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영화] 스포)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 주인장이 바뀌었나요?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Good – 히어로 영화라면 무조건 좋아
Bad - [어벤져스] 너머를 보여주겠지?
평점 - ★★★ {6점}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 (이하 [파 프롬 홈])은 개인적으로 이제 나왔던 스파이더맨 시리즈 중에서 가장 아쉬운 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자신이 뭘 해야 하는지 여전히 너무 모르고 고민만 하는 존재라니. 물론 여전히 소년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것보다는 더 성장을 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마음이 들었거든요. 개인적으로 이번 스파이더맨은 이미 영웅이 된 이후의 이야기를 다루어야 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적어도 그런 시대를 다루고, 또 다른 영화로 나아가는 이야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으니까요. 물론 블립이라는 설정을 넣으면서 영화를 다시 풀어나가고, 현실에 오게 된 그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파 프롬 홈]은 너무 약합니다. 물론 마블 유니버스에 들어온 이상 ‘스파이더맨’이 자신만의 이야기를 할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겠지만 이건 너무 지나칠 정도로 남의 이야기들만 하고 있는 것 같았거든요. 자신이 갇힌 세상에서 버둥거리며 무엇이라도 하려고 하지만, ‘피터 파커’가 갇힌 세상은 그가 주인공인 세상이 아니라, 더 이상 어벤져스가 없는 세상이라는 게 이 영화를 심심하게 만드는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저 길게 만든 [어벤져스 – 엔드게임](이하 [엔드게임])의 쿠키 영상 같았습니다.
[엔드게임] 이후의 첫 영화이니 만큼 많은 기대를 했는데 영화는 그 무엇도 보여주지 않습니다. 더 복잡한 세계관 같은 것과 넓은 무언가를 보여주려는 것 같기는 하지만 아직 제대로 정립된 것이 하나도 없다고 말하는 것과 같아 보였습니다. 세상은 여전히 영웅들이 사라진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새로운 세상에 적응하기 위해서 노력합니다. 하지만 앞에서도 말한 것처럼 [파 프롬 홈]은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지 못합니다. 물론 여태 나왔던 시리즈를 한 번 더 정리하고 가야 할 이유가 있어 보이기는 합니다. 5년이라는 시간을 건너온 사람들의 이야기도 해야 하고요. 그들을 적어도 어떤 식으로 정리하는지 정도는 [파 프롬 홈]에서 정리하기도 합니다. 실제로는 21살이지만 아직 16이라고요. 라고 말하는 극 중 ‘MJ’의 대사를 통해서 말이죠.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시리즈가 가지고 있는 궁금증을 모두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멀티버스에 대한 이야기를 제대로 다루지 않는다면 앞으로 더 큰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그리기 어려울 테니까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이들은 이미 다중우주를 만들어냈다고 생각하거든요. 결국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내지 못한 상황에서 이전에 나온 영화의 마무리까지 제대로 하지 못한 영화가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톰 홀랜드’가 연기한 ‘피터 파커’는 이제 조금은 어른이 되고자 하는 소년입니다. 그런데 여전히 미숙한 소년이라는 게 이 영화의 가장 답답한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아버지와 같이 생각하던 ‘토니 스타크’의 부재가 그에게 얼마나 큰 상실인지는 관객들도 이미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가 다시 유아기로 퇴행하는 것까지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친구들을 구해야 한다는 영웅으로의 가치관을 성립하고 있는 와중에 다시 자신이 영웅이라는 것을 부정하는 것이라니. 그것도 부정을 통해서 성장하거나 더 깊은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 그저 여자 친구와의 추억 만들기만을 꿈꾼다는 게. 아무리 10대 히어로라고 하더라도 너무 유약하게만 그려진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상실감과 동시에 성장이라는 것을 이루기에 이 영화는 이어진 것 같으면서도 너무 독립적인 영화였습니다.
‘미스테리오’를 연기한 ‘제이크 질렌할’은 꽤나 아쉬운 영화 안에서도 입체적인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한계가 뚜렷한 캐릭터라는 점. 영화 안에서 반전을 만들기 위해서 소비되는 캐릭터라는 점에서 그의 활약이 그다지 도드라지는 부분이 크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어차피 네티즌들이 예상을 했던 지점이니 만큼, ‘미스테리오’의 캐릭터를 조금 더 선명하게 가도 되었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이 이 영화의 가장 큰 아쉬운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미스테리오’가 완벽하게 죽은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나오지 않은 만큼 앞으로 이 캐릭터가 다시 등장할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일말의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듬직한 한 편 욕망에 가득찬 인물을 ‘제이크 질렌할’은 꽤나 입체적으로 표현해내지 않았나 싶습니다.
‘MJ’는 ‘젠다야’가 연기했는데, 꽤나 시크하면서도 자기 주장이 뚜렷한 10대 역할을 제대로 선보인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톰 홀랜드’가 연기한 ‘피터 파커’보다 오히려 이쪽이 더 히어로에 가깝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는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명확히 알고 있으며. 이것이 가지고 있는 무게에 대해서도 완벽하게 알고 있습니다. 그 안에 청춘으로의 고민도 치열하게 하고 있지만, 아무런 능력을 가지지 않은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고자 합니다. 시종일관 시니컬한 자세를 유지하면서도 상황을 모두 다 파악하고 앞으로 나아가려고 하는 인물이죠. 절대로 겁을 먹지 않으며 자신이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캐릭터인데 이 부분을 ‘젠다야’가 꽤나 잘 표현했다고 생각합니다.
워낙 기대가 컸던 영화이니 만큼 반대로 그 아쉬움 역시 너무나도 큰 영화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앞으로의 MCU로 이어지는 무언가를 보여줄 거라고 생각하였는데 그러지 못해서 아쉬움이 컸습니다. 게다가 지금 이 상황대로라면 마지막 한 편만 남은 스파이더맨 시리즈에서 뭔가 제대로 된 한 방이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그러지도 못했습니다. 이쪽이나 저쪽이나 애매한 포지션을 취하고 있는 만큼 더더욱 아쉽게 느껴지는 지점이 큰 것 같습니다. 게다가 영화가 진행이 되면서 ‘피터’가 다시 자신이 영웅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이미 그것은 이전 시리즈에서 보여줬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감동 지점입니다. 여기에 ‘토니 스타크’가 사라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피터’는 어른이 되지 않은 채, ‘해피’라는 또 다른 어른과 함께 자신의 세상을 만들어갈 테니까요. 물론 결말로 인해서 다시 한 번 ‘스파이더맨’의 성장이 이어질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그래서? 라는 의문은 여전히 남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개인과 영웅 사이의 치열한 고민을 다루는 편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쪽이 더 강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엄청난 기대를 하지 않았다면 그럭저럭 괜찮은 히어로 영화이지만 기대가 크다면 실망은 더욱 크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이었습니다.
로맨스 소설 쓰는 남자 권정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맛있는 부분
하나 – 공항 검색대에 걸리는 피터
둘 - 수트를 만드는 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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