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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영화] 스포) 라이온킹, 잘 하는 집이라고 해서 왔는데.

권정선재 2019. 7. 18. 22:20

[맛있는 영화] 스포) 라이온킹, 잘 하는 집이라고 해서 왔는데.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good 동물 나오면 다 좋아.

bad 디즈니니까 평타는 치겠지?

평점 - ★★★ (6)

 

올해 벌써 [어벤져스-엔드게임][알라딘]을 통해 2천만 관객을 들인 디즈니의 새 실사화 영화 [라이온킹]은 그런 만큼 큰 기대를 갖고 있었습니다. 분명히 디즈니가 만든 영화이니 만큼 그 이상의 무엇이 있겠지. 특히나 올해 [토이스토리 4]가 개인적으로 너무 좋았던 만큼 이 영화 역시 엄청난 영화가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예고편 등을 통해서 본 [라이온킹]은 너무 사실적으로 다가오기는 했으나 그럼에도 디즈니인 만큼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을 거라고 확신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본 영화는 너무나도 아쉬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노래방 배경화면을 보고 있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118분이 이렇게 오롯이 118분으로 느껴지는 영화라고 한다면 당연히 이 영화는 못 만든 영화가 당연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게다가 원작을 넘어서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그 감동까지 이어가야 하는데, [라이온킹]은 그런 부분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는 것 같습니다. 그저 애니메이션과 비슷하게 만드는 것. 그것만이 유일하게 이 영화가 하려는 전부인 것 같습니다. 뭐 개인적으로는 애니메이션과 최대한 닮고자 한 것 같기는 합니다. 하지만 [라이온킹]은 개인적으로 디즈니가 우리 이 정도까지 CG를 구현할 수 있어. 라고 자랑하는 느낌이었습니다.

 

불쾌한 골짜기 같은 것을 둘째로 두고, 개인적으로는 동물들이 제대로 구분이 안 되는 것도 아쉬웠습니다. 심바의 엄마와 날라의 성체 모습도 크게 다르지 않게 다가오고, 왕에게 인사를 나누는 수많은 동물들 역시 복사 붙여넣기를 한 것이 아닌가 할 정도로 비슷한 모습을 보이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여기에다가 왜 이렇게 캐릭터들에게 표정을 주지 않은 건지. 실제 동물들은 사람처럼 풍부한 표정을 짓지 않기 때문에 그에 대한 고민을 해서 이런 결정을 내린 걸까요? 하지만 그래서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말을 하기에는 애초에 말하는 동물들이 노래를 부르는데 그런 고민을 할 이유는 없잖아요? 조금 더 풍성한 무언가를 만들어야죠. 어떻게 이렇게 모든 캐릭터들을 매력이 없이 그리며 시대성 역시 놓치는 영화가 나올 수 있는 건지. 개인적으로 올해 본 영화 중에서 가장 아쉬운 영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더군다나 디즈니에서 이런 영화를 만들다니요. 최대한 여성의 캐릭터를 선명하기 위해서 날라의 캐릭터를 조금 더 뚜렷하게 하려고 한 것 같지만 그 역시도 어쩔 수 없이 소극적으로 그려지면서 영화에서 분명한 발자취를 남기지 못합니다. 애초에 자신이 뭘 하고 싶은 건지, 그리고 왜 왕이 되어야 하는 건지도 모르는 어린 수컷 사자의 투정을 118분이나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었죠.

 

다만 중반을 넘어서면서 티몬과 품바가 등장하면서 극의 분위기는 살짝 변하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게 전부라는 것이 [라이온킹]이 가지고 있는 가장 치명적인 약점입니다. 게다가 극의 분위기가 조금이라도 달라지려는 이 순간 심바는 자신의 사명을 깨닫고 다시 그에 대한 행동을 하기 위해서 움직입니다. 아무리 제목이 [라이온킹]이고 이 영화의 주인공이 심바라고 하지만 지나칠 정도로 주변 캐릭터들에 대해서 너무 도구적으로 활용한 채로 사라지고 맙니다.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고자 하는 걸까요? 그렇다고 해서 심바 캐릭터가 아주 매력적이어서 관객의 입장에서 저절로 응원을 하면서 심바가 무조건 잘 되기를 바라게 되는 것도 아니었거든요. 게다가 음악 역시 개인적으로는 [알라딘] 속에 있는 수많은 OST처럼 전율을 느낀다거나 새로운 의미를 담고 있지 못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음악도 제대로 된 감동을 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스토리까지 흔들리니 영화에 대한 장점이라고는 영상 하나만 남는 상황인데, 굳이 사실처럼 보이는 동물들을 볼 거면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기 보다는 다큐멘터리 채널을 보거나, 유튜브를 보는 쪽이 더 빠르고 간단한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원작 이상의 감동을 주면서 관객들에게 놀라움을 선사하려고 하였으나 기술력 자랑으로 남고 만 [라이온킹]이었습니다.

 

로맨스 소설 쓰는 남자 권정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맛있는 부분

하나 하쿠나 마타타

- 천하무적 품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