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완결/현재진행형[완]

[로맨스 소설] 현재진행형 [76장. 여름 방학 4]

권정선재 2018. 2. 19. 16:38

76. 여름 방학 4

너는 지석이는 왜 싫어?”

그것도 신경이 쓰여?”

? 아니.”

지수가 날을 세워서 말하자 아정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지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정말 마음에 안 들어.”

? 미안.”

아니. 너 말고.”

지수는 한숨을 토해내고 입술을 쭉 내밀었다.

위지석.”

?”

가식 아니니?”

가식?”

아정은 고개를 갸웃했다. 평소에 지석과 같이 어울리면서 지석이 가식을 떤다고 생각을 한 적은 없었다.

나는 그런 적이 없는데?”

너는 참 성격도 좋다.”

?”

됐어.”

지수는 무슨 말을 하려다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정은 그런 지수를 보면서 입술을 내밀었다.

 

가식?”

.”

그런가?”

아정의 말에 원희는 입술을 내밀고 고개를 저었다. 아정의 말을 듣고 나서 그런 것이 있나 생각을 했는데 그런 것도 없는 거 같았다. 아마 지석의 성격 자체가 그래서 지수가 그렇게 느끼는 모양이었다.

내가 지수가 아니니까 지수가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지석이가 조금 다정한 말투잖아.”

아무리 그래도 그걸 가식이라고 하는 거 좀 그런 거 아닌가?”

너무 지석이 편은 들지 마.”

아니.”

아정은 볼을 잔뜩 부풀렸다. 원희는 그런 아정을 보고 쿡 하고 웃음을 터뜨리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하여간 귀여워.”

나 귀여워?”

아정이 곧바로 장난스러운 표정을 짓자 원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 이내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두 사람이 사이가 좋았으면 좋을 텐데.”

애초에 친하지 않았으니까.”

그래?”

원희는 고개를 갸웃했다. 중학교도 같은 학교라고 했는데 그럴 거라면 친할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또 그렇지도 않은 모양이었다.

접점이 없거든.”

아정이 그런 원희를 보며 가볍게 덧붙였다.

서로 취미도 다르고 그러니까.”

.”

원희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까 지금 자신 때문에 두 사람이 친해진 거였다. 그런 거라면 지석이 지수를 좋아한다는 게 신기했다. 그다지 친하지 않은 사이에도 좋아한 거였던 건가.

안 친해도 좋아할 수 있구나.”

?”

아니야.”

아정의 반문에 원희는 고개를 저었다. 아정은 다행히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하며 그냥 넘어갈 모양이었다.

두 사람이 사이가 좋으면 좋을 텐데.”

그러게.”

원희는 별다른 말을 더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내일 가는 거지?”

.”

엄마는 원희를 보고 여전히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원희는 그런 엄마를 보며 밝게 웃었다.

왜요?”

내가 너 준 돈이 적은 거 같아서.”

에이.”

원희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엄마가 왜 자꾸만 돈 이야기를 하는지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었다.

엄마. 그렇게까지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제가 이미 말씀을 드렸잖아요. 저 돈 많아요. 괜찮아요.”

이상하지?”

엄마는 쓸쓸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집에 여유가 있을 때는 단 한 번도 돈을 가지고 이런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한 적이 없는데. 돈이 없으니까 자꾸만 그런 것들에 신경이 쓰이고 의식이 돼. 너무 이상한 거 같아. 정말 속상해.”

원희는 엄마의 뒤에서 엄마를 꼭 안았다. 엄마는 미소를 지으며 자신을 안아준 원희의 손을 꽉 쥐었다.

고마워.”

엄마 사랑해요.”

엄마도 아들 사랑해.”

엄마는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소리 질러라.”

당연하지.”

서정의 부탁에 아정은 씩 웃으면서 브이를 그렸다. 서정은 작게 웃음을 터드리고 고개를 저었다.

네가 거기에 오는 게 정말 잘 하는 건지 모르겠다. 다른 애들은 공부를 더 하고 그럴 텐데.”

이런 게 다 자소서에 쓸 수 있는 거야.”

내 이야기 쓰려고?”

당연하지.”

아정이 잠시도 망설이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자 서정은 묘한 표정을 지었다. 아정은 해맑은 표정을 지었다.

왜 싫어?”

아니.”

서정은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안 싫어.”

그럼 저녁에 봐.”

.”

아정은 서정을 보고 손을 흔들었다. 서정은 그런 아정을 한 번 더 보고 집을 나섰다. 그리고 한숨을 토해냈다.

무대인사.”

서정은 고개를 살짝 저었다.

 

소리라.”

아정은 턱을 어루만졌다.

지수가 있으니까.”

아정은 별 것 아니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싫어.”

?”

그런 거 싫어.”

아니.”

예상과 다르게 지수가 반대의 뜻을 말하자 아정은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아정은 어색하게 웃었다.

?”

내가 말했잖아. 나 이제 서정 오빠에게 여자로 보일 거야. 이런 거 여자로 보지 않을 거야.”

아니.”

아정은 귓불을 한 번 잡았다가 놨다.

그런 말이 어디에 있어? 우리 오빠 오늘 되게 기대하고 있을 걸? 강가온 팬들만 있는 거 아니야?”

그거 그렇겠지만.”

지수가 약한 표정을 짓자 아정은 옆구리를 찔렀다.

너만 믿을 거야?”

그럴까?”

당연하지.”

지수는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여간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해도 나는 너에게 늘 말려들어. 윤아정 하여간 대단해. 나를 마음대로 다루다니.”

그럼 내가 대단하지.”

아정은 씩 웃으면서 엄지를 들었다. 지수는 이를 드러내고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긴장 돼?”

? .”

유난히 어색한 표정의 원희를 보며 아정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원희는 헛기침을 하고 고개를 저었다.

아무 것도 아니야.”

왜 그래?”

아니.”

원희는 살짝 목을 가다듬었다.

그래도 네 오빠니까.”

우리 그런 남매 아니야.”

원희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안 아정은 별 것 아니라는 듯 가볍게 어깨를 으쓱하고 별 것 아니라는 듯 넘겼다. 하지만 이런 아정의 말에도 불구하고 원희는 여전히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미 한 번 본 거 아니야?”

?”

보건실.”

.”

원희는 겨우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한 번 본 적이 있다고 해서 긴장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아무리 그래도 자기 여동생을 사귀는 사람이라고 하면 약간 긴장이 되고 그럴 거 같은데. 화가 나거나.”

화는 안 낼 거야.”

원희는 힘을 한 번 주고 고개를 끄덕였다. 아정은 씩 웃으면서 그런 원희의 등을 가볍게 두드렸다.

얘는 아직도 안 왔니?”

지수야.”

지수가 나타나자 아정은 곧바로 지수를 꼭 안았다.

지석이 원래 꼭 맞춰서 오잖아.”

하여간.”

지수는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걔 그거 되게 이상한 거 아니니?”

또 뭐가?”

아니 보통 약속을 하면 그 약속 시간보다 빠르게 오는 것을 말을 하는 거잖아. 어떻게 딱 시간을 맞춰 와?”

그게 당연한 거 아니야?”

마침 카페를 들어오던 지석은 입술을 쭉 내밀었다.

하여간.”

양반은 못 되는 모양이네.”

호랑이라 그렇다.”

지수의 빈정거림에 지석은 능청거림으로 받아쳤다. 지수는 혀를 끌끌 차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하여간 마음에 안 들어.”

뭐가?”

그렇게 남의 이야기를 엿듣고.”

아니 그렇게 말을 하는데 그냥 들리는 거지. 이걸 가지고 엿듣는다고 하는 게 말이 되는 거야?”

엿들은 거야?”

뭐라고?”

왜 또 이래.”

아정은 이마를 짚고 고개를 저었다.

우리 어서 갑시다.”

밥은?”

가서 먹자.”

그래.”

원희도 아정을 따라서 자리에서 일어나자 지수는 마지못해서 고개를 끄덕였다. 아정은 두 사람의 눈치를 살폈다.

 

재미있다.”

.”

엔딩 크래딧이 올라가고 아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원희는 아정의 손을 꼭 잡고 가만히 힘을 주었다.

우리 오빠가 뭘 하는 사람이기는 하구나.”

당연하지.”

옆에서 듣고 있던 지수도 보탰다.

누가 팬인데.”

곧 불이 켜지고 배우들이 들어왔다. 강가온이 들어오고 오빠가 들어오는 순간. 아정은 그 관에 있던 그 누구보다도 큰 소리로 박수를 쳤다. 서정은 그런 아정을 보며 멋쩍은 듯 가볍게 손을 흔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