”

. 나 빙수 정말 좋아해.”

아정의 해맑은 표정에 원희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웃음을 터뜨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사람을 웃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나 빙수 전문점은 처음 와 봐.”

좋았어.”

원희의 고백에 아정은 씩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하루에 하나씩 하면 되는 거네.”

그런가?”

그렇지. 당연하지.”

아정의 밝은 표정에 원희도 따라 웃었다.

좋다.”

그렇게 자꾸 좋아?”

.”

원희의 물음에 아정은 힘을 주어 고개를 끄덕였다. 아정이 이렇게 대답을 해주니 원희도 괜히 고마웠다.

. 일단 나는 네가 나를 좋아해주는 것 자체가 고맙기는 하지만. 이거만 해도 다행이다 싶지.”

뭐야.”

아정의 대답에 원희는 웃음을 터뜨렸다.

그런 말이 어디에 있어?”

뭐가?”

아니.”

원희는 애써 웃음을 참으며 고개를 저었다.

네가 그러니까 내가 뭔가 되게 까다롭게만 행동한 사람 같잖아.”

너 그랬어.”

내가 그랬어?”

그럼.”

아정의 지적에 원희는 잠시 있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아정을 꽤나 귀찮게 한 것은 사실이었다.

내가 그랬네.”

이제 안 거야?”

.”

원희가 간단히 고개를 끄덕이며 답하자 아정은 혀를 내밀었다. 그리고 빙수를 보며 해맑은 표정을 지었다. 원희는 작게 웃음을 터뜨리며 숟가락을 들었다.

 

윤아정 너랑 있으면 매일 새로워.”

그거 좋은 거지?”

.”

원희는 밝은 표정을 하고 대답했다.

좋아.”

신기해.”

?”

이 순간.”

아정의 말에 원희는 혀를 내밀었다.

너 이상해.”

뭐가?”

그냥 다 이상해.”

웒희의 말에 아정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하고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원희는 가만히 웃었다.

너 그런데 좋아.”

뭐야? 그 고백.”

왜 너도 듣고 싶던 거 아니었어?”

맞아.”

아정은 밝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원희는 짧게 헛기침을 하고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그나저나 이번 시험 망쳐서 어떻게 하지?”

망쳤어?”

너나 지석이 대면 망한 거지.”

에이. 다 다른 거지.”

그런가?”

그럼. 당연하지. 그리고 우리 학교 다른 학교보다 시험이 꽤 어려워. 그러니까 너 너무 그러지 마.”

아정의 위로에 원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너 노래 되게 잘하네.”

고마워.”

어쩌다 보니 나란히 버스 정류장에 앉게 되었다. 지수는 헛기침을 하며 어색하게 지석의 시선을 피했다.

왜 그래?”

신기해서.”

?”

지석의 말에 지수는 고개를 돌렸다.

무슨 말이야?”

너 노래 같은 거 못할 줄 알았는데.”

네 생각은 하지 말아줄래.”

미안.”

지수의 짜증에 지석은 씩 웃으며 어깨를 으쓱했다. 지수는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너 정말 싫어.”

그래?”

지석은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알고 있어.”

지석의 묵묵한 대답에 지수는 한숨을 토해냈다. 그때 버스가 왔지만 지석은 일어나지 않았다. 지수는 고개를 갸웃했다.

너는 왜 안 가?”

너 가는 거 보고 가지.”

매너 있는 척은.”

나 있어.”

지석이 가볍게 어깨를 으쓱하고 말을 하는 사이 버스가 왔다. 지수는 입을 꾹 다물고 버스에 올랐다. 지석이 자신을 보고 있었다. 지수는 한숨을 토해내고 어색하게 그 시선을 피했다. 이상했다.

 

고마워.”

아니야.”

집까지 데려다주는 원희를 보며 아정은 미소를 지었다.

네가 있어서 고마워.”

원희는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었다.

네가 그러니까 이상해.”

그래?”

.”

그렇구나.”

원희는 이리저리 목을 풀었다. 아정은 하늘을 보더니 혀를 내밀고 장난스럽게 웃으며 원희의 허리를 안았다.

, 뭐하는 거야?”

좋아서.”

원희가 밀어내려고 했지만 아정은 단호했다.

네가 너무 좋아.”

윤아정.”

정말로 좋아.”

원희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아정을 내려다보면서 씩 웃었다.

너 이러면 남자 입장에서 되게 고민이 되는 거 알아?”

?”

여러가지.”

. 너 이런 애였어?”

.”

원희가 곧바로 고개를 끄덕이자 아정은 까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눈을 감고 입술을 내밀었다.

뭐하는 거야?”

얼른 해.”

원희는 씩 웃더니 아정의 이마에 가볍게 입술을 맞췄다. 원희의 태도에 아정은 입술을 쭉 내밀었다.

하여간 센스하곤,”

아정은 이렇게 대답을 하면서도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 이런 식으로 시간을 보낸다는 게 너무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