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상/3n살의 시선

[이슈 플러스] 맹모삼천지교, 과연 옳기만 한가?

권정선재 2008. 5. 30. 23:21

맹모삼천지교를 읽고

 

모성애의 상징으로 알려진 맹모삼천지교의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은 대한민국에서 찾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그만큼 맹모삼천지교는 우리 삶에 깊숙이 들어온 고사성어 중 하나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맹모삼천지교에 대해서 모성애의 긍정적인 부분만을 평가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맹모삼천지교는 굉장히 큰 문제를 가진 이야기로 보입니다.

 

맹모삼천지교의 이야기는 비단 고사성어 속의 이야기만이 아닙니다. 바로 현재 우리 사회 속에서도 펼쳐지는 하나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부모들이 수단과 방법을 쓰지 않고 살기 위해서 노력을 하는 소위 강남 8학군, 혹은 분당의 명문 사학지역들 모두 맹모삼천지교의 비뚤어진 방법의 하나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의 교육환경이 다른 곳보다 좋다고 알려진 이들 지역은 집값 역시 엄청나게 비쌉니다. 그만큼 부모들이 아이들을 위해서 노력을 하기 때문이죠. 자식을 위한다는 점이 굉장히 훌륭한 관점으로 보이고 그렇게 생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과연 옳기만 한 것일까요?

 

맹모삼천지교의 말대로 환경의 중요성을 무시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실제로 상류층 가정에서 자라난 아이들이 하류층 가정에서 자라난 아이들보다는 더 뛰어난 사회적 성공을 보장받고 더 높은 학업 수준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단순히 환경의 탓만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보입니다. 우리 속담에는 개천에서 용난다.라는 말도 있습니다. 이 말은 맹모삼천지교와는 다르게, 단순히 환경의 탓만 하기 전에 본인의 노력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물론 맹모삼천지교 고사성어가 단순히 환경의 영향이 매우 크다는 것만을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맹모삼천지교가 아직까지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이유 중 하나는 그 속에 담긴 모성애 때문이기도 합니다. 아빠가 없는 맹자를 위해서 홀로 고군분투하는 맹모의 모습은 가히 감동적입니다. 하지만 이 역시도 현대의 관점으로 보았을 때는 문제가 많다고 보아집니다. 자식을 위해서 부모를 희생해야 한다는 가치는 현대의 사회에 비추어 볼 때는 그 자체가 모순이기 때문입니다. 비록 부모가 자식을 위해서 노력은 해야하지만, 자신 마저도 포기하면서 자식을 위하는 것은 현대의 가치로서는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맹모삼천지교 속의 맹모는 맹자의 교육에 모든 것을 걸고, 이사를 다닙니다. 물론 본인도 열심히 삶을 꾸리려고 하지만, 그 주체 자체가 맹모가 아닌 맹자에게만 맞추어져 있습니다. 맹모의 삶 자체가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닌 맹자의 것이 되는 겁니다. 단순히 부모의 희생만을 요구하는 것은 현재의 가치로 봤을 때는 굉장히 문제가 많은 것이겠지요.

 

물론 과거의 모든 것들을 버리자는 것은 아닙니다. 부모가 자식을 위해서는 희생이 따르는 것이 어떻게 보면 당연하겠지요. 하지만 과거의 맹모삼천지교만을 쫓으며 아이들을 괴로움 속으로 몰고 있는 현재의 상황은 다시 지양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블로거 기자단 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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