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완결/현재진행형[완]

[로맨스 소설] 현재진행형 2018 [64장. 다시 연애 중]

권정선재 2018. 9. 24. 20:52

64. 다시 연애 중

제가요?”

부탁입니다.”

태훈의 말에 선재는 미간을 모았다.

제가 왜 그래야 하죠?”

뭐라고요?”

아니 그것도 이상한 거지. 지금 이게 뭐야? 저에게 말씀을 하실 게 아니라 아정이에게 직접 말씀을 하셔야 하는 거 아닙니까? 이런 거 조금 이상한 거 같은데. 지금 되게 유치하게 행동하시는 거 알죠?”

이봐요.”

태훈은 어이가 없다는 듯 선재를 노려봤다. 그가 지금 하는 선재가 이해를 못하는 거 같아서 답답했다.

지금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는 거 압니까?”

제가요?”

지금 아버지가 딸의 아르바이트에 대해서 말을 하는데. 이게 도대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까?”

아정이 성인 아니에요?”

아니.”

태훈은 한숨을 토해냈다. 이렇게 말이 안 통하는 사람이니까 그런 짓을 하는 거지. 태훈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말이 안 통하는 군.”

저도 꽤 말이 안 통하는 사람은 처음이에요. 평소에는 사람들하고 대화가 잘 된다고 생각을 했거든요.”

선재는 별 것 아니라는 듯 밝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태훈은 헛웃음을 터뜨리며 인상을 구겼다.

무슨.”

그냥 가시죠.”

뭐라고요?”

이건 제가 할 이야기가 아니니까요.”

내가 누구인지 압니까?”

태훈의 물음에 선재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웃음을 터뜨렸다. 이거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인 건지.

누구신데요?”

뭐라고요? 내가 지금 여기를 그냥 둘 거 같습니까?”

해보세요.”

뭐라는 겁니까?”

해보시라고요.”

선재는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씩 웃었다. 이런 일은 말도 안 되는 거였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해야 하는 거였다.

.”

그때 태훈은 탄성을 내질렀다. 자신이 명함을 주지 않아서 이런 거였다. 태훈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런 사람에게 쓰기 아깝기는 하지만 어차피 명함이라는 거니까.

한국대학 이사장?”

그렇소.”

그렇구나.”

명함을 본 선재는 씩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이런 거 말도 안 되는 거 아닌가? 나름 저보다 더 배우신 분인 거 같은데 말이죠. 안 그렇습니까?”

무슨.”

선재는 장난스러운 태도를 유지했다.

가세요.”

뭐라고요?”

그냥 가시라고요.”

무슨.”

저도 나름 있는 사람이라서.”

태훈은 무슨 말을 더 하려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런 사람과 더 대화를 한다고 해서 자신이 얻을 것은 없다고 생각을 한 모양이었다.

실수한 겁니다.”

이미 뭐.”

선재의 말에 태훈은 무슨 말을 더 하려다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자신이 무슨 말을 하더라도 모두 다 받아치는 선재가 마음에 안 드는 모양이었다. 그는 한숨을 쉬고 돌아섰다. 선재는 씩 웃었다.

윤아정.”

아정이의 모든 이야기. 그 아이가 왜 힘든 건지 이제 알았다. 선재는 어이가 없다는 눈으로 멀어지는 태훈을 응시했다.

 

아르바이트 계속 하는 거지?”

? 당연하죠.”

갑작스러운 선재의 물음에 아정은 고개를 갸웃했다. 선재가 갑자기 왜 이런 말을 하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뭐가요?”

아니야.”

선재는 미소를 지으며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아정은 그런 그를 보며 미간을 찌푸리고 고개를 저었다.

이상하셔.”

그냥 공부하면서 힘든 거 같아서.”

괜찮아요.”

아정의 당당한 미소에 선재는 싱긋 웃었다.

 

고맙습니다.”

아니야.”

원희의 인사에 선재는 고개를 저었다.

내가 일부러 그런 건 아니지만.”

잘 해주셨어요.”

그래?”

선재는 입을 내밀고 한숨을 토해냈다.

아직은 잘 모르겠어.”

.”

선재는 걱정이 가득한 원희를 보며 가만히 웃었다. 아정이를 도와주기 위한 아이들. 뭔가 신기한 녀석들이었다.

잘 하고 있어.”

그래도.”

선재의 말에 원희는 고개를 푹 숙였다.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사장님이 아니라고 해도. 이거 숨길 수 없을 테니까. 말을 하기는 해야 할 거예요.”

아정이에겐 말하기 힘들겠네.”

그렇죠.”

원희는 미간을 모았다. 하지만 태훈에 의해서 나중에 알게 된다면 아정의 입장에서는 더욱 속상할 거였다.

싫다.”

그렇게?”

? 힘들어요.”

선재는 가볍게 원희의 어깨를 두드렸다.

아정이가 힘들겠네.”

그렇죠.”

너도 힘내고.”

고맙습니다.”

원희의 대답에 선재는 살짝 미간을 모았다.

원희야.”

알아요. 고맙습니다.”

선재가 다른 말을 더 하지 않더라도 원희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선재도 그런 그를 보고 따라 웃었다.

 

왜 그래?”

아니.”

이상해.”

원희가 자신을 빤히 보자 아정은 입을 내밀었다. 원희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하고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뭐가?”

?”

뭐가 이상한 건데? 그냥 예뻐서 보는 건데.”

이상하단 말이지.”

원희는 웃음을 터뜨리고 씩 웃었다.

정말 예뻐서 그래.”

정말?”

당연하지.”

원희의 대답에 아정은 다른 말을 더 하려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굳이 다른 말을 더 할 것은 없었다.

저기.”

?”

너 괜찮아?”

?”

아정은 고개를 갸웃했다. 선재도 그러고. 원희까지 이런 말을 하니까 괜히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뭐가?”

그러니까. 가족 말이야.”

. 가족.”

아정은 혀를 내밀고 어색하게 웃었다.

괜찮아.”

정말?”

.”

그게.”

원희는 한숨을 토해냈다. 말을 해야 하는 걸까? 말을 하면 안 되는 걸까? 원희는 결국 입을 열었다.

어제 사장님 가게에 아버지가 가셨대.”

? 무슨?”

아정의 눈이 커다래졌다.

무슨 마링야?”

그러니까.”

미쳤어.”

아정의 몸이 가늘게 떨렸다.

정말 싫다.”

너무 그러지 마.”

내가 도대체 뭘 할 수가 있는 거야? 이거 말도 안 되는 거잖아. 이건 정말로 아닌 거잖아. 무슨.”

아정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푹 숙였다. 너무 답답했다. 가슴이 콱 막혔다. 뭔가를 더 하고 싶었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도대체 무슨 말도 안 되는 짓을 하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 동안 내가 자기가 필요하다고 한 순간. 그 모든 순간 나를 버리고 지금 뭐 하자는 건데?”

그러게.”

정말.”

아정은 고개를 푹 숙였다.

싫다.”

윤아정.”

괜찮아.”

원희의 걱정에 아정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원희가 이런 말을 해주는 게 오히려 고마웠다. 원희가 자신을 보고 무슨 말을 하려고 입을 자꾸만 달싹이던 것이 결국 이 말이었던 거였다.

왜 말을 안 했어?”

?”

처음부터 하지.”

그러게.”

원희는 손을 바지에 닦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미안해.”

미안은.”

아니.”

아정이 괜찮다고 하지만 원희는 고개를 흔들었다. 이건 무조건 자신이 실수를 한 거였다. 잘 해야 하는 거였다.

너무 고마워.”

?”

말을 해줘서.”

.”

아정은 손을 내밀어서 원희의 손을 잡았다.

사장님은 말을 못 하시겠지?”

.”

하여간 착하기만 해.”

그러니까.”

아정은 원희의 옆으로 가서 어깨에 조심스럽게 기댔다.

고마워. 이워희.”

뭐가 그렇게 고마운 건데?”

그냥 네가 이렇게 내 옆에 있어주는 거. 그래서 내가 이런 말을 할 수 있다는 거. 이것 자체가 고마워.”

그런 거면 얼마든지.”

원희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것은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누구라도 해줄 수 있는 그런 거였다.

나야 말로 고마워. 이렇게 힘든 순간에 나에게 먼저 와서 도와달라고 하는 거니까. 정말 고마워.”

내가 뭐?”

이거 큰 거야.”

나도 마찬가지야.”

아정은 원희의 손을 만지작거렸다. 누군가에게 위안을 받을 수 있다는 것. 원희라서 가능한 기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