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랑해! Season 4
- 마흔다섯 번째 이야기 -
“아, 정말입니까?”
“그래.”
대연이 미소를 지으며 지연을 바라본다.
“그러면 지연이 너도 좋지?”
“물론입니다.”
대연이 지연을 깨운 후 지연의 몸은 급속도로 회복이 되고 있었다. 정말 의사조차도 놀랄 정도로 완벽한 회복력을 보이고 있는 지연은 이제 더 이상 중환자 실에 머물 필요가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정말로 괜찮은 겁니까?”
태경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어보자 의사가 고개를 끄덕인다.
“물론입니다. 지연 양이 워낙에 잘 견뎌준데다가, 대연 군이라는 소중한 인연까지 옆에 있어서인지 회복이 저 역시 놀랄 만큼 굉장히 빠릅니다. 이 상태가 그대로 유지만 된다면 분명 아무 탈이 없을 겁니다.”
“고맙습니다.”
태경이 고개를 숙인다.
“정말 고맙습니다.”
“아닙니다.”
의사가 고개를 저으며 태경의 손을 잡는다.
‘제가 한 일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의사 선생님 께서.”
“아니요.”
의사가 고개를 젓는다.
“모든 건 아버님과 대연 군 덕입니다.”
의사가 싱긋 웃는다.
“아버님이 만일 지연 양을 포기하였더라면, 대연 군이 그렇게 지연 양을 찾아 오지 않았더라면 이렇게 아무 일 없이 지나가지는 않았을 겁니다.”
의사가 태경의 손을 힘주어 잡는다.
“아버님이야 말로 세상은 아직 살 만한 곳이라는 것을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저야 말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무슨 말씀을.”
태경의 눈에는 눈물 마저 고여 있다.
“그 아이 없으면 저는 정말로 죽는데,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태경이 연신 고개를 숙인다.
“이런.”
의사가 당황스러운 듯 머리를 긁적인다.
“오빠.”
“화영아.”
태경이 황급히 눈물 자국을 지운다.
“여기까지는 왜 왔어?”
“의사 선생님이 뭐라셔?”
화영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태경을 바라본다.
“안 좋대?”
태경의 눈물이 마음에 걸리는 것일 것이라, 태경은 황급히 미소를 지었다.
“아니야 지연이 너무너무 좋대.”
“정말?”
“그래.”
태경이 고개를 끄덕인다.
“대연 군이 워낙 좋은 사람이라서 아무 이상이 없었대.”
“휴,”
화여 역시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지연이 더 심해지면 어쩌나 했어.”
“왜, 그런 걱정을 해?”
태경이 미소를 짓는다.
“지연이를 걱정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은데?”
“그렇지?”
화영이 고개를 끄덕인다.
“아무튼 다행이야.”
“그래서 말인데.”
태경이 미소를 짓는다.
“우리 아이들에게 선물 하나 해줄까?”
“선물?”
화영이 고개를 갸웃한다.
“무슨 선물?”
“대연아.”
“응?”
대연이 만화책에서 눈을 떼고 화영을 바라본다.
“왜요?”
“너 지연이가 그렇게 좋아?”
“네!”
화영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대답을 하는 대연을 보며 화영이 미소를 짓는다.
“정말 좋은 거야?”
“그럼요.”
“그래.”
화영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면 괜찮겠다.”
“네?”
대연이 고개를 갸웃한다.
“뭐가 괜찮아요.”
“알게 될 거야.”
화영이 장난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응?”
대연은 볼을 살짝 부풀리더니 다시 만화책으로 눈을 돌렸다.
“지연아 이제 몸은 괜찮은 것 같으냐?”
“예.”
지연이 고개를 끄덕인다.
“처음에는 통증이 상당하였으나, 지금은 그 통증이 미미하여 이리 대화를 나누어도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그래.”
태경이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짓는다.
“다행이구나, 정말로 다행이야. 나는, 나는 혹시나 하고 네가, 정말 혹시나 하고 걱정을 했는데.”
“죄송합니다.”
“죄송하기는.”
태경이 고개를 젓는다.
“이 아버지는 네가 살아줘서 고맙다.”
“아버지.”
“지연아.”
태경이 지연의 손을 꼭 잡는다.
“더 이상 전통에 얽매일 필요 없어.”
“!”
지연의 눈이 커다래진다.
“그, 그게 무슨.”
“네가 이렇게 된 것도 전부 다 이 아버지 때문 아니더냐?”
태경이 슬픈 미소를 짓는다.
“다 이 못난 아버지가 그 놈의 전통이 무엇인지 그걸 지키겠다고 쓸 데 없이 고집을 피우는 바람에 이 모양이 된 것이 아니더냐? 그러니, 그러니 더 이상 고집을 부리지 않겠다. 너를 위해서, 내가 사랑하는 너를 위해서.”
“아버지.”
지연이 미소를 짓는다.
“저는 말씀 만으로도 참 감사합니다.”
“응?”
“하지만 저는 아버지가 자랑스러워요.”
“뭐?”
태경이 얼떨떨한 표정을 짓는다.
“그게 무슨 말이더냐?”
“어릴 적부터 제가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단 한 순간도 제가 그 아이들과 다르다는 사실을 부끄러워 하거나 숨은 적은 없었습니다. 너무나도 자랑스러웠고 좋았습니다.”
“지연아.”
“그러니 앞으로도 제가 당당할 수 있도록 아버지는 그렇게 있어주세요.”
지연이 싱긋 웃는다.
“그게 아버지 다우니까요.”
“그래.”
태경이 고개를 끄덕인다.
“누구 부탁인데 그 정도도 못 하겠느냐?”
“헤헤.”
지연이 싱긋 웃는다.
“고맙습니다.”
“그래.”
태경이 고개를 끄덕인다.
“정말이요?”
대연의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정말로 지연이 옆 병실 쓸 수 있는 거예요?”
“그래.”
화영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데 그게 그렇게 좋아?”
“네.”
대연이 미소를 짓는다.
“꽤나 오래 못 봤잖아요.”
“하루야.”
“그래도요.”
화영이 대연의 볼을 가볍게 꼬집는다.
“언제까지고 아기일 줄 알았는데.”
“헤헤.”
대연이 화영을 꼭 안는다.
“엄마한테는 늘 아기에요.”
“치.”
화영이 대연을 꼭 안는다.
“정말?”
“네.”
대연이 고개를 끄덕인다.
“아무리 커도.”
“그래.”
화영이 미소를 짓는다.
“하아.”
벌써 몇 번이나 병실 앞에서 망설이고 있는 지 모르겠다. 주연은 다시 발걸음을 돌렸다. 도무지 화영의 얼굴을 볼 자신이 없었다. 너무나도 모질게 한 자신의 말에 자신도 믿겨지지 않았다.
“미치겠네.”
주연이 아래 입술을 꼭 깨문다.
“바보.”
주연이 고개를 젓는다.
“주연 양.”
“어? 아저씨.”
대연이 여자 친구의 아버지라는 분이었다.
“여기서 뭐해요?”
“그냥이요.”
주연이 미소를 짓는다.
“아저씨는요?”
“나도 그냥.”
태경이 부드러운 미소를 짓는다.
“고민이 있어 보이는데?”
“네?”
“무슨 고민인 지 물어봐도 될까?”
주연이 태경의 얼굴을 본다.
“그냥 들어주실 수 있으세요?”
태경이 고개를 끄덕였다.
'☆ 소설 창고 > 우리, 사랑해! [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 사랑해! season 4 - [마흔일곱 번째 이야기] (0) | 2008.10.03 |
---|---|
우리, 사랑해! season 4 - [마흔여섯 번째 이야기] (0) | 2008.10.03 |
우리, 사랑해! season 4 - [마흔네 번째 이야기] (0) | 2008.10.03 |
우리, 사랑해! season 4 - [마흔세 번째 이야기] (0) | 2008.10.03 |
우리, 사랑해! season 4 - [마흔두 번째 이야기] (0) | 2008.10.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