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보편적 연애 [완]

[로맨스 소설] 보편적 연애 2018 [61장]

권정선재 2019. 2. 14. 22:20

61

금방 오셨네요.”

서울은 문을 열었다가 굳었다. 해나였다.

네가 왜?”

너는?”

해나는 침을 삼켰다.

네가 왜 여기에 있어? 한서울.”

그냥 놀러 온 거야.”

놀러?”

세인이 안에서 나왔다.

송해나.”

도대체 두 사람 뭐야?”

해나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너 오고 나서 세인이 일을 한다고 하고. 지금 쉬어야 하는 사람을 망가뜨리고 있는 건 바로 너야.”

누가 망가져?”

해나의 지적에 세인이 앞으로 나섰다.

나는 뭐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저 지친 상태로 그렇게 하루하루 더 말라가고. 그러기만 해야 하는 거야?”

그런 말이 아니라.”

지금 네 말 그런 거잖아.”

아니.”

.”

해나는 침을 삼켰다.

이세인.”

가라고.”

이모가.”

엄마 핑계 대지 마.”

세인의 경고에 해나의 눈동자가 거칠게 흔들렸다. 해나는 서울과 세인을 보고 그대로 돌아섰다.

미안해요.”

아니요.”

서울의 사과에 세인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까 해나 탓에.”

.”

세인은 피자를 시키고도 별다른 것도 먹지 못했다. 그런 그를 보며 서울도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저었다.

이세인 씨가 그렇게 못 먹으면. 나는 피자 지금 되게 먹고 싶은데. 이세인 씨 때문에 못 먹네요.”

그래요?”

서울의 지적에 세인은 일부러 웃음을 터뜨리며 열심히 피자를 입에 넣었다. 서울은 그런 세인의 허벅지에 손을 얹었다.

어머니랑 만나고 싶어요.”

?”

서우릐 말에 세인은 손을 내려놓았다.

무슨?”

아마 해나 말처럼. 나 때문에 세인 씨에게 안 좋은 영향이 가고 있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어요.”

아니요.”

세인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부러 그런 문제를 만들어서 서로의 마음에 상처를 줄 이유는 없었다.

내가 아프고 나서 어머니는 나를 너무나도 과잉 보호 하셨어요. 그런 거 그냥 무시해도 되요.”

하지만.”

한서울 씨.”

세인의 낮은 목소리에 서울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도 세인에게 모든 것을 다 말하는 건 아니니까.

미안해요.”

아니요.”

서울의 사과에 세인은 고개를 저었다.

나야 말로 갑자기 해나가 올 줄 몰랐습니다. 한서울 씨를 지켜주지 못해서 너무 미안해요. 정말로.”

무슨.”

세인의 잘못은 하나도 없었다.

아무튼 내가 이세인 씨 만나는 거. 나는 이세인 씨 어머니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만나는 거 생각만이라도 해줘요.”

알았어요.”

서울은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어서 세인의 뺨을 만졌다.

하여간.”

유혹하고.”

내가요?”

지금 하는 거 아니에요?”

세인은 그런 서울의 손목을 잡고 싱긋 웃었다. 두 사람은 미소를 지으며 가볍게 고개를 흔들었다.

좋아해요.”

좋아합니다.”

두 사람 사이에 시선이 닿았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서로의 입술을 찾았다. 타액이 섞이고 서로의 숨결이 더해졌다.

 

누나 왜 말 안 했어?”

?”

서울의 능청스러운 대답에 부산은 입을 내밀었다. 서울은 미소를 지으며 별 것 아니라는 듯 어깨를 으쓱했다.

내가 하나하나 다 말해야 해?”

그래도 내가 어디에서 일하게 된 건지 말했으면, 그래도 그 분에게는 미리 말을 했어야 하는 거지.”

그 사람은 아는데?”

?”

서울은 장난스럽게 웃었다.

은환 씨 보러 갔을 때. 네가 그 일을 한다는 거 알게 되었으니까. 거기에서 이미 아는 거지.”

뭐야?”

부산은 입술을 내밀면서 이리저리 목을 풀었다.

누나도 여기 단골이구나.”

좋아하니까.”

사실 부산이 어떻게 있는지. 그게 궁금해서 온 것이 우선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인연이라는 게 있는 모양이었다.

둘이 결혼이라도 할 거야?”

결혼은 무슨.”

서울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아직 연애야.”

그래도 모르지.”

너는?”

?”

너는 결혼 안 해?”

무슨.”

서울의 말에 부산은 미간을 모았다.

내가 결혼이 가능해?”

안 될 건 또 뭐가 있어? 나중에 어떤 일이 가능할지. 너는 알아? 뭐든 다 가능하게 될 거야.”

그런 날이 온다면 모를까.”

부산의 말에 서울은 물을 한 모금 마셨다. 부산이 대충 하는 말을 들으니 그는 은환을 진심으로 생각하는 거였다.

두 사람 싸우지 않고 잘 지내기 바라.”

이미 그래.”

그럼 다행이고.”

서울은 씩 웃었다.

그래서 나는 오늘 어제의 카레가 먹고 싶어요.”

알겠습니다.”

서울은 부산이 익숙하게 일하는 모습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부산이 아주 어리지만 않다는 것. 이게 다행이었다.

 

같이 가도 되는데요.”

아니에요.”

세인 혼자서 서점을 운영하는 것은 꽤나 벅차 보였다. 장사가 잘 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지치는 거였다.

호자서 일하는 거 많이 힘든 거 아는데. 이 시간에 밥이나 먹자고 부르는 거 우스운 거죠.”

하지만.”

여기에서 먹어요.”

고맙습니다.”

서울은 미리 포자한 음식을 세인에게 내밀었다. 그때 손님이 와서 세인이 가려고 하자 서울은 고개를 저었다.

내가 할게요.”

고마워요.”

세인은 이를 드러내고 씩 웃었다.

 

오늘은 비번이라서 이렇게 도와줄 수 있지만. 내일부터는 쭉 근무에요. 이세인 씨 혼자 할 수 있겠어요?”

해야죠.”

아니.”

유미는 단순히 장애가 있어서 혼자 못한 게 아니었다. 일이 너무 많았다. 책을 받는 것. 그리고 반품까지.

새로 직원을 쓰는 건 어때요?”

직원이요?”

서울의 제안에 세인은 고개를 갸웃했다.

감당이 될까요?”

풀타임이 아니래도.”

.”

세인은 입술을 내밀고 잠시 고민하다가 씩 웃었다.

그래서 좋은 사람은 있어요?”

?”

사람이 있어야죠.”

.”

세인의 지적에 서울은 미간을 모았다.

혹시 세인 씨만 안 불편하다면, 내가 생각하기에는 부산이 애인. 그러니까 은환 씨가 어떤가 싶은데.”

좋아요.”

세인이 잠시도 괸하지 않고 말하자 서울은 인상을 찌푸렸다.

그게 뭐야?”

왜요?”

고민도 안 해요?”

왜 해요?”

아니.”

한서울 씨 생각은 다 옳습니다.”

그게 뭐야?”

세인의 대답에 서울은 웃음을 터뜨렸다. 뭐든 다 자신의 말이 맞을 거라는 그 말. 이게 너무 고마웠다.

그러다가 혹시 문제가 생기면요?”

한서울 씨가 보증한 거니까 책임도 져야죠.”

뭐야?”

서울은 가볍게 눈썹을 모았다.

일단 그쪽에서 하겠다고 해야 가능한 거기는 하지만. 그래도 아는 사람을 하는 게 나으니까요.”

그렇죠.”

사실 아는 사람이라고 하기에도 우습기는 하지만. 그래도 다른 사람보다는 더 믿음이 가는 사람이니까.

내가 괜히 한서울 씨에게 걱정만 끼치는 거 같아.”

그런 말이 어디에 있어요?”

사실이니까요.”

사실 아니에요.”

서울의 대답에 세인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한서울 씨 이렇게 일 시키는 거 너무 미안한데.”

에이.”

서울은 힘을 주어 고개를 저었다. 세인이 자신에게 해주는 거라면 이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었다.

아무튼 직원은 뽑을 거죠?”

한서울 씨가 먼저 물어봐줘요.”

당연하죠.”

조심스럽게 물어야 한다는 것 정도는 알았다.

내가 이세인 씨에게 오지랖 아닌가 몰라.”

그걸 이제 알았습니까?”

내가 오지랖이에요?”

당연하죠.”

그래서 싫어요?”

아니요.”

세인은 장난스럽게 웃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싫을 이유 있습니까?”

그렇죠?”

그럼요.”

별 것 아닌 이야기. 그런데 이 별 것 아닌 이야기들을 하면서 웃을 수 있는 사람이 세인이라는 것이 좋았다. 세인이 있어서 웃을 수 있는 거였고. 이런 편한 시간들을 보낼 수 있는 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