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랑해! Season 4
- 다섯 번째 이야기 -
“후우.”
손에 꽃다발을 든 선재가 한숨을 내쉰다.
“좋아하시려나?”
꽃집에 가서 가장 잘 나가는 꽃을 달라고 하기는 했는데.
“좀 부족해 보이나?”
겨우 10만 원짜리 꽃다발로 마음이 풀리시려나? 선재는 고개를 갸웃한다.
“아자.”
선재가 작게 기합을 넣는다.
“후우.”
하지만 용기가 나지 않는다. 선재가 심호흡을 하며 다시 마음을 가다듬는다.
“아자, 아자
선재가 어색한 미소를 짓는다.
‘딩동’
그리고 조심스럽게 벨을 누른다.
‘딩동’
“엄마 왔나 봐요.”
벨 소리가 들리자마자 주연이 허겁지겁 현관으로 달려 나간다.
“다쳐.”
하지만 화영의 말은 전혀 들리지 않는 주연이다.
“나 참.”
그런 주연의 모습을 보니 미소만 지어지는 화영이다.
“언제 저렇게 컸는 지.”
화영도 자리에서 일어 난다.
“예쁘네.”
화영이 싱긋 웃는다.
“선재 씨?”
집 안에서 반가운 목소리가 들린다.
“주연 씨?”
“선재 씨 잠시만요.”
‘철컥’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주연이 눈물이 글썽거리는 미소를 지으며 선재의 눈 앞에 서 있다.
“선재 씨.”
주연이 울먹거리면서 선재를 부른다.
“주, 주연 씨.”
선재도 울먹거리면서 주연을 부른다.
“보고 싶었어요.”
주연이 아래 입술을 꼬옥 깨문다.
“저도요.”
“선재 씨.”
주연이 선재를 꼬옥 안는다.
“정말 보고 싶었어요.”
“저도 정말로 보고 싶었어요. 주연 씨.”
주연이 더욱더 꼭 선재를 안는다.
“흠.”
화영이 헛기침을 하자 바로 떨어지며 어색한 미소를 주고 받는 주연과 선재다. 화영은 그런 둘을 보니 미소가 지어진다.
“아, 안녕하세요.”
선재가 꾸벅 인사를 한다.
“일단 들어와요.”
“예.”
선재가 예의 바르게 대답을 하고 주연의 집으로 들어선다.
“그 쪽의 집과 비교해보았을 때 터무니 없이 작은 집일 거예요. 워낙 잘 사는 사람이라고 들었으니까요. 하지만 이런 사람들의 집도 있다는 걸 알고, 그렇게 받아들여줬으면 좋겠어요.”
“저도 예전에는 이런 집에서 살았었습니다.”
선재가 서글서글한 미소를 짓는다.
“흐음.”
화영이 미간을 찌푸리며 선재를 바라본다.
“일단 앉아요.”
“네.”
선재가 소파에 조심스럽게 앉는다.
“뭐라도 좀 마실래요?”
“일단 이거 받으세요.”
선재가 다시 일어나서 재빨리 꽃을 내민다.
“이게 왠 꽃이에요?”
화영이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선재를 바라본다.
“어머니 드리려고 사왔습니다.”
선재가 넉살도 좋게 웃음을 지으며 화영에게 건넨다.
“나 좋은 말 하려고 부른 거 아니거든요?”
화영이 미간을 찌푸린다.
“하지만 이 꽃은 잘 받을게요.”
화영의 말에 살짝 얼어 있던 선재와 주연이 화영의 가벼운 농담에 겨우 미소를 지으며 서로를 바라 본다.
“뭐 마실래요? 주스도 있고, 홍차도 있고 커피도 있는데.”
“저는 물이면 족합니다.”
“알았어요.”
화영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주연이 황급히 화영을 막는다.
“엄마 제가 떠올게요.”
“집에서는 지 물도 안 떠 먹는 게.”
화영이 주연을 노려보자 주연이 입을 삐죽거린다.
“풋.”
그런 주연의 모습을 보고 선재가 웃음을 터뜨리자 화영이 선재를 바라본다. 그러자 선재가 바로 웃음을 거둔다.
“선재 씨 여기요.”
“고마워요.”
선재가 주연이 건넨 물을 한 모금 들이킨다.
“저기 나 먼저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요.”
“물어보세요.”
선재가 부드러운 미소를 짓는다.
“평상시에도 이렇게 존댓말을 쓰나요?”
“네?”
주연과 선재가 서로를 바라본다.
“서로 이렇게 존댓말을 쓰냐는 말이에요.”
“네. 당연합니다.”
“응.”
“지금 내 앞에서만 일부러 그러는 게 아니 라요?”
화영은 적잖이 놀랐다. 요즘 사람들이 이렇게 서로를 존중해주면서 만나다니.
“선재 씨 항상 존댓말 써요.”
주연이 싱긋 웃자, 화영이 인상을 찌푸린다.
“너는 조용히 안 할래?”
화영의 말에 주연이 입을 다문다.
“피.”
화영이 다시 선재를 바라본다.
“그래 내가 오늘 왜 부른 지는 알고 있겠죠?”
“네.”
선재가 바로 진지한 표정을 짓는다.
“나는 두 사람의 동거 자체를 화를 내는 게 아니에요.”
화영이 지긋이 선재를 바라본다.
“나는 단지 두 사람이 나를 속였다는 그 사실에 화가 나는 거예요. 물론 두 사람이 동거를 한다고 했을 때, 나는 화를 냈을 거예요. 당연히 반대를 했었겠죠. 하지만 그래도 두 사람은 먼저 저에게 동의를 구했어야 했어요. 안 그렇나요?”
“죄송합니다.”
선재가 고개를 끄덕인다.
“제가 생각이 짧았습니다.”
“휴우.”
화영이 한숨을 쉰다.
“오늘 밤에 무슨 약속이 있나요?”
“약속이요?”
선재가 고개를 젓는다.
“약속이 없고, 약속이 있더라도 취소하겠습니다.”
“좋아요.”
화영이 고개를 끄덕인다.
“주연아, 과일 좀 내올래?”
“네.”
주연이 일어나서 부엌으로 향한다. 그리고 과일을 내온다.
“들어요.”
“고맙습니다.”
이야기가 길어지려고 하고 있었다.
“으아 배 부르다.”
소은이 기분 좋게 자신의 배를 두드린다.
“서우 씨도 맛있게 드셨죠? 여기가 삼계탕 무지하게 잘 하거든요.”
“소은 씨.”
“네?”
소은이 서우를 바라본다.
“왜요?”
“정말 소은 씨 때문에 간이 떨어질 뻔 했다고요.”
서우가 아직도 울상을 짓고 있다.
“에이. 무슨 남자가 그렇게 쪼잔 해요?”
소은이 생글생글 웃는다.
“네?”
“솔직히 그렇잖아요.”
소은이 서우보다 두 걸음 앞서서 걸어서 뒤를 보고 싱긋 웃는다.
“너무 한다.”
“소, 소은 씨.”
“헤헤, 농담이에요.”
서우가 당황하자, 소은이 다시 서우의 팔짱을 끼며 귀엽게 웃는다.
“나 참.”
서우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미안해요.”
소은이 두 손을 모은다.
“서우 씨 화 좀 풀어요.”
“알았어요.”
서우가 마지못해 미소를 짓는다.
“에 안 알았는데?”
소은이 서우의 팔짱을 꼬옥 낀다.
“소, 소은 씨.”
서우의 얼굴이 붉어 진다.
“어? 서우 씨는 제가 싫으신 가봐요.”
소은이 서운한 표정을 지으며 팔짱을 빼자, 서우가 그 손을 꼭 잡는다.
“싫은 건 아니고.”
“킥.”
소은이 싱그러운 미소를 짓는다.
“귀여운 거 알아요?”
“네?”
“서우 씨.”
“?”
서우가 소은을 바라본다.
“왜요?”
“제 이상형이 누구인 줄 알아요?”
“네?”
“귀여운 사람이요.”
서우의 얼굴이 붉어지고, 소은이 싱긋 웃는다.
28살 여자.
똑 부러지고, 매사에 열심히 하는 여성. 항상 다정다감한 성격으로 인기 만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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