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보편적 연애 [완]

[로맨스 소설] 보편적 연애 2018 [25장]

권정선재 2019. 1. 10. 23:51

25

어떻게 이런 짓을 할 수가 있어?”

뭐라는 거야?”

서울은 머리를 뒤로 넘겼다. 다들 왜 이렇게 자시에게 뭐라고 하는 건지. 세인가 해나 사이에 무슨 일이 있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자신이 보기에도 이건 무조건 해나가 잘못하는 것으로 보였다.

해나 너 세인 씨에게 이러면 안 되는 거야.”

?”

너 지금 선을 넘고 있는 거라고.”

네가 왜 끼어들어?”

해나의 지적에 서울은 미간을 찌푸렸다. 지금 자신이 왜 끼어 드냐니. 애초에 자신이 아니었더라면 두 사람 사이에서 일어나지도 않을 논쟁이 일어나는 거였다. 그런 만큼 자신이 해결해야 하는 거였다.

너 오지랖이야.”

그러는 너는?”

뭐라고?”

너도 마찬가지잖아.”

그렇지.”

어떻게 다른 말을 할 수 없었다. 이건 사실이었으니까. 지금 자신이 하는 것. 결국 이것도 오지랖이었으니까.

그래서 이러는 거야.”

너 정말.”

해나는 한숨을 토해내면서 고개를 저었다. 서울은 입술을 꾹 다물었다. 자신이 모든 문제의 원흉이 된 기분이었다.

어절 수 없는 상황이라는 건 너도 알고 있는 거 아니야? 그런데 도대체 왜 이렇게 하는 건데?”

그럼 네가 알아서 해야 하는 거지.”

아니.”

서울은 고개를 푹 숙였다.

송해나.”

서울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왜 자꾸 이런 답답한 대화가 이어지기나 하는 걸가?

너 나 못 믿어?”

?”

나를 못 믿는 거냐고?”

아니.”

서울의 지적에 해나는 아랫입술을 잘근잘근 물었다. 이런 식으로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면 할 대답이 궁새할 터였다.

그런 게 아니라면 나를 좀 믿으면 안 되는 거야? 나랑 세인 씨. 그저 서로 의지하는 거. 이게 전부야.”

그래도 이건 아니지.”

믿어줘.”

해나는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푹 숙였다. 다른 사람이라고 하면 모르겠지만 자신의 사촌은 전혀 다른 종류의 문제였다.

그래도.”

부탁이야.”

그건.”

해나는 아랫입술을 하얗게 될 정도로 세게 물었다.

제발 믿어줘.”

미친.”

해나는 혀로 이를 훑으면서 고개를 푹 숙였다. 이 모든 답답함. 이게 결국 그를 흔드는 무언가였다.

 

말하지 못해서 미안해요.”

?뭘요?”

우울증.”

. .”

굳이 세인이 자신에게 모두 다 말을 할 이유는 없는 거였으니까. 이건 세인이 사과를 해야 하는 종류의 문제가 아니었다.

지금도 약을 먹고 있는 거 아니지 않아요?”

그건 그렇지만.”

그리고 설사 지금 약을 먹고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우울증이라고 받아들이기만 하면 되는 거라고요.”

서울은 싱긋 웃으면서 어깨를 으쓱했다.

저는 괜찮아요.”

고마워요.”

서울은 세인을 보며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럼 저는 늦어서.”

. 잘 자요.”

서울은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침대에 누웠다. 아주 조금이나마 무언가가 매듭 하나가 툭 하고 다행히 풀리는 기분이었다.

 

무슨.”

아침에 일어나기가 무섭게 어제의 기분은 모두 다 사라졌다. 서울은 인상을 찌푸린 채로 휴대전화를 내려놓았다.

도대체 왜.”

춘자의 전화가 꽤나 많이 왔다.

정말.”

그때 다시 전화가 울렸다. 받지 않기 위해서 휴대전화를 다시 들려고 하는데 기분이 괜히 이상한 기분이었다.

한부산.”

뭐지. 자신에게 전화를 할 이유가 없었다. 왠지 받으면 안 될 거 같았지만 그래도 동생의 전화니 서울은 전화를 받았다.

 

너 때문이야!”

아니.”

서울이 병실에 들어가기가 무섭게 춘자의 손은 그대로 서울의 뺨을 때렸다. 서울은 휘청거렸다.

너 때문이야!”

엄마.”

부산이 놀라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누나한테 왜 그래요?”

이 망할 것이 너를 꼬시지 않았으면. 어디 네가 오토바이를 타다가 사고를 당할 리가 있어?”

그런 거 아니야.”

어떻게 이래!”

부산은 흥분한 춘자를 막아섰다. 서울은 잠시 떨어져서 그런 춘자를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네 년이 원흉이야.”

뭐라고?”

엄마 그만 해요!”

춘자가 다시 손을 들어 올렸지만 서울은 이번에는 그 손을 피하지도 않고 잡고 나서 춘자의 눈을 응시했다.

나 엄마가 함부로 대할 수 있는 사람 아니야.”

?”

춘자의 얼굴이 차갑게 굳었다.

나 네 엄마야!”

그래서.”

서울은 어이가 없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지금 이런 짓을 하면서도 엄마라는 소리가 듣고 싶다는 이야기인 건가.

도대체.”

돈이나 줘.”

?”

여기 병원비는 내야 하는 거잖아.”

아니.”

이걸 왜 자신이 내야 하는 건지. 아니. 백 번 양보를 해서 돈을 낼 수도 있었다. 춘자를 위해서 내는 것이 아니라 그래도 자신의 동생. 그래도 부산을 위해서 그 정도는 할 수 있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대하면서. 사람이 오자마자 손을 드는 주제에 돈이라니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내가 왜 내야 하는 건데?”

얘 네 동생이야.”

그리고 엄마 아들이지.”

뭐라고?”

부산이 내 동생이기 전에 아들이라는 거. 그거 먼저 생각을 하시라고요. 저에게 이러시지 마시고요.”

서울의 단호한 말에 춘자의 눈동자가 거칠게 흔들렸다. 당연히 서울이 돈을 낼 거라고 생각을 한 모양이었다.

그러니까.”

엄마가 줘.”

서울이 무슨 말을 더 하기도 전에 부산이 싱긋 웃으면서 끼어들었다. 부산은 울상을 지으며 자신의 잘을 가리켰다.

엄마가 내 엄마잖아.”

그게.”

춘자는 바로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한숨을 토해내더니 지갑을 꺼내고 병실을 나갔다.

미안해.”

아니야.”

부산의 사과에 서울은 고개를 저었다.

네가 왜?”

아니.”

왜 그런 거야?”

?”

서울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고 고개를 푹 숙였다.

다치지 말고.”

? .”

고생해.”

그래.”

부산은 어색하게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까. 내 말은.”

지긋지긋한 거 알지?”

누나.”

정말.”

서울의 눈에 눈물이 차올랐다. 이걸 가지고 부산을 원망할 이유가 없는데. 그럴 게 아니었는데 이상했다.

내가 도대체 언제까지 이런 말도 ks 되는 일을 당해가면서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건지 모르겠어.”

미안해.”

서울은 다른 말을 더 하지 않고 한숨을 토해냈다. 그리고 미리 챙겨온 돈을 부산에게 건네고 돌아섰다. 이렇게라도 해야지 겨우 조금이나마 마음이 편해질 거 같았다. 이건 스스로를 위한 거였다.

누나.”

부산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바로 돈을 베개에 넣었다. 엄마가 보면 안 될 거였다.

미안해.”

아니.”

서울은 침을 삼켰다.

네 탓이 아니야.”

아니.”

부산은 탁한 음성으로 답하며 고개를 저었다.

내가 애초에 엄마가 나를 잘 대해주는 거. 그런 것을 당연하게 생각을 하면 안 되었던 거야.”

이건 엄마 탓도 아닌 거지. 할머니가 나보다도 더 너를 우선으로 한 거니까. 그러니 너 조심해.”

누나.”

다 내 탓이 되는 거야.”

그거야.”

부산에게 원망을 할 게 아니었는데. 그런 게 아니었는데 자꾸만 이렇게 되고 동생이 미워지는 기분이었다.

나는 네가 좋아.”

?”

내 동생이니까.”

누나.”

그런데 자꾸 미워져.”

서울의 말에 부산은 침을 삼켰다. 자신이 서울의 입장이 되더라도 다를 것은 아마 없을 거였다.

나 얼마나 성실하게 일을 하는 줄 아니? 그런데 반차를 내고 여기에 와서 지금 이런 취급을 당한 거야.”

미안해.”

아니.”

서울은 입술을 꾹 다물고 고개를 저었다. 정말 너무나도 서러웠다. 모두 다 그에게 쓰러지라고 말을 하는 것 같았다.

너는 나에게 전화를 하지 않아도 되는 거였잖아. 그냥 너 혼자서 있어도 되는 거 아니었어? 안 그래?”

그래도 내 누나니까. 내가 다친 거. 이것에 대해서 말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을 했어. 이럴 줄 몰랐지만.”

그래.”

자신도 몰랐으니까. 부산이라면 당연히 예상도 하지 못할 거였다. 그리고 이건 자신이 조금 더 주의했어야 하는 거였으니까. 당연히 춘자는 여기에 있을 거였다. 그럴 수 있는 사람이었으니까.

그럼 나는 갈게.”

미안해. 정말.”

부산의 거듭된 사과에 서울은 무슨 말이라도 더 할까 입술을 달싹이다가 그대로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거친 한숨을 토해냈다. 머리가 왕왕 울렸다. 모든 세상이 다 무너지는 기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