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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수다] 스포) [어벤져스-엔드게임]에 대한 의문점들

권정선재 2019. 5. 10. 18:29

[영화와 수다] 스포) [어벤져스-엔드게임]에 대한 의문점들

 

[어벤져스-엔드게임] (이하 [엔드게임])에 대한 강력한 스포가 있습니다.

 

[엔드게임]을 처음 봤을 때는 그저 어벤져스 어셈블이라는 대사 하나에 반해서 푹 빠져서 봤다. 그런데 두 번째 보고 나서부터 엥? 스러운 부분들이 도드라지기 시작했다. 친구들과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나서 더욱 이상했다. 도대체 이 영화 왜 이렇게 만든 거야? 그냥 흥미만 가지면 된다고 생각을 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묘하게 기분이 나쁘기도 했다. 그리 길지 않은 러닝타임 안에서 이 모든 것을 제대로 다루는 것이 어렵기는 하지만 자기가 출연하는 별 의미 없는 장면도 다 살리면서 이런 설명이 없다니.

 

그 중 가장 먼저 든 의문점은 로키를 외면하는 토르. 두 사람은 자신들만의 서사를 충실하게 쌓아온 캐릭터들이다. 두 캐릭터는 의붓형제였지만 점점 서로의 서사를 쌓아오면서 서로에게 반드시 필요한 존재들이 되어갔다. 그런데 영화에서는 이 부분을 너무나도 쉽게 간과한 것으로 보인다. ‘토르가 과거로 넘어가서 자신의 어머니를 만나서 그토록 애틋하게 행동하면서 로키를 보면서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갈 수 있다고? 눈앞에서 동생이 죽는 것을 보고 또 다른 각성에 대한 욕망을 갖는 그가? 이건 말도 안 되는 거였다.

 

두 번째 든 궁금증은 소울스톤을 돌려놓는 방법이다. 영혼에는 영혼으로 응답한다는 다소 아린 소재를 이용해서 결국 블랙 위도우를 희생하고 나서 소울스톤이라는 아이템을 얻었다. 그런데 이 모든 것들을 제대로 된 시간에 돌려놓아야 한다고 하는데, 영화 안에서는 이 소울스톤을 돌려놓았을 때의 상황에 대해서 제대로 묘사가 되지 않았다. 그냥 제자리에 돌려놓으면 되는 거야. 라고 말을 하는데 이걸 갖고 도대체 뭘 어떻게 돌려놓아야 한다는 건지. 영화를 네 번을 봐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냥 그 자리에 다시 던져두면 되는 건가?

 

세 번째 의문점은 로키가 만들어낸 또 다른 우주다. 분명히 소서러 슈프림헐크에게 하나의 스톤이 사라지게 되면 그것이 사라진 우주가 생겨나게 된다고 했다. 어벤져스 일행이 실패한 과거에서 이미 또 다른 우주가 만들어진 거다. 아직 회개하지 않은 못된 로키의 장난. 그것이 존재하는 세상에 그가 테서렉트. 하나의 스톤을 들고 사라졌는데 그 우주가 다른 변화를 만들어내지 않을 수가 있다고? 그 순간 그는 너무나도 악한 존재였는데 이에 대한 명확한 설명도 없이 그냥 넘어가는 거다.

 

네 번째는 타임 패러독스에 대한 이야기다. 그러니까 현재에서 과거 (현재의 미래)를 바꾸게 된다면 과거(현재의 과거이자 현재와 맞닿은 미래의 과거)는 어떻게 되는 건가. 결국 시간의 흐름이 사라지게 되고 여기에서 어긋남이 발생하게 되는 건데 이 시간의 처리에서 결국 망가지게 된 현실은 어떻게 된다는 의미인가? 하나의 움직임을 통해서 미래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다른 영화 [나비효과]에서 너무나도 친절하게 말해준다. 이 영화는 그 간단한 타임 패러독스에 대한 질문에도 답하지 못한다.

 

다섯 번째는 바로 네 번째와 연결된 과거 네뷸라의 죽음이다. 과거의 네뷸라를 현재의 네뷸라가 죽였음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네뷸라는 사라지지 않는다. 이게 말이 되는가? 마블만이 가지고 있는 멀티 유니버스에 대한 설명이라면 이것이 설명이 되기는 하지만 적어도 영화에서는 멀티 유니버스에 대한 설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적어도 관객들은 영화만을 보고 이것에 대해서 답을 유추해야 하는데. 적어도 영화 안에서는 이 답을 유추할 방법을 주지 않는다.

 

여섯 번째는 과거에 머물기로 한 스티브 로저스’ ‘캡틴 아메리카의 선택이다. 이것 역시 심각한 시간의 오류를 만들어내는 거다. 과거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서도 안 된다고 그렇게 철저하게 자기들끼리 약속을 해놓고서 이런 짓을 하고 온다고? 이게 말이 되는 건가? 결국 과거에 그가 머물기로 하면서 그것은 또 하나의 우주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게 또 다른 평행 우주라면 말이 되는 거지만, 적어도 영화 속에서는 그런 것이 있다는 말을 하지 않았으니 이 안에서는 그게 존재하지 않는다는 거다.

 

일곱 번째는 과거에서 가지고 온 핌 입자에 대한 이야기다. 결국 쓰면 쓸수록 궁금함이 자꾸만 생긴다는 건데. 과거에서 한 번 더 과거로 가면서 그들은 미래로 돌아오기 위해서 핌 입자라는 것을 들고 온다. 그런데 과거에서 그게 사라지게 된다면 그 당시 행크 핌이 그것을 보고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입자를 어떤 식으로 누군가가 악용할 것을 알고 있는데 그게 현재의 무슨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고? 이미 그 순간 지금의 현실과 닿지 않는 또 다른 현실이 만들어지는 건데 이 영화는 이에 대해 침묵한다.

 

그러니까 [엔드게임]을 그저 영화로만 즐기지 못한다면 엄청난 질문만 생겨난다. 쓰면서도 또 다른 궁금증이 마구 생겨나지만 그것을 다 말했다가는 영화 러닝타임도 넘어설 것 같다. 아무리 영화는 영화일 뿐 의심하지 말자. 이런 식으로 말을 하고자 하지만 이건 정말 너무하지 않은가? 아무리 영화를 그대로 두고 보자고 하더라도 이런 식으로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이야기를 넘어서서는 안 되는 거잖아. 적어도 감독은 영화에 대한 예의. 그리고 관객에 대한 예의가 필요한데 적어도 [어벤져스-엔드게임]은 이 부분에 대해서 희망이 없다.

 

로맨스 소설 쓰는 남자 권정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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