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완결/너는 없었다 [완]

[퀴어 로맨스] 너는 없었다. [37장]

권정선재 2018. 11. 22. 00:47

37

지나치십니다.”

? .”

기민의 말에 동선은 잠시 움찔했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모르게.”

여기 회사입니다.”

알고 있습니다.”

모르시는 거 같습니다.”

모른다라.”

기민의 지적에 동선은 무슨 말을 더 하려다가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어쩌면 그의 말이 옳을 수도 있었다.

미안합니다.”

저는 지금 사장님에 대해서 알고 있으니 아무런 문제도 없지만, 그게 아니라면 문제가 될 겁니다.”

그렇죠.”

동선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저 자신의 모든 것만 망가지는 게 아니었다. 이건 영준도 마찬가지였다.

사장님 지금 그 자리에서 버티시는 거 쉬운 거 아닙니다. 안 그래도 회사에서 밀어내려고 합니다.”

그러니 기민 씨가 있는 거죠.”

그렇죠.”

그럼 나는 관련이 없는 거 아닌가?”

순간 동선의 눈빛이 싸늘하게 변했다.

웃기지도 않는군요.”

저기.”

알아요.”

기민이 무슨 말을 더 하려고 하자 동선은 손을 들었다. 자신이 어쩌면 지나친 것일 수도 있었다.

기민 씨가 있어서 그 녀석도 여유를 갖는다는 것 정도는 알 거라고 생각을 하니 앞으로도 도와주세요.”

알겠습니다.”

기민은 긴장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 정도는 할 수 있습니다.”

그 정도.”

동선은 턱을 만지며 씩 웃었다.

그렇게 해야죠.”

동선의 말에 기민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부회장.”

?”

미쳤구나.”

서혁은 혀를 차며 고개를 흔들었다.

안 된다.”

하고 싶어요.”

김영준.”

한 번도 저에게 해주신 적 없잖아요.”

아니.”

그 동안 해준 적이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걸 이렇게 쉽게 받아들일 생각도 없었다.

내가 너에게 그걸 해주는 순간 온갖 사람들의 먹잇감이 될 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 게냐? 안 그래도 지금 너에 대해서 조사를 하려는 기자들이 많아. 그런 것. 전부 다 감당할 수 있어.”

.”

뭐라고?”

할 수 있어요.”

영준은 장난스럽게 웃으며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그 정도야.”

미련한 놈.”

대신 동선이.”

?”

제가 쓸게요.”

아니.”

서혁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다른 그 무엇보다도 안 되는 일이었다. 그는 자신의 아들이 다치는 것이 싫었다.

그들은 사냥개다.”

압니다.”

너희를 물 거야.”

.”

영준의 진지한 표정에 서혁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건 그저 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해서 되는 일이 아니었다. 고작 그런 걸로 될 거라면 자신도 이리 걱정을 하지 않을 거였다. 그리고 영준도 묻지 않을 거였다.

걱정이 되는 거구나.”

제가 사라져도 지켜주세요.”

?”

제가 부탁을 드리는 일입니다.”

아니.”

서혁은 테이블을 세게 쳤다. 절대로 안 되는 일이었다. 그런 건 용납을 할 수도, 하고 싶지도 않은 거였다.

내가 도대체 왜 그래야 하는 거냐? 너도 없는데 너를 망가뜨린 그 망할 녀석을 도대체 왜 그래야 하는 거야?”

아시잖아요.”

영준은 어깨를 으쓱하며 여유롭게 웃었다.

그 망할 녀석이 아니었더라면 저는 여기까지도 오지도 못했다는 거. 그래서 아버지께서도 그 녀석에게 간 거 아니에요?”

아니.”

서혁은 눈을 감았다. 자신이 원하는 것은 이런 것이 아니었지만. 영준이 원하는 거라면 해줘야만 하는 거였다.

그 녀석도 바라는 거냐?”

.”

정말이냐?”

.”

하루만 시간을 다오.”

알겠습니다.”

영준의 간단한 대답에 서혁은 끙 하는 소리를 냈다. 긴장한 서혁과 다르게 영준은 여유로운 표정이었다.

 

내가 너랑 일을 왜 해?”

?”

미쳤어?”

동선의 대답에 영준은 입을 내밀었다.

왜 그래?”

미친 거야.”

동선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나 지금 좋은 곳 다녀.”

알아.”

동선은 한숨을 토해내며 혀로 입술을 축였다.

그래서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

나를 도와줘.”

?”

나 혼자서는 부족해.”

기민 씨.”

아니.”

동선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무리 그래도 이런 식으로 같이 일까지 하는 건 절대로 아니었다.

다른 사람들이 우리 두 사람을 어떻게 볼 거라고 생각을 하는 건데? 나로 인해서 너까지 위험할 수 있어.”

알아.”

안다고?”

.”

그런데?”

그래서.”

김영준.”

부탁이야.”

영준의 낮은 목소리에 동선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니었다.

이런 건 싫어.”

이미 아버지도 허락을 했어.”

?”

그러니 생각을 해봐.”

아니.”

이건 생각을 하라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이미 어느 정도 정해진 것이니 그대로 따르라는 이야기였다.

내가 뭐로 보여?”

?”

내가 연인이야?”

그럼.”

그런데 이래?”

그러니까.”

영준은 한숨을 토해내며 순순히 고개를 숙였다. 정말로 누군가를 좋아한다면 이런 말을 하면 안 되는 걸 거였다.

내가 사라진 다음에 내가 너를 챙길 수 있는 방법. 그걸 아무리 생각을 해도 이런 거만 있더라고.”

나를 네가 왜?”

좋아하니까.”

아니. 아무리 그래도.”

동선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푹 숙였다. 아무리 좋아하는 사이라고 해도 이런 식으로 처리하는 건 아니었다.

네가 그러면 내 자존심은 어떻게 될 거라고 생각을 하는 건데? 네 덕에 이렇게 하는 거. 나는 싫어.”

내가 하고 싶은 거. 그거 생각을 하니까 이래. 내가 할 줄 아는 게 이런 거만 있으니까. 내가 멍청해서 그래.”

너 안 멍청해.”

멍청해.”

영준은 한 발 앞으로 가서 동선의 가슴에 머리를 기댔다.

멍청해서.”

김영준.”

그러니까 있어주라. ?”

영준이 맑은 눈으로 자신을 응시했다. 그 눈빛. 동선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엷은 미소를 지었다.

하여간.”

하는 거지?”

.”

동선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지면 안 되는 거죠.”

아니요.”

서울의 말에 동선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애인이 같이 일을 하자고.”

?”

회사에.”

.”

서울은 입을 가리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부자라고 하지 않았어요?”

부자는 아니고. 주식이 조금 많다고 하던가? KJ라고 하는데. 뭐 그렇게 대단한 건 아니고요.”

? KJ?”

서울의 눈이 커다래지자 동선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자신은 그리 대단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봐야 그 녀석 뭐.”

잡아요.”

?”

무조건 잡아야죠.”

무슨.”

동선은 웃음을 터뜨렸다. 서울은 어깨를 으쓱하고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동선은 고개를 저었다.

서울 씨는?”

모르겠어요.”

서울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혀로 입술을 축였다. 자신이 뭘 하고 있고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었다.

지금 잘 하고 있다고 그냥 그렇게 생각을 하는데. 아무리 봐도 그렇지 않은 거 같은 기분이 들어서요.”

왜요?”

내 얘기는 말고요.”

서울의 대답에 동선은 고개를 저었다. 굳이 더 물을 것도 없었다. 동선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 좀 도와줄래요?”

?”

서울의 눈이 커다래졌다.

 

제가 증언할게요.”

아니.”

역장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그럼 내가 뭘 하라는 건가?”

동선은 여유로운 표정을 지었다. 역장의 표정이 굳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