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완결/너는 없었다 [완]

[퀴어 로맨스] 너는 없었다. [16장]

권정선재 2018. 10. 24. 14:45

16

모른다고?‘

그렇습니다.”

젠장.”

영우는 괜히 초조한 기분이었다. 도대체 영준과 서혁이 왜 자꾸만 만나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게 도대체 뭐야.”

죄송합니다.”

아니야.”

영우는 곧바로 고개를 저었다. 애초에 영준이 아무 생각도 없는데 자신이 오버하는 것일 수도 있었으니까.

걱정은 안 해도 될 거야.”

아마 그럴 겁니다.”

그럼 이제 거기서 나와.”

? 그게 무슨?”

기민은 살짝 미간을 모았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

아니.”

기민의 반응에 영우는 얼굴을 찌푸렸다. 자기 사람이라고 생각을 한 사람이 애매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 내키지 않았다.

왜 그런 반응을 보이는 거지?”

아닙니다.”

이상해.”

영우는 살짝 주먹을 쥐었다가 놓았다.

그 자식 남자 좋아해.”

알고 있습니다.”

별다른 반응이 아니라는 것을 보고 영우는 의심이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기민을 보고 고개를 저었다.

이미 알고 잇는 거군.”

네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

영우는 다른 말을 더 하려다가 고개를 흔들었다. 결국 자신이 더 이상 알 수 있는 것은 없다는 거니가.

아무튼 너는 이제 거기에서 나오면 되는 거야.”

거기에 있고 싶습니다.”

거기에?”

영우는 턱을 긁적이며 고개를 저었다.

카페가 흥미라고 하면 내가 돕지.”

? 무슨?”

카페 하나 더 내지. 내가.”

싫습니다.”

기민의 단호한 대답에 영우는 끙 하는 소리를 냈다. 지금 그의 행동은 이해가 가지 않는 행동이었다.

뭐지? 지금?”

사장님께서도 아시는 것처럼 지금 그 카페는 꽤나 잘 되고 있습니다. 이대로 하면 안 되는 겁니다.”

그래도 내가 접으면 접는 거야.”

영우의 대답에 기민은 무슨 말을 더 하려다가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엷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이유가 있는 건가?”

업습니다.”

그래?”

영우는 여전히 의심이 가득한 표정이었지만 다른 말을 더 하지 않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기민은 고개를 숙였다.

 

무슨.”

서혁의 얼굴이 굳었다.

치료가 안 된다고?”

그렇습니다.”

말도 안 되는.”

주치의의 말에 서혁은 눈을 감았다.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이런 식으로 해결해서는 안 되는 거였다.

안 되네.”

회장님.”

내가 사랑한 여자의 아이야.”

주치의는 그런 서혁을 물끄러미 보며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그 역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치료를 했으면 하네.”

그게 더 고통이 될 겁니다.”

뭐라고?”

아드님 더 힘드실 겁니다.”

치료가 도대체 왜.”

서혁은 이해가 가지 않는 표정이었다. 살리라는 것. 낫게 하라는 게 아니라 그저 살게 두라는 거였다.

도대체 왜 안 된다는 건가?”

“4기입니다.”

“4기라고 해도.”

이미 뇌까지 다 전이가 된 상황입니다.”

뇌라니.”

서혁은 멍한 표정을 지었다. 당연히 그 아이의 어미가 그런 상황이라면 자신이 신경을 써야 하는 거였다.

지 어미처럼.”

그게.”

그런 말도 안 되는.”

일단 진통제로 참고 있습니다. 다행히 지치는 것을 제외하고는 아무런 문제는 없는 것 같습니다.”

다행?”

서혁은 눈을 감았다. 이건 절대로 다행이 아니었다. 사람이 죽는데 다행이 될 수는 없는 거였다.

그럼 내가 할 것은 없는 건가?”

. 그렇습니다.”

주치의의 단호함에 서혁은 멍해졌다.

 

정말 말을 한 거야?”

.”

?”

왜라니?”

동선의 말에 영준은 미간을 모았다.

네가 시켰잖아.”

아니.”

아무리 그래도 이 상황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덤덤하게 말을 할 수가 있는 건지. 동선은 관자놀이를 꾹꾹 눌렀다.

내가 뭘하면 되는 거야?”

?”

뭘 해야 할 거 아니야?”

같이 살려고?”

그래야지.”

.”

영준의 장난스러운 반응에 동선은 한숨을 토해냈다. 그리고 물끄러미 그런 그를 보며 고개를 저었다.

병원에 가자.”

?”

거기에 있어.”

싫어.”

동선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거야?”

아니.”

거기 가면 나는 진짜 바로 죽을 걸?”

동선은 그저 미소만 짓는 영준을 보며 미간을 모았다.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동선은 침을 꿀꺽 삼켰다.

 

요즘 무슨 고민이라도 있어요?”

?”

서울의 말에 동선은 놀라서 자세를 바로 잡았다.

아닙니다.”

아니긴.”

서울은 미소를 지으며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그리고 장난스럽게 눈을 찡긋했다. 동선도 엷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사?”

.”

?”

그래도 신혼? 이잖아.”

뭐래?”

영준의 말에 은수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인상을 찌푸렸다. 도대체 그걸 어떻게 그렇게 말을 할 수가 있는 건지.

너도 지금 네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거 알고 있지? 그거 지금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부러워?”

?”

부럽지?”

미친.”

은수는 가볍게 손을 들었다가 기민의 시선을 느끼고 손을 내렸다. 영준은 웃음을 터뜨리며 고개를 저었다.

뭐 하는 거야?”

뭐가?”

사장님께 그러지 마십시오.”

.”

영준이 웃는 모습을 보며 은수는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하여간 마음에 안 드는 사람들 투성이었다.

다들 왜 이러는 건지?”

. 사장님.”

?”

순간 기민이 급하게 달려왔다. 그제야 영준은 코피가 흐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뒤로 젖히려고 하는 순간 기민은 그를 잡았다.

앞으로 숙이세요.”

?”

뒤로 젖히면 기도로 넘어갑니다.”

. 그래요?”

기민은 자신의 셔츠를 그대로 찢어서 영준의 얼굴에 가져갔다. 그리고 은수를 보며 미간을 모았다.

“119에 신고 좀 해주십시오.”

나는 괜찮은데.”

안 괜찮아요.”

영준의 대답에 기민은 날을 세워 말했다.

지금 급한 겁니다.”

아니.”

얼른요.”

? .”

은수는 놀라며 휴대전화를 꺼내들었다.

 

앞으로 이런 일이 자주 있을 겁니다.”

그래요?”

걱정이 가득한 표정의 주치의와 다르게 영준은 그저 편안한 표정을 지으며 여유를 가질 따름이었다.

아무렇지도 않으십니까?”

.”

왜요?”

그러게요.”

영준은 턱을 긁적였다.

어차피 죽으니까?”

?”

주치의가 당황하는 모습을 보며 영준은 그저 장난스럽게 웃었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이 화를 낸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었다.

아무렇지도 않으십니까?”

아무렇죠.”

?”

아무렇지 않겠어요?”

아니.”

죽을 거 같아.”

영준의 장난스러운 듯 진지한 대답에 주치의의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영준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그리고 통증도 있어요.”

통증이요?”

. 몸이 갈가리 찢어지는 거 같아.”

영준은 심호흡을 하면서 살짝 미간을 모았다가 풀었다.

그런데 왜?”

봤거든요. 그런 순간에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결국 병원에서 천천히 죽어가는 걸.”

영준은 자신의 몸을 조심스럽게 매만졌다. 엄마가 자신에게 제일 주고 싶지 않았던 것을 받았다.

그러니 진통제나 주세요.”

영준은 이를 드러내고 밝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