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완결/현재진행형[완]

[로맨스 소설] 현재진행형 2018 [21장. 사과를 받아들인다는 것]

권정선재 2018. 8. 9. 17:17

21. 사과를 받아들인다는 것

그래서 너는 어떻게 하고 싶은 건데?”

모르겠어.”

아정은 깊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푹 숙였다.

내가 뭘 할 수가 있는 건지도 모르겠고. 지금 원희의 상태가 도대체 어떤 건지도 잘 모르겠고.”

너 어렵다.”

그러게.”

지수의 말에 아정은 엷은 미소를 지었다.

그래도 우연히 만나서 이야기를 나눈 거기는 하지만 원희가 그런 말을 해줘서 고마워. 나를 이해해주는 거 같기도 하고.”

이해는.”

지수는 볼을 부풀리며 고개를 저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은 여전히 원희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아니 지금 같은 학교를 다니는 게 아닌데 학교 안에서 누가 너를 도와준다고 하면 고맙게 느껴야 하는 거 아니야? 왜 말도 안 되게 그런 것에 대해서 질투를 느끼고 너를 괴롭히는 건데.”

괴롭히기는.”

그럼 아니야?”

아니야.”

윤아정.”

아니라고.”

지수는 밉지 않게 눈을 흘기며 아정을 응시했다. 아정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앞머리를 살짝 매만졌다.

우리 아직 다들 어리잖아. 나도 원희 옆에 여자가 있었더라면 이상하게 생각을 했을 거야. 그건 당연한 거지.”

아이고 대단하셔라.”

지수의 비꼬는 말에 아정은 혀를 내밀었다.

이상해?”

당연하지.”

아정은 한숨을 토해내고 고개를 저었다.

모르겠다.”

그래서 너는 무조건 원희랑 다시 하고 싶은 거야?”

그게 제일 나을 거 같기는 해.”

하긴.”

지수도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원희에 대해서 갖고 있는 호불호와 다르게 두 사람은 꽤나 잘 어울렸다. 그리고 이걸 제외하고 그 시간들에 원희가 아정에게 하는 것을 모두 본 것도 사실이었다.

이원희가 너를 되게 챙겨주기는 하지. 네가 고 3 때 좀 스트레스가 심했어? 그걸 다 받아주고.”

그러니까.”

아정이 곧바로 아이처럼 웃자 지수는 코웃음을 치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정은 어색하게 웃었다.

?”

너 지금 되게 한심해 보여.”

그래?”

아정은 한숨을 토해냈다.

모르겠다.”

나도 모르겠다.”

지수의 대답에 아정은 씩 웃었다.

 

아정이는 대답을 안 한 거고?”

.”

지석은 입술을 살짝 내밀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어떻게 그런 말을 했어?”

그러게.”

스스로 생각을 해도 대단한 거였다. 그냥 아정의 얼굴을 보니까 저절로 사과를 하고만 싶었다.

내 삶에서 윤아정이라는 사람이 들어온 것이 얼마 되지 않았는데. 윤아정이라는 사람이 사라지니까 이게 엄청 크게 느껴지더라고. 아정이를 내가 좋아하고 있다는 거. 나에게 큰 의미라는 걸 이제 알았어.”

그걸 몰랐어?”

그러니까.”

지석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여간.”

너야 말로 지수랑 뭐야?”

뭐가?”

다시 안 시작해?”

.”

지석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와서 다시 지수에게 사귀자는 이야기를 하는 것도 우스웠다.

애초에 우리 두 사람은 사귀던 사이가 아니었는데. 내가 뭐라고 다른 말을 하는 것도 이상한 거지.”

둘이 사귀면 좋을 텐데.”

아니.”

지석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

우리 이제 어른이야. 스물이 넘었다고. 자신이 하는 행동에 대해서 어느 정도 책임을 져야 하는 시기야. 이제 지수랑 나는 자주 보지도 않을 텐데. 이전처럼 그렇게 구는 것도 이상하잖아.”

지석의 말에 원희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자기는 그럴 수 없다고 말을 하면서 정작 자신에게는 다시 아정과 잘 지내라고 하는 게 이상하게 느껴졌다. 지석도 이런 말을 하면서 이상하게 생각이 되는 모양이었다.

공부는 잘 돼가?”

.”

원희의 대답에 지석은 미간을 모았다.

?”

아니야.”

아니긴.”

학원에서 관두래.”

?”

지석은 멍한 표정을 지었다.

그게 무슨 말이야?”

그러게.”

원희는 혀로 입술을 축이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리고 침을 꿀꺽 삼키고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아무래도 내가 학원하고 별로 어울리지 않는 모양이어서.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인터넷에 알리고 그래야 하는 거 아니야?”

뭐라고?”

그러니까.”

다른 학생들이 마음에 안 들어 한 대.”

지석은 미간을 모았다. 원희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자신이 뭘 해야 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돈을 다 돌려준다고요?”

그래요.”

원장은 최후의 제안이라는 듯 단호한 표정이었다. 원희는 침을 꿀꺽 삼켰다. 이미 수업을 들은 돈까지 준다고 하는 것을 봐서는 더 이상 다른 제안은 없고, 이미 결정이 되었다는 말일 거였다.

이상하네요.”

뭐가 이상해요?”

누가 그렇게 저를 싫어합니까?”

이봐요.”

알겠습니다.”

원희는 입술을 꾹 다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좋다고요.”

그럼 바로 돌려드리죠.”

원장은 책상 서랍에서 돈을 꺼내서 바로 원희에게 건넸다. 원희는 입술을 축이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유나라가 누구입니까?”

그냥 학생이죠.”

아닌 거 압니다.”

원장은 원희를 빤히 응시했다.

아무튼 나는 몰라요.”

원희는 혀로 입술을 축이고 고개를 저었다.

 

그럼 나도 그만 둘래.”

뭐래?”

창현의 말에 원희는 엷은 미소를 지었다.

네가 왜 그만 둬?”

네가 그럼 학원을 관두는 건 말이 되고? 애초에 유나라가 도대체 뭐라고. 지금 이게 말이 돼?”

안 될 건 뭐야.”

아니.”

원희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학원 유명한 거 알고 있어. 네가 여기에 있어야지. 너도 이제 좋은 대학에 가려고 하는 거 아니야?”

이제 됐어.”

창현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어차피 한 학기도 다 지나갔고. 이제 도서관에서 공부만 해도 돼. 오래 하는 게 더 중요한 거니까.”

그래도.”

괜찮아.”

원희는 엷은 미소를 지었다. 창현이 그래도 자신의 편을 들어준다는 게 고마웠다. 좋은 녀석이었다.

 

재임용이 불가능하다뇨?”

아시지 않습니까?”

태훈의 말에 교수는 미간을 모았다.

뭐라고요?”

윤아정 내 딸입니다.”

이사장님.”

교수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도대체 따님에게 무슨 말씀을 들으셨는지 모르겠지만. 이런 식으로 저를 자르시는 거 문제가 될 발언입니다.”

연구비 횡령.”

?”

논문 표절.”

아니.”

끼워넣기.”

태훈은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

정말 내가 무리하다고 생각을 합니까? 나는 내가 그 동안 교수님을 가만히 봐준 게 오히려 문제라고 생각이 듭니다. 우리 학교와 지금 교수님이 어울린다고 생각을 해요? 우리 학교를 위해서는 당연히 교수님을 잘랐어야 했습니다. 그 동안 봐준 것만 해도 오히려 감사히 여겨야죠.”

아니.”

교수는 입맛을 다셨다.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밀려날 수는 없었다. 밀려나서는 안 되는 거였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시는 건지 모르겠지만 그런 적 없습니다. 이러시면 안 되는 겁니다.”

그래요?”

태훈은 여유로운 표정을 지었다.

그런 게 없다.”

아니.”

여기.”

태훈이 버튼을 누르자 직원이 들어와서 서류를 내밀었다. 태훈은 여율운 표정으로 교수에게 건넸다.

받으시죠.”

이사장님.”

스스로 나가실 겁니까? 아니면 제가 공론화를 내서 교수님을 이 자리에서 쫓아내기 바랍니까?”

그건.”

그러니 나가시죠.”

교수는 침을 꿀꺽 삼켰다.

후회하실 겁니다.”

후회?”

순간 태훈의 얼굴이 서늘하게 변했다.

후회라.”

아니.”

태훈의 표정을 보고 교수가 다급히 말을 이었다.

그런 게 아니라.”

보도 자료 다 배포해.”

알겠습니다.”

저기.”

교수가 직원을 잡았지만 직원은 그대로 나갔다. 태훈은 여유로운 미소를 지은 채 이리저리 목을 풀었다.

그럼 나가세요.”

내가 이대로 넘어갈 거라고 생각합니까?”

넘어가지 마세요.”

태훈은 이를 드러내고 웃었다.

내가 바라는 거니까.”

교수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