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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수다] 스포) 스파이더맨-파 프롬 홈, 너 언제 클래?

권정선재 2019. 7. 18. 22:18

[영화와 수다] 스포) 스파이더맨-파 프롬 홈, 너 언제 클래?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주까지 다녀오면서 자신이 히어로라는 것에 대한 각성이 있는 것 같은 피터 파커는 다시 겁쟁이가 되었다. 아무리 영화들이 하나의 우주 안에 묶여 있는 데다가 각각의 이야기를 그 안에서 다시 그려내야 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라고는 하지만 이건 정말 너무한 것이 아닌가 싶다. 최소한 캐릭터에 일관성이라는 것이 존재해야 하는 것 아닌가? 다시 퇴행이라니. 이건 아니지.

 

물론 아버지 같은 존재의 죽음이 크게 다가오는 건 알지만 퇴행기가 너무 심하다. 이건 바보도 아니고. 어떻게 해야 해? 게다가 아무 것도 아는 것도 없고 겁만 많은 주제에 또 자신의 판단은 지나칠 정도로 믿어버린다. 자신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낳을 것인지에 대한 최소한의 고민도 하지 않고 하는 행동에 대해서 도대체 관객들은 도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인가 싶다.

 

그리고 이 와중에서 여자랑 키스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반복하다니. 아무리 10대 소년이라고 해도 이건 너무하다. 상대의 감정에 대해서도 제대로 모르는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이야기를 하는 남자애의 꼴을 봐야 하는 관객의 입장은 그 누구도 고민하지 않는 것인가? 백 번 양보해서 서로 썸을 타는 사이라고 하더라도 그걸 처음보는 남자에게 모두 다 털어놓는 철딱서니 없는 아이라니.

 

게다가 관객들이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 이상의 무어가를 보여주지 못하는 안일함. 미스테리오라는 캐릭터가 다른 차원에서 온 존재가 아니라 사기꾼이라는 이야기는 이미 개봉하기 전부터 많이 나오던 소리였다. 뭐 코믹스가 있으니 당연한 것이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이건 너무 안일하고. 새로운 것 없는 선택이 아니었나 싶다. 관객들은 인터넷에서 찾는 정보 이상을 찾을 텐데.

 

개인적으로 영화가 독립된 한 편의 영화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기나긴 쿠키 영상 같았다. 그 이후에 이야기들에 대해서 정리를 할 시간이 필요한 것은 알겠으나 그것을 굳이 애매한 포지션의 스파이더맨에게 모두 다 떠맡긴 채로 이야기를 해야만 했던 걸까? 결국 디즈니와 마블, 그리고 소니 모두 그다지 아끼지 않는 자식이 되어버린 것 같은 느낌이다.

 

로맨스 소설 쓰는 남자 권정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