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완결/너는 없었다 [완]

[퀴어 로맨스] 너는 없었다. [35장]

권정선재 2018. 11. 20. 23:11

35

미안해.”

아니야.”

동선의 사과에 영준은 고개를 흔들었다.

왜 네가 사과를 하는 건데?”

실수한 거니까.”

무슨.”

영준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푹 숙였다. 스스로 생각을 하더라도 이상한 일들이었다.

미안해. 지금 나도 모르게 자꾸만 짜증이 나. 조금은 더 생각을 해도 될 거 같은데. 그게 안 돼.”

완벽하게 이해를 한다고 하면 거짓이겠지만. 그래도 솔직히 말을 하면 지금 네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이해가 돼.”

이해가 된다고?”

.”

?”

?”

왜 이해가 되는 건데?”

영준의 어깨가 가늘게 떨렸다. 동선은 그런 그를 보며 그저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 이건 당연한 일이었다.

누군가에게 의지가 되고 싶어.”

너는 이미 그래.”

그래?”

그럼.”

동선은 싱긋 웃으며 가볍게 영준의 어깨를 두드렸다.

잘 하고 있어.”

?”

?”

넌 안 힘들어?”

.”

거짓말.”

?”

어떻게 그럴 수 있어?”

그러게.”

영준은 혀로 가볍게 영준의 입술을 적셨다. 그리고 씩 웃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동선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하고 씩 웃었다.

나 쉴까?”

?”

주부할까?”

뭐래?”

동선의 말에 영준은 멍하니 있다가 고개를 저었다.

무슨 일이야?”

뭐가?”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거잖아.”

아니야.”

그래?”

,”

동선의 간단한 대답에 영준은 한숨을 토해냈다. 자신으로 인해서 그가 얼마나 힘든지도 알고 있었다.

좋아.”

그래?”

.”

동선은 가만히 영준의 눈을 응시했다.

호텔에 살아야겠다. 확실히.”

?”

가자고. 호텔.”

?”

순간 영준의 몸이 굳었다. 동선이 이러는 이유가 도대체 뭘까? 영준은 생각을 하다가 고개를 저었다.

왜 그러는 건데?”

?”

헤어지자는 거야?”

무슨.”

그럼?”

잘 쉬라고.”

동선의 입에서 나오는 말에 영준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였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싫다고 하면서 지금 자신의 편을 들기 위해서. 자신을 위해서 스스로 그 모든 것을 다 내려놓는다는 거였다.

뭐라는 거야.”

그러게.”

영준은 싱긋 웃으며 이리저리 목을 풀었다.

그래도 되는 거야?”

그럼.”

영준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동선의 품에 머리를 기댔다. 그리고 가볍게 그에게 안겼다. 그에게 닿는 온기가 좋았다. 조금씩 동선의 냄새가 나고 그의 냄새가 조금이나마 고통을 달래주는 기분이었다.

소문이 날 수도 있어.”

.”

그래도 좋아?”

좋아.”

동선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영준을 위해서라면 스스로도 모든 것을 다 포기해도 괜찮은 거였다.

그래도 괜찮아.”

정말로 괜찮은 거야?”

.”

정말?”

. 정말.”

몇 번이나 채근을 하자 동선은 장난이라도 하는 거며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가볍게 영준에게 코를 비볐다.

왜 그래?”

그렇게 쉽지 않잖아.”

?”

그런 거 싫어하잖아.”

싫어.”

동선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서 아는 것은 싫었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었다.

그걸 이길 만큼 네가 좋아.”

영준은 동선의 고백에 밝게 웃었다. 정확히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아주 조금이나마 나아지는 기분이었다.

 

고맙네.”

아닙니다.”

서혁의 인사에 동선은 고개를 저었다.

그러실 거 없어요.”

그래도.”

그리고 저 일 그만 두기로 했습니다.”

?”

나중에 저 먹여살려주세요.”

동선의 말에 서혁은 어이가 없다는 듯 인상을 구겼다. 영준은 도대체 왜 이런 녀석을 좋다고 하는 걸까?

그걸 지금 나에게 하는 제안이라고 하는 건가?”

그러면 안 되는 겁니까?”

당연한 거 아닌가?”

그래요?”

서혁은 어이가 없어서 주먹을 쥐었다가 폈다. 아들이 이런 녀석을 좋아한다고 하는 게 말이 안 되는 거였다.

내 아들에게서 떨어지게.”

?”

내 아들을 위해서 그게 옳아.”

무슨.”

동선은 웃음을 터뜨리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런 사람도 자신의 아들을 지키려는 것일까? 부러웠다. 영준이.

내가 싫다고 하면?”

떠나겠습니다.”

?”

서혁의 얼굴이 굳었다.

무슨?”

제가 얻을 게 없으니 말입니다.”

얻을 게 없다니!”

서혁은 갑자기 고함을 질렀다.

도대체 그게 무슨 말이야? 내 아들이 너를 위해서 도대체 무엇을 했는데 어떻게 그렇게 말을 해?”

그러는 저는요?”

?”

모든 걸 잃었습니다.”

아니.”

서혁은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었다. 동선은 그저 덤덤한 표정을 지으며 그런 그를 보며 엷은 미소를 지었다.

제가 미우시죠?”

?”

그렇다고 해도 영준이 곁을 떠나지 않을 겁니다.”

아니.”

그렇게 할 겁니다.”

서혁은 소파 손잡이를 세게 쥐었다. 그럼녀서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자신은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어떻게 하기 바라?”

모르겠어.”

영준의 대답에 은수는 미간을 모았다.

그게 뭐야?”

그러니까.”

영준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내가 생각을 해도 한심해.”

한심이라니.”

은수는 혀를 차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리고 물끄러미 영준을 바라보며 입술을 내밀었다.

지금이라도 다 말을 하고 그래.”

싫다니까?”

?”

대충 아는 거 같아.”

그거야.”

당연히 대충 알고 있을 거였다. 자신도 말을 했으니까. 하지만 이건 그렇게 말을 해서는 안 되는 거였다.

나도 너에게 이렇게 화가 나는데. 네가 말을 하지 않으면 동선 씨가 얼마나 화가 날 거 같은데?”

그래서 못 하는 거야.”

?”

친구도 이러잖아.”

아니.”

그러니까.”

영준의 대답에 은수는 침을 삼켰다.

김영준.”

그만.”

뭐가 그만이야?”

말하고 싶지 않아.”

아니.”

은수야.”

영준은 차분한 목소리로 말하며 싱긋 웃었다.

고마워.”

아니.”

정말 고마워.”

김영준.”

그러니 그만해.”

싫어.”

은수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이대로 그만 두면 안 되는 거였다. 이런 식으로 끝을 내서는 안 되는 거였다.

나는 설득할 거야.”

?”

너를 위해서.”

?”

은수의 말에 영준은 미간을 모았다.

무슨 말이야?”

너 지금 이대로면 헤어져.”

아니.”

헤어져.”

아니라고.”

헤어질 거야.”

은수는 집요했다.

무조건.”

.”

아니라고 믿어?”

당연하지.”

아니.”

은수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이런 은수의 반응에 영준은 멍한 표정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