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단편 소설

보람 찬 하루

권정선재 2008. 4. 3. 20:50

 

 

 

 보람 찬 하루

 

 

 

 너는 영화 어�어?

 

 그저 그랬어.

 

 찬의 말에 보람이 입을 삐죽거립니다.

 

 너는 무슨 남자애가 그렇게 무드가 없냐?

 

 너희 또 싸우겠다.

 

 하루가 두 사람을 말립니다.

 

 아니, 얘가 그렇잖아.

 

 찬도 발끈합니다.

 

너 말 끝마다 자꾸 남자 남자 그러는데, 그러는 너는 얼마나 여자 같길래, 그러는 거냐? 너 되게 웃기다.

 

 내가 뭐가 어때서?

 

 그만들 하라니까.

 

 하루가 두 사람을 말리느라 분주합니다.

 

 너네는 어떻게 고등학교 시절부터 변한 게 하나도 없냐?

 

 .

 

 이 쥐방울이 자꾸 까불잖아.

 

 너 또!

 

 그만!

 

 보람, , 하루는 절친한 친구 사이입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붙어 다니는 세 사람은 조금 이상한 관계입니다. 아무래도 여학생 두 명에 남학생 한 명은 조금 이상한 구도이겠지요?

 

 오늘 저녁은 네가 쏴라.

 

 왜 또 그런 결론에 도달하는 건데?

 

 여기서 일하는 사람 누구야?

 

 찬은 할 말이 없어집니다.

 

 그럼 결정 난 거지.

 

 보람아.

 

 그래 내가 쏜다 쏴. 더러워서 쏴.

 

 찬이가 입을 삐쭉거리며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입니다.

 

 진작 그래야지.

 

 보람이는 기분 좋은 표정을 짓습니다.

 

 

 

 위하여!

 

 그런데 도대체 누구를 위하는 거냐?

 

 그런 거 안 중요하거든요.

 

 보람이가 싱긋 웃으며 샴페인 한 잔 마신다.

 

 아 좋다.

 

 그러게.

 

 찬도 기분 좋은 미소를 짓는다.

 

 두 사람 그렇게 으르렁 대더니 이제 기분이 좋아진 거야?

 

 하루도 싱긋 웃는다.

 

 그러게.

 

 보람도 싱긋 웃습니다.

 

 내가 이 녀석보다 생일이 빠르잖아. 그러니까 넓은 아량으로 이 어린 놈을 용서해 줘야지. .

 

 웃기고 있네.

 

 말은 이렇게 하지만 찬도 기분 나쁜 표정은 아닙니다.

 

 우리 이런 행복 영원했으면 좋겠다.

 

 그러게.

 

 하루의 표정이 조금 쓸쓸해집니다.

 

 ?

 

?

 

 너 왜 이렇게 우울해?

 

 보람이가 하루의 얼굴을 찬찬히 뜯어 봅니다.

 

 내가 뭘?

 

 이상한데?

 

 그러고보니 하루의 얼굴에 우울함이 조금 묻어 있는 듯 합니다.

 

 그냥 우리가 그냥 이대로 잘 지낼 수 있을까해서 말이야.

 

당연하지.

 

 보람이와 찬이 어깨동무를 합니다.

 

 너는 왜 그런 말도 안 되는 걱정을 하고 있냐?

 

 그런가?

 

 하루가 어색하게 웃는다.

 

 그래 위하여!

 

 위하여!

 

 

 

 하아.

 

 하루는 소중하게 찬이 담겨 있는 사진을 쓸어봅니다.

 

 우리 정말 이대로 친구만 해야 하는 거야?

 

 하지만 하루의 마음은 그렇게 가벼운 게 아닙니다.

 

 

 

 후우.

 

 보람도 가슴이 두근거려서 잠을 못 자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찬이 녀석 아까 조금 멋있었어.

 

 자기도 모르게 얼굴이 붉어지는 보람입니다.

 

 미쳤어. 미쳤어. 그 녀석이 뭐라고.

 

 하지만 조금 잘생기기는 한 찬입니다.

 

 헤헤.

 

 정말 좋은 친구입니다. 그냥 친구로 두기는 아까운 그런 친구 말이죠.

 

 

 

 참 재밌는 녀석들이야.

 

 반면 두 사람이 전혀 여자로 보이지 않는 찬입니다.

 

언제나 즐거워.

 

 단순히 보람이와 하루와 어울리는 게 즐거운 모양입니다.

 

 읏차, 오늘은 참 보람 찬 하루였다.

 

 찬이는 잠을 청합니다.

 

 

 

 나도 자야겠다.

 

 하루도 스탠드의 불을 끄고, 이불을 머리까지 덮습니다.

 

 

 

 하암.

 

 보람이는 눈에 눈물이 글썽이더니 어느 순간 조용해 졌습니다. 이렇게 세 사람의 보람 찬 하루가 지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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