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영화와 수다

[영화와 수다] 스포) 협상, 뭘 협상하려는 거지?

권정선재 2018. 9. 26. 00:51

[영화와 수다] 스포) 협상, 뭘 협상하려는 거지?

 

[협상]은 분명히 잘 만든 영화다. 그래서 실망을 안긴다. 도대체 왜 이렇게 잘 만든 영화의 끝이 이 모양인 걸까? 그래서 도대체 감독은 이걸 가지고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건지 모르겠다. 이렇게 큰 그림을 그리고 있으면 카타르시스라도 주던가. 뭐가 하다가 만 것 같은 이야기를 왜 이렇게 집중을 해서 보게 만든 것인지. 그래서 관객에게 무슨 말을 건네고 싶었던 것인가?

 

현빈이 자신의 여동생의 죽음 이후 반역을 꿈꾸는 과정은 꽤나 단순하다. 그런데 이 반전을 알고 난 이후 손예진의 반응이 지나칠 정도로 극적으로 변하는 것은 꽤나 신기하게 다가올 정도였다. 그의 개인사가 나오지 않는 만큼 이 이야기가 나오고 나서 이야기가 허무하게 풀리는 것은 참 어떻게 말을 해야 할까 싶을 정도로 너무나도 단순하다.

 

[협상]을 보고 이상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모든 배우들이 딱 정확한 역할을 하기 때문일 거다. 그런데 이 부분이 뭔가 더 이상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배우들이 빠지는 것도 너무나도 허무하다는 점이다. 그 배역이 사라져야 하는 당위성 같은 것을 주지 않고 그대로 사라지게 되는 거니까. 도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 거야? 라는 기분이 이 상황에서도 드는 거라고 해야 하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협상]은 꽤나 잘 만든 영화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굳이 두 번 볼 영화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나 사회적 전복을 꿈꾸는 것 같으면서도 허무하게 이 부분을 그냥 넘어간다는 점이 도대체 왜? 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니까. 강렬한 한 방이 마지막까지 있었더라면 더 흥미를 가진 채 볼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배우들의 연기는 나쁘지 않았지만 그다지 특별한 것도 없다. 물론 그래서 안정적이긴 하다. [협상]은 그저 잘 만들기 위해서 노력한 영화다. 하지만 이 영화는 절대적으로 잘 만든 영화는 아니다. 그저 자신이 해야 하는 이야기를 가볍게 하는 것이고 그 이상으로 나아가지 못하니까. 적당한 느낌의 영화를 찾는다면 적당히 [협상]과 협상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

 

로맨스 소설 쓰는 남자 권정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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