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 7:42
16화
내일 시간 괜찮아요?
“하아.”
채경이 침대에 눕는다. 채경은 진호의 전화번호를 눌렀다.
“진호 씨?”
“채경 씨?”
전화를 받는 진호의 목소리가 조심스럽다.
“무슨 일 있어요?”
“저, 내일 시간 괜찮아요?”
“내일요?”
진호가 진희를 본다.
“무슨 일이야?”
“채경 씨인데 내일 시간 있냐고 물어서.”
“당연히 있다고 해야지.”
진호가 고개를 끄덕인다.
“있어요.”
“그러면 내일 우리 집에 올래요?”
“네?”
진호가 눈을 동그랗게 뜬다.
“채경 씨 집에요?”
“네.”
진호가 진희를 바라본다.
“아.”
“?”
“그리고 진희 씨도 데리고 오래요.”
“!”
진호가 진희를 바라본다.
“안 될까요?”
“무슨 일이신데요?”
“사과하고 싶으시데요.”
“사과요?”
“네.”
“잠시만요.”
“알았어요.”
진호가 잠시 전화를 내려놓는다.
“무슨 일인데?”
“그 집에 초대하고 싶다는데?”
“뭐?”
진희의 눈이 동그래진다.
“우리를 왜?”
“사과 하고 싶으시대.”
진희의 표정이 어둡다.
“나 꼭 가야해?”
“가기 싫으면 안 가도 돼.”
진희가 고개를 숙인다.
“솔직히 그 아줌마 얼굴 좋게 볼 수 없어.”
“그렇지?”
“응.”
진호의 표정이 어두워진다.
“내가 거절할게.”
“왜?”
“어?”
진희가 미소를 짓는다.
“그래도 사과 하시겠다는 데 받아드리는 게 도리겠지?”
“진희야.”
“오빠, 나는 괜찮아.”
“진짜?”
“응.”
“그럼 진짜로 간다고 한다.”
“물론.”
“진짜지?”
“오빠 속고만 살았어?”
“알았어.”
진호가 미소를 지으며 전화기를 든다.
“여보세요?”
“흠.”
채경이 고개를 갸웃한다.
“왜 이렇게 오래 걸리지?”
솔직히 채경이라도 선뜻 허락하기는 어려울 듯 하다.
“역시 거절인가?”
“여보세요?”
진호다.
“어떻게 되었어요?”
“어떻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네?”
“초대에 응하겠대요.”
“정말요?”
채경의 눈이 동그래진다.
“그래 준대요?”
“네.”
“고마워요.”
“고맙긴요.”
“당연히 고맙죠. 나라면, 당연히 싫을 거 같은데.”
“그래도 초대해주셨으니까 가야 한다는데요?”
“다행이다.”
채경이 안도의 한숨을 쉰다.
“그러면 내가 내일 다시 문자 넣어줄 게요.”
“그래요.”
“잘 자요.”
“네.”
“내 꿈 꿔요.”
“채경 씨도요.”
“진짜 끊어요.”
“네.”
하지만 진호는 전화를 끊지 않는다.
“왜 안 끊어요?”
“남자잖아요.”
“풋.”
채경이 웃음을 터뜨린다.
“치, 나이도 어리면서 남자는 무슨?”
“에? 그래도 저 대한 건아거든요.”
“알겠어요. 진짜 끊어요.”
“네.”
채경이 미소를 지으며 진화를 내렸다.
“하아.”
정말 다행이다. 다행이다.
“엄마가 용서를 구할 수 있겠다.”
엄마의 마음이 조금은 편해졌으면 한다.
“뭐래?”
“고맙대.”
“킥.”
진희가 미소를 짓는다.
“오빠, 나 먼저 들어가서 잘게.”
“그래.”
“잘 자.”
“응.”
진희가 방으로 들어가고 진호는 미소를 짓는다.
“착해.”
“하아.”
진희가 한숨을 쉬며, 침대로 들어간다.
“잘 하는 건가?”
진희가 혀를 내문다.
“모르겠다.”
진희가 이불을 머리까지 뒤집어 쓴다.
“여보세요?”
“진희니?”
“지금 그 사람한테 전화했었는데, 내일 오겠대요.”
“정말?”
정수의 목소리가 밝다.
“엄마 나 때문에 깬 거는 아니죠?”
“막 머리가 아파서 일어나려고 했어.”
진희가 시계를 본다.
“너무 늦었는데.”
“괜찮아.”
“내일 언제쯤 갈까요?”
“한 일곱 시 쯤?”
“네.”
“그래 내일 보자.”
“네, 맛있는 거 많이 해주세요.”
“그래.”
채경이 전화를 끊는다.
“후후.”
정수가 미소를 짓는다.
“내일 무얼 해주어야 할까?”
내일 저녁 준비 할 생각에 조금은 설레는 정수다.
“나도 엄마 인가 봐.”
“하아.”
정수가 머리를 짚는다.
“왜 이러지?”
요즘들어 두통이 잦다.
“당신 뭐해?”
“어머, 깼어요?”
“응.”
주현이 불을 킨다.
“그냥 자지.”
“어디 아파?”
“머리가 조금 아파서요.”
“머리가?”
주현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아스피린이라도 가져다 줄까?”
“내가 가져다 먹을 게요.”
“아니야 내가 가져다 줄게.”
“고마워요.”
“흐음.”
주현의 표정이 심각하다.
“머리가 아프다.”
요새 자주 통증을 호소하는 듯 하다. 여간해서는 아프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는 정수였는데, 기분이 편하지 않은 주현이다.
“여기.”
“고마워요.”
정수가 주현이 건네는 약을 먹는다.
“좀 누워.”
“몇 시나 됐어요?”
“네 시.”
“그럼 금방 일어나야 겠네요.”
“그래도 잠시만이라도 누워 있어.”
“뭐 금방 일어날 건데요.”
정수가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여보.”
“네?”
“그냥 좀 쉬어.”
“네?”
주현의 표정이 심각하다.
“당신 나이 예전처럼 젊지 않아.”
“무슨 뜻이에요?”
“머리 아픈 거 내일 진찰 받아 보자.”
“당신도 참.”
정수가 낮게 웃는다.
“그런 거 아니에요, 요즘 그냥 신경 쓸 일이 많아서 그런 거예요.”
“그래도.”
“괜찮아요.”
정수가 미소를 짓는다.
“지금도 아스피린 먹었더니 금방 괜찮아 지는 걸요?”
“정말?”
“네.”
정수가 주현의 손을 잡는다.
“내 걱정해줘서 고마워요.”
“고맙긴.”
“아니, 고마워요.”
정수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나는 좀 씻을게요.”
“그래.”
정수가 욕실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주현이 한숨을 쉰다.
“좀 쉬었으면 하는데.”
하지만 정수의 고집을 꺽을 자신이 없다.
“하아.”
방법이 없을까?
“하아.”
정수가 무너지듯 욕조에 앉았다.
“아으.”
머리가 아프다. 하지만 주현이 걱정을 할까, 내색을 하지 못했다.
“휴우,”
그나마 아스피린을 먹어서 조금은 나아졌다. 하지만 머리가 아픈 게 생각보다 심하다. 여태까지 겪어본 적이 없는 고통이다. 채경을 나을 때 못지 않게 고통을 주고 있다. 정수는 조금 무섭다.
“정말 병원을 가봐야 하나?”
하지만 정수는 건강 하나 만큼은 자신이 있었다. 나이가 있지만, 그래도 꾸준히 운동을 했는데, 그럴 리 없다.
“하아.”
그렇다고 무작정 안심만 하고 있을 수도 없었다. 이미 정수의 친구 중 일부는 병으로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었다. 그동안 시간 핑계만 대고, 단 한 번도 건강 검진을 받은 적이 없는데, 정수는 이제라도 그 것을 받아야 할 지 고민이 된다. 특히 지금처럼 머리가 아파 올때는 말이다.
“휴우.”
얼마나 지났을까? 머리의 통증이 조금은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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