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장. 기말 고사 3
“하지 마.”
“하지만.”
“하지 말라고.”
지수의 단호한 말에 아정은 미간을 모았다. 도대체 지수가 왜 이렇게 구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왜 못 그런다는 건데?”
“아니.”
아정은 미간을 찌푸렸다.
“너 그러다가 정말로 학교 못 다녀.”
“괜찮아.”
“뭐가 괜찮아? 그리고 그 선배는?”
“어?”
순간 아정의 얼굴이 굳었다.
“그 선배라는 사람은 어떻게 할 건데?”
“그러니까.”
지수의 말에 아정은 순간 멍해졌다. 자신이 완벽하게 잊고 있었던 거였다. 자신이 기억을 하지 못하던 것. 그러니까 결국 희건이 중요한 거였다. 자신은 희건을 잊으면 안 되는 거였다. 희건이 자신에게 준 거였으니까.
“그러네.”
“하여간 답답해.”
아정은 침을 삼켰다. 너무나도 완벽하게 잊고 있다는 것. 지수에게 이런 말을 들어도 당연한 거였다.
“그러네.”
자신이 잊던 거였다.
“그런 거였어.”
아정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저 자신이 하는 것. 희건이 다른 일을 당하지 않게 하면서 해결을 해야 하는 거였다.
“네가 할 수 있는 것도 어차피 없어.”
“그건 아니야.”
아정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그렇지는 않아.”
“아니.”
“할 거야.”
지수는 손을 만지작거리며 한숨을 토해냈다.
“너랑 안 맞아.”
“어?”
“요즘 들어.”
지수의 고백에 아정은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지수는 아정을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한숨을 토해냈다.
“왜?”
“아니.”
서정의 말에 아정은 고개를 저었다.
“왜?”
“하지 마.”
“싫어.”
“왜 싫은 건데?”
“그냥.”
아정의 간단한 대답에 서정은 미간을 모았다. 그리고 물끄러미 아정을 응시하면서 한숨을 토해냈다.
“희건이는 무시를 하던지.”
“그건.”
“걔 때문에 지금 아버지 도움을 바라는 거잖아.”
“아니.”
“다른 거야.”
서정의 물음에 아정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자신은 그런 것이 아니었다. 그렇지만 이 와중에 태훈에게 바로 말을 하겠다고 하는 이야기가 이상한 것이지만 어쩔 수 없었다.
“선배가 준 거니까.”
“오지랖은.”
서정의 말에 아정은 순간 웃음을 터뜨렸다.
“왜?”
“아니.”
아정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신기해서.”
“윤아정 이상해.”
“그래?”
서정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푹 숙였다.
“일단 알겠어. 그리고 고마워. 오빠는 도와줄 테니까.”
“무슨.”
서정은 한숨을 토해냈다. 자신이 도대체 뭘 할 수가 있는 걸까? 아정 탓에 머리가 지끈거리는 기분이었다.
“그러니까.”
“그냥 약속만 잡아줘.”
“알았어.”
“정말 고마워.”
아정의 대답에 서정은 엷은 미소를 지었다.
“계절학기도 듣는다고?”
“응.”
“왜?”
“그냥 공부나 하려고?”
“아.”
아정의 말에 원희는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결국 아정이 이렇게 시간을 보내려는 것은 자신의 문제인 것 같았다.
“괜히 그러지 마.”
“어차피 나도 공부를 하려고 했어. 그리고 너도 하는 거. 나도 하고 미리 영어 해결을 해두면 좋지.”
“왜 그래?”
“뭐가?”
“아니.”
원희의 대답에 아정은 그저 밝은 미소를 지었다. 원희가 스스로 부담을 느끼는 것 같기는 하지만 이건 그의 탓이 아니었다.
“네가 나로 인해서 네 시간을 보내는 기 싫어.”
“이건 아니야.”
“그래도.”
원희의 대답에 아정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정말 이건 원희와 관련이 없이 스스로 정한 거였다.
“정말 그런 거야.”
“진ᄍᆞ야?”
“응.”
원희는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푹 숙였다. 아정은 미간을 모았다. 원희가 이런 감정을 느끼는 게 싫었다.
“나는 늘 너에게 미안해.”
“그런 거 없어.”
“그래도.”
“이원희.”
아정의 단호한 말에 원희는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니까.”
“너 왜 그래?”
“어?”
“정말.”
아정의 말에 원희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고 헛기침을 했다. 그리고 한숨을 토해내며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그러게.”
“하여간.”
아정은 미간을 모으면서도 밝게 웃었다. 원희가 이런 것에 대해서 자신에게 부담을 느끼지 않기를 바랐다.
“자꾸.”
“미안해.”
원희의 사과에 아정은 밉지 않게 눈을 흘겼다.
“또.”
“그러게.”
원희는 쿡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자꾸만 사과를 하게 되는 자신이 우스웠지만 그래도 좋았다.
“그래도 어쩔 수 없어.”
“하긴.”
“이게 나잖아?”
“그렇지.”
아정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어서 원희의 손을 잡았다.
“고마워.”
“뭐가?”
“나를 만나줘서.”
원희의 말에 아정은 입을 내밀었다. 오히려 자신이 해야 하는 말이었다. 원희가 아니라면 지금 버틸 수 없었을 거였다.
“정말 네 덕분이야.”
“그 정도로?”
“당연히.”
원희는 웃음을 터뜨렸다. 이렇게 시간을 본래 수 있다는 것. 이렇게 아무 것도 아닌 시간을 보내는 게 좋았다.
“그런데 너 공부 안 해도 돼?”
“해야지.”
원희의 말에 아정은 한숨을 토해냈다.
“힘들어.”
“하여간.”
“왜?”
“그냥?”
원희는 어깨를 으쓱하고 아정의 손을 만지작거렸다. 이제 여름이 가까운 시간. 덥긴 하지만 좋았다.
“이렇게 시간을 보내는 게 좋다.”
“그래?”
“응. 공부 싫어.”
“나도 싫어.”
“정말 싫어.”
아정의 대답에 원희는 웃음을 터뜨렸다.
“하여간.”
“그러니 잠시만 있자.”
“그래.”
아정은 원희의 어깨에 고개를 기댔다. 그저 아무 것도 아닌 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서로에게 좋은 일이었다.
“괜찮아.”
“고맙습니다.”
“아니야.”
아정의 인사에 선재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네가 관둔다는 것도 아니고.”
“그래도 시간을 바꾸는 거니까.”
“괜찮다니까.”
선재는 미소를 지으며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태훈의 문제도 있는데 선재가 모든 이해를 다 해주는 게 고마웠다.
“그 사람 문제도 있는데요.”
“네 잘못 아니잖아.”
“그래도요.”
“그래도는 무슨. 아니야.”
선재는 미소를 지으며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선재의 말에 아정도 가만히 웃었다.
“아정이 네가 더 좋은 사람이 되면 되는 거야. 그리고 나는 네가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믿고.”
“그래요?”
“그럼.”
“다행이다.”
아정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선재는 입술을 내밀면서도 그런 아정을 보며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거 아무 상관도 없는 거니까.”
“고맙습니다.”
“고맙기는.”
선재가 가볍게 손을 흔들면서 하는 말에 아정은 웃었다. 여름에도 지금처럼 오후에만 가능하다는 말에도 선재가 바로 동의해주는 것 자체가 너무 고마웠다. 선재는 자신이 닮고 싶은 어른이었다.
“잘 했어.”
“그래?”
“응.”
원희의 아정은 싱긋 웃으며 턱에 손을 가져가서 브이를 그렸다.
“당연히 나는 다 잘 하는 사람이지.”
“그런데 공부는?”
“하고 있지.”
아정은 가방을 두드리며 씩 웃었다. 원희는 웃음을 터뜨린 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그 가방을 들었다.
“내가 이 정도는 해줄게.”
아정은 밝은 미소를 지으며 가방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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