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완결/현재진행형[완]

[로맨스 소설] 현재진행형 2018 [7장. 소녀, 청년을 만나다.]

권정선재 2018. 6. 26. 23:59

7. 소녀, 청년을 만나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

지석의 지적에 원희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무 것도 아니야.”

무슨 일이 있는 거잖아.”

뭐가?”

네가 아무 이유도 없이 굳이 나를 찾아와서 같이 점심을 먹자고 할 일도 있어? 수업도 바쁜데.”

그냥?”

원희는 어깨를 으쓱하고 고개를 저었다. 이제 봄이고 다들 학교를 다니니 자신과 다른 시간인 거 같았다.

그래도 지석이 네가 나에게 소중한 친구인데 너 대학 가고 나서 우리 밥도 한 번 제대로 못 먹었잖아.”

그렇다고 내가 감동이라도 먹을 거 같아? 이원희 네 말처럼 나 너를 알고 있다고. 너 지금 표정을 보면 말이야. 지금 엄청나게 많은 고민을 하고 있어서 복잡한 마음입니다. 그렇단 말이지.”

그래?”

원희는 멋쩍은 표정을 지으며 머리를 긁적였다. 나름 감정을 잘 숨긴다고 생각을 했는데 이건 신기한 일이었다.

그렇구나.”

뭔데?”

아정이랑 사이가 이상해서.”

에이.”

지석은 아무 것도 아니라는 듯 볼을 부풀리며 고개를 저었다.

너랑 나도 제대로 만나지 못하잖아. 너 그리고 공부를 할 거라고 스마트폰도 없앴으니까 더 그런 거지.”

그렇지?”

그건 왜 없애서.”

그러게.”

원희는 한숨을 토해내며 혀로 입술을 축였다. 아정과 바로바로 연락이 되지 않는 게 더 문제였다. 자신이 문자를 보냈다고 하더라도 아정은 대답이 없었고. 나중에 바빠서 못 봤다고 하면 그만이었다.

싸운 거야?”

아니.”

그럼 괜찮은 거네.”

그렇지.”

원희는 엷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원희의 표정을 보며 지석은 미간을 모았다.

아정이 문제야?”

아니.”

이원희.”

정말 아니야.”

지석은 한숨을 토해내고 머리를 긁적였다.

분명히 너 지금 엄청난 고민을 하고 있거든. 그래서 힘들어서 미칠 거 같은데 나에게 말을 안 하는 거거든.”

지석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원희는 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어차피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없을 거였다.

 

같이 앉자.”

수업이 시작하기 전 희건에 아정은 미간을 모았다.

뭐 하세요?”

?”

아니.”

교수님.”

아정이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교수가 들어왔다. 아정은 입술을 꾹 다물고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흔들었다.

 

같이 가.”

왜요?”

?”

아정의 대답에 희건은 고개를 갸웃했다.

나 네 오빠랑 알아.”

그래서요?”

아정은 미간을 모았다. 도대체 서정을 아는 게 뭐가 어떻다고 지금 자신에게 이런 말을 하는 것인지.

네가 지금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네 오빠에게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나라는 거야.”

아정의 걸음이 멈췄다.

뭐라고요?”

?”

아니.”

아정은 머리를 뒤로 넘겼다. 도대체 무슨 말을 들은 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대학생들이나 되어서 도대체 왜 이렇게 유치한 행동들을 하면서 사람을 난처하게 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지금 그걸 농담이라고 하는 거예요?”

진담이야.”

뭐라고요?”

나는 네가 걱정이 돼. 그리고 우리 과 녀석들이 멍청하게 느껴지거든. 그래서 너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 건데. 네가 나의 도움을 피한다면. 결국 나는 네 오빠에게 모든 것을 말해야 할 거야.”

아정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무슨 말을 해야 하는 건지 답이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뭘 하려고 하는 건데요?”

너랑 같이 다니려고.”

?”

이건 또 무슨 말인지.

그게 해결책이 된다고 생각을 해요?”

.”

어이가 없어서 표정이 굳은 아정과 다르게 희건은 꽤나 장난스러운 표정이었다. 아정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 사람은 지금 세상의 모든 것들이 그저 즐겁다고 말을 하는 거였다.

그쪽이 무슨 생각을 하건.”

오빠.”

뭐라고요?”

네 오빠 친구니까 나도 오빠지.”

아니요.”

아정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이런 과에서 다른 사람들하고 얽혀서 괜히 인생을 망치고 싶지 않았다.

저는 혼자서 다 견딜 수 있으니까 아무 것도 관심을 가지지 말아주세요. 저 혼자서 다 할 수 있으니까요.”

너 그러다가 제대로 졸업도 하지 못할 거야. 그리고 네가 여기에서 망설이고 방황하고 있다는 거. 너는 어떻게 생각을 할지 모르지만 네 아버지도 거기에 대해서 관련이 되지 않겠어?”

아정의 얼굴이 순간 굳었다. 자신의 힘으로 온 것이기는 하지만 이 학교에 온 이상 자신과 아버지는 분리가 되지 않을 거였다. 아정은 입술을 꾹 다물었다. 희건은 미소를 지은 채 어깨를 으쓱했다.

그럼 같이 밥을 먹자.”

아정은 물끄러미 희건을 응시했다. 이해가 안 가는 사람이었다.

 

왜 나랑 안 앉으려고?”

다 먹었어.”

거짓말.”

원희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나라는 입을 내밀었다.

너 이상해.”

뭐가?”

아니 왜 그렇게 사람들하고 어울리지 않고 혼자 날을 세우려고 하는 거야? 그런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이 네가 뭐 더 대단한 녀석이라고 생각을 해줄 거라고 생각을 하거나 그러는 건 아니지?”

아니야.”

도대체 사람을 뭐로 보고 이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건지. 원희는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저었다.

유나라. 너는 도대체 할 일이 없는 사람이야? 왜 자꾸 나에게 와서 귀찮게 행동을 하는 거야?”

기억을 했다.”

?”

그렇게 석 달 동안 같이 다니던 친구 이름도 잊어놓고. 내 이름. 내 이름 유나라를 기억을 했어.”

그거야.”

나라의 과장된 표정에 원희는 머리가 지끈거렸다. 도대체 왜 이런 이상한 녀석이 붙은 건지. 원희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그대로 모든 음식을 잔반에 버리고 자습실로 향했다. 얽히고 싶지 않았다.

 

그거 안 먹으면 내가 먹어도 돼?”

싫어요.”

?”

버릴 거예요.”

희건이 마지막 남은 돈까스를 가리키자 아정은 미간을 찌푸렸다. 도대체 왜 이러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혹시 우리 오빠가 이미 알아요?”

?”

그래서 부탁을 한 거예요?”

네 오빠가 그럴 사람이야?”

희건은 미간을 모은 채 가만히 아정을 응시했다. 아정은 고개를 저었다. 서정은 그렇게 행동하지 않을 거였다. 지금 자신이 왕따라는 걸 안다면 직접 말을 걸거나 물어서 해결책을 찾자고 했을 거였다.

네 오빠를 잘 알아?”

그쪽보다는 잘 알지 않을까요?”

아정의 말에 희건은 입술을 쭉 내밀었다. 그리고 장난스러운 표정을 짓다가 몸을 뒤로 기대고 고개를 저었다.

친구는 만들어.”

?”

동기 중에.”

싫어요.”

나도 졸업을 할 거라고.”

하세요.”

자기가 졸업을 하는 걸 가지고 뭐라고 하는 건지.

말씀을 드린 것처럼 저는 혼자 다녀도 괜찮아요. 보시다시피 그다지 성격이 좋지 않아서 고등학교 시절에도 이랬거든요.”

그러니 이제는 달라져야지.”

희건의 말에 아정은 인상을 구겼다. 도대체 왜 달라져야 한다는 건지. 애초에 이런 사람과 엮이고 싶지 않았다.

그럼.”

아정은 먼저 고개를 숙이고 돌아섰다. 희건은 그런 아정을 보며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저었다.

 

미안해.”

원희의 사과에 창현은 고개를 돌렸다.

됐어.”

창현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자리를 옮기려고 했다. 하지만 원희는 그런 창현의 앞을 막아섰다.

미안해. 정말.”

창현은 물끄러미 원희의 눈을 보고 한숨을 토해냈다.

커피 다섯 잔.”

.”

창현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다시 자리에 앉았다. 원희는 엷은 미소를 지은 채 어깨를 으쓱했다.

다녀와서 다 말해줄 테니까 대리 출석 좀.”

?”

그리고 창현을 뒤로 하고 그대로 자습실을 뛰어나갔다.

 

데려다 줄게.”

싫어요.”

?”

그쪽이 왜 나를 데려다줘요?”

선배니까?”

아정은 어이가 없어서 미간을 모았다. 지금 저 말도 안 되는 소리가 어떤 이유가 된다고 생각을 하는 건가?

저는 그런 거 상관이 없는데요?”

늦었어.”

그쪽이 더 무서워요.”

?”

아정의 말에 희건은 고개를 갸웃했다.

?”

원래 그런 거예요. 여성의 입장에서 잘 알지도 못하는 남성이 그렇게 따라오는 거. 그거 되게 불편한 거거든요.”

태워다 줄게.”

희건은 차키를 내서 소리를 냈다. 꽤나 멋져 보이는 차. 하지만 아정은 그런 걸 보고 코웃음을 치며 고개를 저었다.

유치해.”

아정은 그대로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귀여워.”

희건은 그런 아정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살짝 아랫입술을 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든 모습을 원희가 보고 있음을 아정은 아직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