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맛있는 영화

[맛있는 영화] 서치,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정선재 2018. 9. 25. 23:34

[맛있는 영화] 서치, 그럼에도 불구하고

 

Good 꽤 잘 만들어진 영화를 보고 싶은 사람

Bad 답답한 거 싫은 사람

평점 7

 

존 조라는 배우에 대한 개인적인 호불호를 떠나고서라도 [서치]는 꽤나 잘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생각보다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이는 것은 둘째로 두고서라도 꽤나 잘 만들어진 이야기라는 것 자체가 [서치]의 흥미로운 부분인데요. 특히나 오늘날 우리가 주로 사용하는 사회 관계망 서비스에 대해서 자세한 이야기를 다룬다는 점이 더욱 새롭게 다가옵니다. 우리는, 우리도 모르게 세상에 너무나도 많은 흔적을 남기고 있고. 이 흔적을 다른 사람들이 쉽게 찾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사실 다른 종류의 어떤 공포 같은 것을 느끼게도 됩니다. 누군가가 나의 흔적에 대해서 너무 쉽게 찾으니까. 인터넷에서 나는 절대로 실종이 되면 안 되겠다. 부모님이 자신의 인터넷 발자국을 볼 수 있으니까. 이런 말들을 보면 참 새로운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치]가 매력적인 이유는 이게 충분히 현실적인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는 점입니다. 새로울 것은 없는 이야기를 사이버라는 것을 들고 오면서 더 많은 이야기를 하게 만드는 거죠. 익숙하고 어딘가에서 들어본 주제. 실종된 딸을 아버지가 찾는다는 이 한 줄을 새롭게 만들 수 있는 것은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SNS에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서치]는 그런 만큼 초반에 바로 집중하지 않으면 관객을 바로 밀어내기도 합니다. 이 영화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것인지 바로 알지 못하면 끝까지 적응하지 못하거든요. [서치]는 너무나도 불친절한 영화이고 그 안에 너무나도 많은 것을 숨겨둔 영화이기도 합니다. 수많은 은유들 역시 관객들이 이에 대해서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바로 알아차릴 수 있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 그리 섬세하게 다루지 않거든요. 특히나 몇몇 단서들을 흘리기는 하는데, 마지막까지 다 보기 전에는 그 단서들이 무엇을 말하는지 알 수 없기에 답답한 영화를 그다지 즐기지 않는 관객들이라면 사랑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특히나 마지막 반전이 한 번에 휘몰아치는 느낌인데. 이에 대해서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관객이라면 도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에 대해서 알지 못한 채 극장을 나오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영화는 관객들이 그 모든 비밀에 대해서 깨닫고 놀라기도 전에 빠르게 닫아버립니다. 결국 영화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아버지가 딸을 찾는 이야기 그 자체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감독이 얼마나 대단한 상상력을 가졌는지 관객은 여기에 놀라게 되니까요. 배우들의 연기도 크게 나쁘지 않지만 감독의 압도적 능력에 모든 게 묻히는 기분입니다.

 

[서치]는 꽤나 많은 아쉬움을 가지고 있는 영화입니다. 수많은 약점을 가지고 있고 이 부분들을 가리지 못하고 모두 다 드러내거든요. 오늘날 다른 영화들이 다다를 수 없는 어떤 지점을 향해 갑니다. 다만 다른 곳을 보지 않고 묵묵히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향해서 나아가는데 이상하게 자꾸만 힘이 빠지는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장르적인 특성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래도 추적 스릴러라는 장르의 특성상 범인이 들어나게 되고 모든 퍼즐이 맞춰지게 되는 순간 그 맥이 탁 풀어지는 것 때문인 것 같습니다. 감독은 이 부분에 대해서 제대로 매듭을 지을 생각이 없기에 확 매듭을 잘라버리게 되고, 오히려 이 부분이 관객에게 다소 아쉬움을 주는 것 같습니다. 워낙 기발한 상상력을 지닌 영화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대해서 자신만의 새로운 해결책을 보여줄 수도 있을 거 같은데 감독은 그럴 생각까지는 없는 거 같습니다. 분명히 흥미로운 영화이고, 사람들에게 나쁜 느낌의 영화는 아니야. 라고 말을 할 수 있는 영화는 맞지만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거나, 영화를 다시 보고 그 안에 담긴 의미를 찾을 이유도 없어 보이니 말이죠. 한 번 더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서 살펴볼 것도 없으니 아쉬운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나 흥미로운 지점이 많은 영화 [서치]입니다.

 

로맨스 소설 쓰는 남자 권정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맛있는 부분

하나 딸의 SNS 비밀번호를 찾는 아버지

- 사회적 관심의 변화하는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