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 소설] 현재진행형 2018 [65장. 기말 고사 1]

65장. 기말 고사 1

“마음에 안 들어.”

“네.”

미선은 물끄러미 서정을 응시했다.

“뭘 하려고 그러니?”

“배우요?”

“아니.”

미선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

“왜요?”

“그 상태로?”

미선의 물음에 서정은 인상을 구겼다.

“도대체 뭘 하려는 건지 모르겠어.”

“그러게요.”

서정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은 도대체 뭘 할 수가 있는 걸까? 자신도 알 수 없었다.

“제가 뭘 할 수가 있을까요?”

“그냥 지금 하는 걸 해.”

서정은 무슨 말을 더 하려고 했지만 미선은 꽤나 진지했다. 서정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신다고 해서 제가 다시 아버지에게 가지 않아요. 그건 제가 이미 하지 않기로 정한 거니까요.”

“이건 달라.”

“안 달라요.”

서정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미선은 미간을 모은 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서정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뭐해?”

“그냥.”

“미쳤어.”

은선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가.”

“왜요?”

“왜라니?”

“아니. 뭐.”

은선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서정의 여유로운 태도를 마주할수록 그는 오히려 더 초조했다.

“네가 이러면 내가 불편해.”

“나를 보러 온 거잖아요.”

“그거야.”

은선은 무슨 말을 더 하려다가 고개를 숙였다. 자신이 간 것을 부정할 수는 없었으니까. 이미 사실이었으니까.

“너 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 너 애야?”

“뭐 그렇게 하죠.”

“미친 거야.”

“그럴 수도 있어요.”

은선은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이건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자신과 서정이 나눌 대화가 없었다.

“내가 이미 말을 했잖아. 나로 인해서 네가 이룬 모든 것을 망치는 거 나는 보고 싶지 않아. 알아?”

“네. 알아요.”

“알고 있다니.”

은선은 머리를 뒤로 넘겼다. 애초에 서정과 이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게 말이 안 되는 거였다.

‘가라고.“

“왜요?”

“제발 가.”

“싫어.”

“뭐?”

“싫다고.”

서정의 단호한 말에 은선은 침을 삼켰다. 서정은 그런 은선의 눈을 보며 힘을 주어 고개를 저었다.

“윤서정 너 지금 뭘 하는 거야?”

“갈 곳이 없어.”

“무슨.”

“그 어디에도 없어.”

서정의 말에 은선은 침을 꿀꺽 삼켰다. 그 어디에도 갈 곳이 없다는 그 말이 그의 가슴을 울렸다.

“이러지 마.”

“제발.”

“이러지 말라고.”

서정은 가만히 은선을 더 보다가 엷은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손을 내밀어서 은선의 손을 잡으려다가 그가 손을 뒤로 거두자 멈칫했다. 그리고 허공에 있는 자신의 손을 보고 돌아섰다. 멀어지는 서정을 보고 은선은 고개를 숙였다.

 

“괜찮아?”

“응.”

“거짓말.”

희건은 혀를 차며 고개를 저었다.

“미친 새끼.”

“뭐가?”

“너 지금 그래?”

“그래?”

서정은 몸을 둥글게 말면서 씩 웃었다.

“그러네.”

“왜 이러는 거야?”

“그러게.”

“아니. 나 지금 시험 기간인데 너에게 지금 이러고 있거든. 너 지금 무슨 말도 안 되는 짓을 하는 거야?”

서정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그리고 무슨 말을 더 하려다가 고개를 저었다. 어차피 희건은 이해를 해주지 못할 거였다.

“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

“너는 몰라.”

“아니.”

희건은 자신의 머리를 마구 헝클었다. 애초에 왜 서정을 집에 들여서 이런 고생을 하는 건지 스스로 답답했다.

“미친 새끼.”

“고마워.”

“너 미친 거야.”

“알아.”

희건은 혀로 이를 훑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도대체 이걸 뭘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내가 무슨 말을 하건 너는 안 바꿀 거야.”

“그렇지.”

“미친 새끼.”

희건의 욕설에 서정은 씩 웃었다.

“가서 공부나 해.”

“네가 이러는데 되겠냐?”

“왜?”

“왜라니?”

“고마워.”

서정의 말에 희건은 한숨을 토해냈다. 이렇게 자꾸만 서정에게 끌려가는 스스로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네 오빠 어떻게 할 거야?”

“네? 무슨?”

아정은 살짝 미간을 모았다. 그러다 박수를 쳤다.

“아직도 아침 먹으라고 해요?”

“아니 그게 아니라.”

도대체 왜 이렇게 간단하게 생각을 하는 건지. 희건은 입술을 내밀고 얼굴을 찌푸렸다. 그런 말도 안 되는 거.

“그런 거 아니야.”

“그럼?”

“선생님.”

“아.”

아정은 겨우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정의 표정이 살짝 일그러지자 희건은 입을 꾹 다물었다. 이미 아정도 서정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고 있고 다 알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이미 너도 아는 거구나.”

“일단 뭐.”

“그렇지 않아? 좀?”

“네?”

“10년도 넘게.”

“그런가?”

아정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아랫입술을 물었다. 그 오랜 시간 서정은 묵묵히 은선을 좋아하는 중이었다.

“한심해요.”

“네 오빠가?”

“네. 조금.”

“네가 그러면 안 되는 거지.”

희건의 말에 아정은 잠시 멈칫 하다가 웃음을 터뜨렸다. 희건이 이렇게 서정의 푠을 들어주는 것이 고마웠다.

“그래도 어떻게 할 수가 없으니까.”

“도대체 무슨.”

“그냥 기다려야죠.”

“그래도.”

아정의 말에 희건은 한숨을 토했다. 아정이 알게 되면 뭐가 달라질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이미 바꾸지 못했다는 거였다.

“공부나 해라.”

“고맙습니다. 오빠 이야기.”

희건은 무슨 말을 더 하려다가 돌아섰다. 아정은 멀어지는 희건을 보고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가도 돼.”

“아니.”

원희의 대답에 아정은 고개를 저었다.

“안 돼.”

“왜?”

“공부를 해야지.”

“무슨.”

원희는 웃음을 터뜨리며 고개를 저었다. 아정은 가볍게 그의 어깨를 때리면서 인상을 구겼다.

“공부가 중요해.”

“가서 하면 되는 거야.”

“무슨.”

“같이 가자.”

지석까지 말을 더하자 아정은 미간을 찌푸렸다.

“왜?”

“아니 이번 여름 정말로 중요한 거야. 아무리 그래도 방학에 같이 가는 거. 그거 아니지 않아?”

“그래도.”

원희는 어깨를 으쓱하며 씩 웃었다.

“우리가 시간을 보내는 게 중요한 거 같아.”

“그래도.”

“아정아.”

원희의 낮은 목소리에 아정은 한숨을 토해냈다. 지석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는 가서 음료수 좀.”

“그래.”

지석이 멀어지자 원희는 고개를 저었다.

“왜?”

“그러니까.”

“윤아정.”

원희는 아정의 손을 꼭 잡고 고개를 흔들었다.

“네가 지금 기말고사 기간인데도 나를 보러 여기에 온 것을 생각을 하면. 나도 그러고 싶어. 우리 두 사람이 지금 이런 시간들을 보내는 거. 나는 이게 우리를 더욱 단단히 만들어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해.”

“나도 그렇게 생각을 하기는 하는데. 나로 인해서 네가 지금 흔들리게 되면. 네 성적이 떨어지면 속상할 거야.”

“안 그래.”

“확실해?”

“응.”

원희의 대답에 아정은 한숨을 토해냈다.

“도대체 뭐 하는 건지 모르겠다.”

“왜?”

“내가 한심한 거 같아서.”

“에이.”

아정의 말에 원희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아정이 이런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하는 것이 싫었다.

“그저 내가 너랑 같이 하려는 거야.”

“그건 나도 같아.”

“그럼 된 거네.”

원희의 간단한 말에 아정은 침을 삼켰다. 원희는 걱정이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아정의 손을 꼭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