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랑해! Season 4
- 스물여덟 번째 이야기 -
“뭐야 겨우 토스트를 먹으려고 한 거였어?”
“서, 성기야.”
주연이 떨리는 목소리로 성기를 부른다.
“어쩐 일이야?”
“어전 일이긴?”
성기가 미소를 지으며 차에서 내린다.
“너 보고 싶어서 왔지.”
“
“농담 아닌데?”
성기가 어깨를 으쓱해 보인다.
“나 정말 너 보고 싶어서 온 거야.”
“그냥 해주는 말이라도 그렇게 들으니까 좋기는 좋네.”
주연이 마음이 급하면서도 애써 미소를 지으며 성기의 말에 대꾸를 한다.
“그렇지?’
성기가 씩 웃는다.
“가자, 맛있는 거 사줄게.”
“아니, 나 친구랑 점심 약속 있어.”
“그럼 그 친구도 같이 가.”
성기가 밝은 미소를 짓는다.
“나 그 정도 돈은 있어.”
“됐어.”
주연이 단호히 거절한다.
“너 그런 말 하는 거 나에게도 실례고 내 친구에게도 실례야.”
“아, 그런가?”
성기가 머리를 긁적인다.
“그러면 미안.”
“오늘은 정말 안 돼. 그냥 가.”
“흐음.”
성기가 미간을 찌푸린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가라고 하는 건 너무한 거 아니야?”
“뭐?”
주연이 당황하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성기가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주연의 어깨에 팔을 두른다.
“나도 저 토스트 집에서 토스트 먹으면 돼지.”
“어?”
주연의 눈이 동그래진다.
“무, 무슨 말이야?”
“왜 안 될 일이라도 있어?”
“그, 그건 아니지만.”
성기가 씩 웃는다.
“그러면 가자.”
그리고 먼저 성큼성큼 걸어가는 성기다.
“!”
주연이 놀란 눈을 하고 황급히 성기를 쫓는다.
“
“뭐야?”
선재가 못마땅하다는 듯 미간을 찌푸린다. 성기와 주연, 두 사람의 모습이 선재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제길.”
평상시 욕을 잘 하지 않는 선재였지만 지금의 상황에서만큼은 욕을 하지 않고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다.
“
그렇게 애써 화를 삭이고 있는데 주연이 그 남자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그 쪽을 바라보니 남자가 이쪽을 향해 있다. 분명 주연의 얼굴에 나타나 있는 당황스러운 표정을 보니 주연 역시 원치 않는 모양이었다.
“주연 씨.”
선재가 작게 주먹을 쥔다.
“딱 이번만이에요.”
그리고 주먹을 피고 가게를 나간다.
“
“빨리 와.”
성기가 토스트 가게에 들어가는 순간 선재가 미끄러지듯 토스트 가게에서 빠져 나온다.
“서, 선.”
선재가 미소를 지으며 눈을 찡긋한다.
“점심 맛있게 먹어요.”
“선재 씨.”
그리고 멀어진다.
“너 안 오고 뭐 해?”
“어?”
주연이 한 번 더 선재를 바라보고 황급히 성기의 뒤를 쫓는다.
“하아.”
선재가 한숨을 내쉰다.
“아주 성인 군자다.”
선재가 슬픈 미소를 짓는다.
“바보 같이 지 여자 하나 못 지키고.”
선재가 발로 돌멩이를 툭 친다.
‘깡’
그 돌멩이가 쓰레기통에 맞자 선재는 더욱 우울해진다. 그 깡통 소리가 선재의 마음 속에서도 울린다.
“뭘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지금이라도 가서 깽판을 놓아야 하는 건지, 아니면 그냥 있어야 하는 건지, 첫 연애를 하는 선재로써는 알기 어려웠다.
“후우.”
머리가 아파오고 있었다. 정말 아파오고 있었다.
“아무도 없잖아.”
“어?”
주연이 어색하게 대꾸한다.
“그, 그렇네.”
“왜 거짓말을 한 거야?”
성기가 서운하다는 표정을 짓는다.
“그, 그냥. 너 힘드니까.”
“아니.”
성기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젓는다.
“네가 이러면 더 힘들어지는 거라고.”
“성기야.”
“어서 먹자.”
주연은 이렇게 제멋대로 구는 성기 때문에 난감해졌다. 그리고 성기에게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자신 때문에 더욱 난감해졌다.
“흐음.”
대연이 가늘게 눈을 뜬다.
“!”
그리고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하지만 몸이 움직여지지 않는다. 여기저기 대연에게 연결된 기계 음이 나는 선들이 대연의 움직임을 제어하고 있다.
“후우.”
대연이 심호흡을 해본다. 왼쪽 갈비뼈가 있는 곳이 조금 아플 뿐, 다른 곳은 아무런 이상도 있지 않은 듯 했다.
“다행인 건가?”
의식도 있고 말도 할 수 있었다.
“선생님!”
그 순간 대연은 커다란 고함에 미간을 찌푸린다.
“
그리고 대연은 갑작스럽게 다시 잠에 빠져들었다.
“흐음.”
그리고 대연이 다시 눈을 떴을 때 화영이 대연의 눈에 보였다.
“어, 엄마.”
“대연아.”
화영이 대연의 손을 꼭 잡는다.
“대연아 내가 누구인줄 알겠니?”
“네.”
대연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데 엄마.”
대연이 조심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저랑 같이 있던 여자애는요?”
“어?”
화영이 난감한 표정을 짓는다.
“지, 지연이라고 말이에요.”
“그 애.”
화영의 얼굴이 살짝 어두워진다.
“많이 다쳤어요?”
“아직 의식을 찾지 못했어?”
“네?”
“대연아!”
대연이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하자, 화영이 황급히 대연을 막는다.
“아직 일어나면 안 돼.”
“하지만.”
“그래도 괜찮데.”
화영이 억지로 대연을 눕힌다.
“네가 건강해야 지연이를 볼 거 아니니?”
“엄마.”
대연의 눈에 눈물이 고인다.
“나, 나 때문이죠?”
“어?”
“그런 거죠?”
대연이 울먹거린다.
“그 아이 나 때문에 다친 거예요. 그래요.”
“아니야.”
화영이 고개를 젓는다.
“그런 거 아니야.”
“아니에요.”
대연이 이를 꽉 문다.
“나 때문에, 나 때문에.”
“대연아.”
화영이 대연을 꼭 끌어 안는다.
“그런 말 하지마, 그런 생각하지마. 대연아 너 때문 아니야.”
“엄마.”
대연의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
“어떡해? 어떡해?”
“괜찮아.”
화영이 대연의 등을 두드려준다.
“너 때문 아니니까, 미안해하지 말고, 아파하지 마.”
“엄마.”
대연의 목소리가 갈라진다.
“너 때문 아니야. 아니야.”
화영이 등을 두드려주는 것에 편안함을 느낀 대연이 다시 눈을 감는다.
“흐음?”
지연이 가늘게 눈을 뜬다.
“!”
의식이 돌아옴과 동시에 충격이 생각이 났다.
“아.”
그리고 온 몸에 느껴지는 통증.
“아빠.”
멀리서 태경이 보였지만 그는 지연의 외침을 듣지 못했다.
“아빠.”
그리고 지연은 다시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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