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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소설] 현재진행형 [69장. 방학 보충 1]

권정선재 2018. 2. 6. 12:59

69. 방학 보충 1

말도 안 돼요.”

뭐가?”

아정의 짜증에 은선은 그저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아정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보충을 하더라도 대충 일주일이라도 쉬고 나서 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윤아정. 너 고 3이야.”

그래서요?”

말대꾸야?”

아니. 그건 아니고요.”

아정이 곧바로 물러서자 은선은 힘을 주어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싫어.”

선생님도요?”

그럼. 당연하지.”

은선은 아이들을 모두 보며 한숨을 토해냈다.

내가 왜 교사가 되었는데. 방학이야. 방학. 쉬려고. 그런데 이렇게 교사가 되어서. 3이 되니까 방학이 없다. 이게 도대체 뭐 하는 건지. 나는 그냥 방학이 있어서 좋았던 건데 말이야.”

은선의 말에 아이들도 여유로운 표정을 지었다. 은선은 손뼉을 한 번 치고 다시 한 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학교에 오니까 이렇게 에어컨을 틀어주잖아. 나도 집에서는 마음껏 못 틀어. 이거 전기세 장난이 아니야.”

그냥 틀면 되는 거죠.”

네가 돈을 안 내서 그래.”

성호의 가벼운 대답에 은선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너 그러다가 엄마에게 혼날 걸?”

은선은 손뼉을 한 번 치고 헛기침을 한 번 한 후 밝게 웃었다.

그럼 오늘부터 다시 열심히 시작을 할까?”

 

너는 자습 신청한 거야?”

.”

아정의 물음에 원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정은 그런 원희를 보며 입을 내밀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니 어차피 하는 과외. 그냥 하지.”

싫어.”

아정의 제안에도 원희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안 그래도 일요일에만 하는 것도 너희들에게 너무 미안해. 그런데 나에게 또 같이 하자는 건 좀 아닌 거 같아.”

그래도.”

싫어.”

아정이 다시 말을 붙이려고 했지만 원희는 미소를 지으면서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아정은 볼을 잔뜩 부풀렸다.

너무한 거 아니야?”

뭐가?”

같이 있고 싶다는데.”

내가 미안해서 그래.”

원희야. ?”

아정이 애교를 부리면서 말하자 원희는 잠시 그런 아정을 멍하니 보고 있다가 푹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아정은 괜히 민망해서 고개를 숙이면서 원희를 밀었지만 원희의 웃음은 멈추지 않았다.

그만 웃어.”

, 미안.”

원희는 사과를 하면서도 웃음을 멈추지 못했다.

하여간.”

나도 부탁해. 아정아. ?”

원희가 자신을 따라서 애교를 부리자 아정은 멍하니 있다가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

정말.”

너도 웃네?”

웃게 되네.”

아정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래서 싫대?”

.”

그럼 내가.”

아니야.”

지석이 나서려고 하자 아정은 힘을 주어 고개를 저었다.

원희가 싫다고 한 거잖아. 안 그래도 우리에게 폐를 끼치는 거 같다고 생각을 하는데 그거 아니야.”

폐는 도대체 무슨 폐? 우리가 그렇게 느끼지 않는데.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이해가 안 간다.”

그래도.”

아정은 혀를 살짝 내밀고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자신들이 뭐라고 느끼건 그건 원희의 입장이 아니었다.

원희가 그렇게 느끼고 있다고 하면 그게 맞는 거야. 우리가 원희가 아니니까. 원희의 뜻을 따라야 하는 거지.”

그렇지.”

지수도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가 지석을 가리키며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지석은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내가 뭐?”

너 나서지 마.”

이지수.”

나서지 마.”

지수가 다시 한 번 힘을 주어 말하자 지석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아정은 그런 둘을 보며 밝은 미소를 지었다.

 

아 힘들어.”

그러게.”

에어컨이 아무리 잘 나오더라도 공부를 한다는 것 자체가 죽을 노릇이었다. 게다가 여름 방학에 이게 뭐하는 건지.

그래도 이제 곧 방학이잖아.”

곧이라니?”

원희의 말에 지석은 고개를 저었다.

“3주야.”

그래도.”

너는 좋겠다.”

뭐가?”

성격이 좋아서.”

지석은 입을 쭉 내밀고 다시 책상에 엎드렸다. 원희는 그런 지석을 보더니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안 힘들어?”

?”

책을 읽던 은선의 물음에 원희는 고개를 갸웃했다.

공부요?”

.”

안 힘들어요.”

원희의 대답에 은선은 혀를 내두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원희는 아랫입술을 살짝 물고 어색하게 웃었다.

운동이 훨씬 더 힘들었거든요.”

그래?”

. 이런 날씨에도 운동장을 뛰어야 했어요. 그런 거 생각하면 지금 공부하는 게 훨씬 낫죠.”

그게 네 성적의 비결이구나?”

? 그런 거죠.”

원희가 잠시 망설이다 대답하자 은선도 씩 웃었다.

 

아들 힘들지.”

아니야.”

집에서 선풍기 하나만 가지고 생활하는 엄마가 걱정이었지만 엄마는 그저 미소를 지을 따름이었다.

얼른 에어컨 사야지.”

전기요금은. 누가 내줘?”

네 아빠가 내주겠지.”

됐습니다.”

원희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안 그래도 아빠가 고생하는 거 다 아는데 그러고 싶지 않았다.

이제 저녁이라 괜찮아.”

그래도.”

정말 괜찮아요.”

원희가 다시 한 번 힘을 주어 말하자 엄마도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아들이 그렇다면 그런 거지.”

그럼요.”

원희는 이를 드러내고 밝게 웃었다.

그럼 씻어요.”

. 알았어.”

엄마는 원희의 뒷모습을 보면서 한숨을 토해냈다. 자신이 더 많은 것을 해줘야 하는데 하는 미안함이 생겼다.

 

아마 올해도 비문학이 되게 어렵게 나올 거야. 다른 곳에서는 변별력을 주기가 어려운 편이니까.”

은선의 말에 원희는 입술을 꾹 다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까 최대한 뭐라도 많이 읽어. 잠시 시간이 날 때. 다른 거 하지 말고 잡지라도 읽으라고.”

은선은 이렇게 말을 하며 교탁에 잡지들을 내려놓았다. 아이들은 모두 지친 표정이었지만 원희의 눈은 초롱초롱했다.

 

그거 진짜 읽는 거야?”

? .”

아정의 물음에 원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선생님이 읽으랬잖아.”

나랑 얘기 좀 하자.”

하잖아. 지금.”

눈은 여전히 잡지에 있는 원희를 보며 아정은 눈을 흘겼다.

하여간.”

?”

공부가 그렇게 좋아?”

좋아.”

원희의 대답에 아정은 입술을 쭉 내밀었다. 원희는 그런 아정을 보더니 작게 미소를 짓고 고개를 흔들었다.

그렇게 나를 방해하고 싶어. 그러지 말고 너도 같이 읽어. 이거 꽤 재미있어. 시간도 잘 가고.”

그렇지.”

아정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원희를 방해하고 싶은 것이 아니었는데 이상하게 자꾸만 어리광을 부리고 싶었다. 그러면 안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자꾸만 이렇게 유치하게 굴었다.

미안해.”

?”

나도 같이 읽을래.”

그럴래?”

.”

원희의 표정이 밝아지자 아정도 밝은 표정을 지었다.

 

너 요즘 많이 지쳐보여.”

그래?”

지수의 물음에 아정은 얼굴을 만졌다. 확실히 계절을 타는 것도 있었고 고 3이 주는 스트레스도 상당했다.

아무래도. 너는 피부가 좋다.”

나야 뭐. 타고 났지.”

지수의 능청스러운 대답에 아정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리고 이리저리 목을 풀고 한숨을 토해냈다.

?”

아니야.”

아정이 무슨 말을 하려다가 입을 다물자 지수는 눈을 가늘게 떴다. 하지만 아정이 아니라고 하는데 다른 것을 물을 것도 없었다. 아정은 그저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지수야. 아정이 요즘 어때?”

. 오빠.”

지수는 서정을 보고 반가운 표정을 짓다가 곧바로 고개를 숙였다.

그게.”

?”

?”

내가 싫어?”

아니.”

지수는 서정의 시선을 피했다. 그리고 헛기침을 하고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그냥 원희랑 잘 되고 있어요.”

그래? 요즘 조금 안 좋아보여서요.”

그게.”

지수는 무슨 말을 하려다가 돌아봤다. 혹시라도 아정에게 무슨 피해라도 가는 것은 아닐까 싶었다.

아정이에게는 네가 했다고 말하지 않을게.”

서정의 미소에 지수는 결국 입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