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완결/현재진행형[완]

[로맨스 소설] 현재진행형 2018 [19장. 철없는 소년]

권정선재 2018. 8. 7. 17:35

19. 철없는 소년

미쳤어.”

보셨어요?”

아정이 갑자기 자신을 노려보자 희건은 어깨를 으쓱했다.

?”

다 그쪽 탓이에요.”

뭐라고?”

희건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리고 물끄러미 아정을 응시했다.

?”

그쪽이 나에게 관심을 보이니까. 그래서 오빠가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을 한 거잖아요. 아니에요?”

아니지.”

희건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이런 일에 자신이 같이 묶이는 것 자체가 불쾌하고 불편한 일이었다.

너희 남매 사이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있는 건지 모르겠지만 말이야. 거기에 굳이 나를 끌어들이지 말았으면 하는데. 내가 도대체 무슨 잘못을 했다고 너희 남매 사이에 있어야 하는 건데?”

그쪽이 문제가 있으니까 그러죠.”

아니.”

희건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한숨을 토해내고 이리저리 목을 풀고 엷은 미소를 지었다.

누가 그래?”

?”

누가 그러는 거냐고?”

그거야.”

나는 그냥 호깃미이야.”

희건은 힘을 주어 말했다.

그리고 그 호기심을 넘어서. 너에게서 내가 보여서 도우려고 한 것이 전부야. 굳이 네 오빠랑 네 사이를 망가뜨리려고 한 것도 없고. 그게 모두에게 알려지기 바란 것도 아니고. 알아?”

아정은 침을 꿀꺽 삼켰다. 자신이 무조건 희건을 몰아세우는 것도 사실 문제이기는 했다. 애초에 이 사람을 외면하면 그걸로 되는 거였다. 자신이 굳이 더 관심을 가지거나 할 이유는 없었다.

그럼 앞으로도 저에게 아무런 관심도 갖지 않으면 되겠네요. 제가 뭘 하건. 제가 어떻게 되건.”

그건 아니지.”

?”

이제 알잖아.”

희건은 어깨를 으쓱하고 씩 웃었다.

그 동안 너에 대해서 잘 모르고 굳이 내가 너에게 끼어들어야 한다는 생각은 안 했는데 말이야. 그래도 이제는 다르다는 생각이 들어서. 우리 두 사람의 관계가 조금은 변한 거 같지 않아?”

아니요.”

아정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그대로 돌아서는 아정을 보며 희건은 턱을 만졌다.

하여간 신기해.”

아정은 씩 웃으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게 사실이야?”

?”

처음 보는 사람이 갑자기 말을 걸자 원희는 미간을 모았다.

뭐가?”

유나라가 너에게 이상한 짓을 하려고 한 거. 하여간 한녀들은 편하게만 살아서 저 지랄이지.”

그러니까.”

원희는 미간을 찌푸렸다. 도대체 자신을 두고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내키지 않는 순간이었다.

나는 별로 그런 말을 하고 싶지 않은데.”

에이.”

원희의 말에도 그는 옆에 앉았다.

같이 지내자.”

?”

같은 남자끼리.”

아니.”

원희는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는 지금 공부를 좀 해야 하는데. 같이 공부할 거 아니라면 그냥 가주지 않을래? 여기에 네가 있을 자리는 없는 거 같은데.”

엄청 뻣뻣하네. 가자.”

그래.”

원희는 한숨을 토해내며 머리카락을 쥐었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지. 머리가 복잡했다.

 

저기.”

복도에서 나라를 보고 그냥 지나가려고 하는데 나라가 먼저 원희를 불렀다. 원희는 고개를 돌렸다.

?”

미안.”

뭐가?”

.”

나라의 사과에 원희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굳이 사과를 할 일도 아니었다. 그냥 없었던 사람으로 생각하면 되는 거고. 다시 만나지 않을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하면 되는 문제였다.

네가 왜 그런 것을 했는지 궁금하지도 않아. 하지만 더 이상 나를 걸고 넘어가지 않기를 바라.”

미안해.”

원희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나라는 잠시 멈칫하더니 그대로 원희에게 다가와서 손목을 잡았다.

뭐하는 거야?”

사과를 받아줘야지.”

?”

내가 미안하다고 했잖아.”

그게 뭐?”

원희는 그 손을 뿌리치며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나는 네가 사과하면 무조건 다 받아줘야 하는 사람이야? 그건 말도 안 되는 거잖아. 그게 도대체 무슨 말인 건데? 네가 도대체 뭐라고 내 삶을 망가드리려고 하는 거고. 나는 그걸 모두 다 이해하기만 해야 하는 거야? 네가 문제가 있는 건데 그걸 왜 다른 사람의 탓을 하려고 해?”

그건.”

나라는 침을 꿀꺽 삼켰다. 여태 그에게 이렇게 냉정하게 구는 사람은 없었다. 원희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네가 공주님인 건 알아. 하지만 아무리 네가 공주라고 해도 타인의 삶을 이렇게 망치면 안 되는 거야. 너에게 그럴 자격은 없어. 너는 지금 내 인생을 망치려고 한 거고. 나는 더 이상 너랑 말도 하고 싶지 않아. 너랑 자꾸만 엮이면 이것보다 더 싫은 일이 생기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아니야.”

나라는 고개를 저었다.

그런 게 아니라고.”

?”

어쩔 수 없었어.”

나라는 입술을 꾹 다물고 고개를 흔들었다.

내가 그럼 다 했다고 해?”

?”

너랑.”

우리가 뭘 하기는 했어?”

뭐라고?”

원희의 대답에 나라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내가 그렇게 너를 좋아한다고 했어. 그토록 너를 좋아한다는 말을 계속 했다고. 그런데 그게 아무 것도 없는 거야? 우리 두 사람 사이. 그렇게 아무 것도 아니라고. 말을 해도 되는 거야?”

.”

원희는 잠시도 망설이지 않고 단호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걸로 인해서 자꾸만 대화를 이어나간다는 것 자체가 우스운 거였다. 자신과 나라는 아무 사이도 아니었고 이렇게 있는 것도 우스운 거였다.

나는 더 이상 너랑 엮이고 싶지 않아.”

?”

왜라니?”

나 예쁘지 않아?”

나라의 물음에 원희는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도대체 무슨 일에 휘말리고 있는 건지.

너의 외모와 나는 아무런 관계도 없어. 그건 네가 알아서 해야 하는 문제고. 나는 너에게 아무런 관심도 갖지 않아.”

그게 말이 돼?”

?”

다 나를 좋아해.”

그럼 글너 사람을 만나.”

나는 네가 좋아.”

같은 말의 반복.

됐어.”

후회할 거야.”

아니.”

원희는 고개를 저었다. 오히려 나라와 엮이게 된다면 그걸 더 후회하게 될 거였다. 자신이 바라는 일이 아니었다.

너야 말로 자꾸만 나랑 이러지 마. 내가 싫다고 하는데 너는 자존심도 없어? 왜 이러는 거야?”

좋아하니까.”

나라의 고백에 원희는 침을 삼켰다.

좋아해서 이래.”

나는 아니야.”

이원희.”

이것도 폭력이야.”

?”

원희의 말에 나라는 멍한 표정이었다. 원희는 나라를 그 자리에 두고 멀어졌다. 더 이상 얽히고 싶지 않았다.

 

너 무슨 일이야?”

뭐가?”

다들 나에게도 뭐라고 해.”

창현의 말에 원희는 미간을 모았다.

?”

너 애들하고 싸웠어?”

아니.”

그런 걸 싸운 거라고 할 수나 있는 걸까? 원희는 어이가 없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상한 녀석들이었다.

자기들 멋대로 나랑 친하게 지내고 싶다고 하다가 내가 아니라고 하니까 그런 식으로 너에게 간 거야?”

너 너무 벽을 세우는 거 아니야?”

.”

창현의 물음에 원희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문제야?”

문제라는 게 아니라.”

그럼 된 거지.”

원희의 간단한 대답에 창현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하여간 이원희 이상해.”

그래도 너는 나랑 친구를 하잖아.”

그러니 나도 이상하지.”

창현의 대답에 원희는 엷은 미소를 지었다.

 

한 명만 그런 게 아니라 다른 학생들도 지금 이원희 학생이랑 같은 수업을 들을 수 없다고 하고 있어요.”

누가 그럽니까?”

그게 중요합니까?”

그렇죠.”

원장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저었다.

돈을 돌려줄 테니 나가세요.”

그럴 수 없습니다.”

이봐요.”

저는 정당하게 돈을 냈습니다. 일부 말도 안 되는 사람들의 허위 증언만으로 여기에서 밀려날 수 없습니다.”

허위라니.”

원장은 검지로 테이블을 두드리며 고개를 흔들었다. 그리고 물끄러미 원희를 응시하면서 한숨을 토해냈다.

참 철이 안 들어.”

뭐라고요?”

세상을 혼자 사는 것도 아닌데 그렇게 가시를 잔뜩 돋은 채로 있으면 누가 도와준다고 생각을 해요? 지금 이원희 학생의 편이 하나도 없는 거. 그거 이원희 학생의 문제라는 생각을 안 합니까?”

안 합니다.”

원희는 힘을 주어 고개를 끄덕였다. 원장은 입술을 내밀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미간을 모았다.

아무튼 우리는 내보내기로 결정했습니다.”

원희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 말도 안 되는 거였다. 이렇게 밀려나면 안 되는 건데. 복잡한 문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