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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수다] 스포) 라이온킹, 영리한 PC는 어디로 갔는가?

권정선재 2019. 7. 18. 22:18

[영화와 수다] 스포) 라이온킹, 영리한 PC는 어디로 갔는가?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기대가 크면 당연히 실망도 큰 법이기는 한데, [라이온킹]은 정말 못 만들어도 너무 못 만들었다. 아니 기술이 자랑하고 싶으면 어디 기술시연회를 하던가. 이런 걸 가지고 영화를 만든다고 관객들의 시간과 돈을 앗아가다니. 이건 강도라고 불러야 할 정도로 최악인 데다가, 뭐 하나 새로운 것도 없으니 자신들에게도 너무나도 못된 짓을 한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기본적으로 [라이온킹]이 마음에 들지 않는 이유는 그저 아들이라는 이유로 왕위를 물려받는 지질한 주인공 때문이다. 아니 얘가 뭐라고 왕이 되어야 하는 건데? 게다가 생각이라고는 하나도 하지 않는 채로 삼촌에게 가서 나는 왕이 되는데 너는 내 신하야. 안 웃겨? 이러는 인성까지도 망가진 녀석이 울먹이고 겁을 내고 망설이기만 하는 것을 보라고? 정말 이거 너무한 것 아닌가?

 

게다가 동물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면서 캐릭터들이 구별이 되지 않는다. 특히나 스카 같은 경우야 약간 마른 외모를 통해서 알지만, 멍청한 하이에나라거나 리더 하이에나. 뭐 암사자들은 다 같은 것으로만 보인다. 그나마 캐릭터들이 대화를 하면서 그것이 다르게 보이기는 하지만 수많은 동물들은 모두 같은 동물을 복붙한 것처럼 느껴지니 도대체 이걸 보고 뭘 느끼라는 건지 모르겠다.

 

게다가 노래 역시 [알라딘]처럼 엄청난 전율을 주지 못하기에 그저 노래방 배경화면을 보는 기분이었다. 편곡은 왜 또 그렇게 한 거고. 그리고 동물들이 그저 달리기만 하고 표정도 없이 노래를 틀 거면. 굳이 극장에 가서 이 영화를 볼 이유가 뭐가 있나 싶다. 그냥 유튜브에서 사자. 라고 검색한 후 라이온킹 주제가를 튼다면 이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을 것 같다.

 

두 시간이 채 되지 않는 시간 안에 모든 걸 다 넣어야 한다는 건 알지만 정작 넣어야 할 재미는 잃은 영화라니. 티몬과 품바가 나오는 순간 귀엽기는 한데 그래서? 라는 생각이 든다. 애초에 그 많은 이야기를 한 편의 영화 안에 모두 다 밀어넣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도전이었다는 것을 디즈니도 이제는 알지 않았을까 싶다. 시간과 돈이 많다면 [라이온킹] 나쁘지는 않을 거다.

 

로맨스 소설 쓰는 남자 권정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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