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영화] 범블비, 원조가 돌아왔다.
Good – 그 동안 트랜스포머 시리즈에 실망한 사람
Bad – 어디 감히 여자가 주인공을!
평점 - 10점
[범블비]는 [트랜스포머]를 처음 만났을 때의 감동을 되살려줄 영화가 분명합니다. 맨 처음 [트랜스포머]를 봤을 때 초등학교 시절의 어떤 설렘 같은 것이 느껴졌습니다. 제가 초등학생 시절에 문화방송에서 [비스트워]라는 트랜스포머의 시리즈 중 하나를 애니메이션으로 방송했었습니다. 동물들이 로봇이 되다니. 라는 사실에 설렜는데, 어른이 되고 나서 자동차가 로봇이 되다니!의 세상으로 넘어오면서 다시 설레고 두근거렸습니다. 그리고 이제 서른이 넘어서 다시 설레고 있습니다. [범블비]는 그런 유년시절, 그리고 첫 경험을 고스란히 되살려줄 느낌입니다. 복고 풍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면서 ‘범블비’라는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매력을 제대로 살려냅니다. 작지만 강인한 모습. 그리고 다른 오토봇들에 비해서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대하면서 좋은 친구가 되어줄 것 같은 느낌을 고스란히 살리기 때문이죠. 그 동안 물량으로 관객들을 현란하게 유혹하던 [트랜스포머] 시리즈이니 만큼 다소 빈약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범블비’는 그 안에서 오롯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서 매력적인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단 한 순간도 지루하지 않게 관객들을 이야기 안으로 완벽하게 끌어들입니다.
[범블비]가 다른 영화들에 비해서 그 완성도가 더욱 높은 이유는 주도적인 여성 캐릭터에도 있을 겁니다. 사실 그 동안 헐리우드의 여성 캐릭터들은 다소 주변인에 머물렀습니다. 최근 [아쿠아맨]의 ‘메라’ 역시 강인한 여성이기는 하지만 왕이 될 수 없는 한계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범블비] 속의 ‘찰리’는 오롯이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냅니다. 특히나 남성의 조력 없이 스스로 모든 상황을 이겨낸다는 점에서 흥미롭게 느껴집니다. 그 동안 수많은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우리나라 영화인 [미쓰 백] 역시 여성의 서사로 이어지기는 했지만, 이토록 완벽하게 여성만의 이야기로 꽉 채운 것이 오랜만이라서 더욱 신선하게 다가옵니다. 특히나 로봇이라는 것을 흔히 어른들이 남자 아이들의 장난감이라고 생각을 하는 만큼 그런 자동차와 유대를 하고 진정한 우정을 나눈다는 저메서 [범블비]는 더욱 완벽하게 다가오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그 안에서도 약간의 한계 같은 것이 보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보다 더 나은 선택을 쉽게 하지 못했을 것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물론 스토리만 채우면서 비쥬얼을 놓치지도 않습니다. 여태 시리즈에서 나오지 않았던 비행기에서의 자동차, 그리고 다시 로봇으로의 변신이 나오면서 관객들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듭니다. 그 동안 사람들이 바라던 모든 로망을 다 이뤄주는 느낌입니다.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품고 사는 소녀 ‘찰리’ 역은 ‘헤일리 스테인펠드’가 연기했습니다. 이렇게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를 그 동안 보기 어렵지 않았기에 더욱 신기하게 다가왔습니다. 특히나 모든 것을 스스로 해내려고 하는 그의 이야기는 더욱 흥미롭게 느껴졌는데요. 아버지의 부재를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서 노력하면서 성장하는 소녀의 이야기는 그 동안 영화에서 흔히 보지 못하던 소재라서 더욱 시선이 가는 편이었습니다. 게다가 수많은 소년 영화의 서사에서 소년의 성장을 위해서 여성 캐릭터를 희생하는 것과 다르게 소녀의 성장에는 스스로의 결심이 주효하게 작용하다는 점에서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몸을 사리지 않고 ‘범블비’가 구원해주기를 기다리기만 하지 않는 주인공이라는 점 역시 흥미롭게 보였습니다. 그 동안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남성 주인공들은 오토봇들의 도움이 없이는 별다른 것을 해내지 못하는 인물들이었습니다. 오히려 그들의 무모한 행동을 통해서 오토봇들을 위험에 빠뜨리기도 하는데 ‘찰리’는 오히려 ‘범블비’를 지키기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걸 수 있는 용기를 내는 캐릭터입니다. 그러면서 흔히 헐리우드 영화의 여성 캐릭터가 보이는 민폐 여주인공의 모습도 보이지 않고요. 가장 주체적이면서 자신의 목소리를 제대로 내는 여성 캐릭터의 등장입니다.
[범블비[를 봐야 하는 이유 중 하나는 다시 설레는 [트랜스포머] 시리즈가 돌아왔다는 것도 있지만 PC 논란을 가장 영리하게 해결한 영화라는 점도 있을 겁니다. 그 동안 여성 서사에 대해서 무시하던 헐리우드의 경우 이것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서 무리하다가 기존의 서사를 일그러뜨리는 실수를 범하곤 했습니다. 이런 와중에서 기존의 일부 무지한 남성 팬들의 외면과 동시에 성차별을 반대하는 관객들에게도 아쉬움을 선사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범블비]는 이런 아쉬움 없이 완벽하게 여성의 서사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면서 남성의 조력이 없이 만들어냅니다. 물론 이렇게 의미만 가지고 재미를 잃는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범블비]는 재미 역시 제대로 잡아냅니다. 게다가 그 동안 [트랜스포머] 시리즈를 통해서 부족하게 느껴졌던 ‘범블비’라는 캐릭터의 서사의 부족함을 완벽하게 채워 넣습니다. 그 동안 시리즈의 경우 볼거리에만 집중한 채로 스토리에서는 부족하다는 평을 들었는데 이번 시리즈는 그런 평을 하는 사람은 없을 것 같습니다. 특히나 변신 로봇이 나오는 영화에 뭘 더 바라? 라고 질문을 던지던 사람들 역시 보면 완벽하게 사랑에 빠질 수 있는 로봇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지난 모든 시리즈를 완벽하게 정리하며 여전히 시리즈가 살아있음을 증명한 [범블비]였습니다.
로맨스 소설 쓰는 남자 권정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맛있는 부분
하나 – 커다란 강아지 같은 범블비
둘 - 범블비가 자신을 깨닫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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