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랑해! Season 4
- 일흔세 번째 이야기 -
“그나저나 정말 내일 어머니에게 인사 드리러 가는 거야?”
“응.”
혜지가 고개를 끄덕인다.
“후우.”
병환이 긴장한 표정을 짓는다.
“싫다고 하시지 않을까?”
“왜?”
혜지가 미소를 짓는다.
“이렇게 멋지고 좋은 사람인데.”
“나이가 많잖아.”
“에게?”
혜지가 싱긋 웃는다.
“연예인들은 열아홉 살 차이가 나도 잘만 살더라. 우리가 몇 살이나 차이가 난다고 그런 말을 하냐?”
“여덟 살이 적냐?”
“적지는 않지만, 그래도 우리 이렇게 연애 잘 하고 있는데 그까짓 결혼에 나이가 뭐가 대수야?”
혜지가 미소를 짓는다.
“안 그래?”
“그래.”
병환이 미소를 짓는다.
“그게 무슨 상관이야.”
“헤헤.”
혜지가 병환을 파고 든다.
“좋다.”
“킥.”
병환이 웃음을 짓는다.
“우리 결혼 빨리 했으면 좋겠다.”
“그러니까.”
혜지가 고개를 끄덕인다.
“나 정말 좋은 와이프 될 자신이 있는데.”
“나도 정말 좋은 남편 되 줄 자신 있습니다.”
“우리 정말 좋은 부부가 되지 않을까 싶어?”
“그러니까.”
병환이 혜지를 꼭 안는다.
“빨리 결혼하자.”
“응.”
“알았어요.”
“네.”
주연은 전화를 끊고 병실에 들어선다.
“괜찮아 진 거야?”
“응?”
대연의 물음에 주연이 고개를 든다.
“뭐가?”
“두 사람 사이 말이야.”
대연이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을 하려고 애쓴다.
“다시 괜찮아 졌냐고?”
“응.”
주연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오히려 전 보다 더 좋아졌다고 말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괜찮아 졌어. 아주 만족해.”
“그래?”
대연도 미소를 짓는다.
“그런데 너 무슨 걱정 있어?”
“응?”
대연이 주연을 본다.
“그게 무슨 말이야?”
“아니.”
주연이 살짝 고개를 갸웃한다.
“너 안색이 별로 안 좋아서.”
“약 때문에 그래.”
대연이 어색한 미소를 짓는다.
“약을 먹으면 식욕이 떨어진다고 하잖아. 밥을 잘 못 먹으니까 당연히 안색이 조금은 창백해진 것이 사실이지 뭐. 괜찮아. 곧 밥을 잘 먹으면 나아질 테니까.”
“그래?”
주연이 어깨를 으쓱한다.
“네가 괜찮다면 다행이고.”
“누나.”
“응.”
주연이 대연을 보자 대연이 시선을 거둔다.
“죽는 게 뭘까?”
“죽는 거?”
주연이 수상한 표정으로 대연을 본다.
“갑자기 죽는 이야기는 왜 해?”
“그냥.”
대연이 미소를 짓는다.
“궁금해서.”
“나도 잘 모르지.”
주연이 볼을 부풀린다.
“너 어디 아픈 곳 있다고 그래?”
“아니.”
대연이 가만히 고개를 젓는다.
“그냥, 그냥 궁금해서 말이야. 죽는 거에 대해서.”
“아프겠지.”
“몸이?”
“마음이.”
주연이 쓸쓸한 표정을 짓는다.
“분명 마음이 많이 아플 거야.”
“그럴까?”
“응.”
주연이 고개를 끄덕인다.
“죽는 다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들을 두고 떠나야 한다는 거잖아. 사랑하는 사람들을 두고 떠나는 것인데 마음이 아프지 않을 리가 없잖아.”
“그렇네.”
대연도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구나.”
“정말 무슨 일 있는 거 아니야?”
“응.”
대연이 미소를 짓는다.
“아니야.”
“이제 술 끊는 건가?”
“킥.”
준오의 반 농담에 선재가 미소를 짓는다.
“내가 언제 술 많이 마셨냐?”
“응.”
준오가 고개를 끄덕인다.
“나 네 술 짝꿍 해주느라 아주 죽는 줄 알았다. 이제는 그렇게 술을 마시지 않아도 되는 거겠지?”
“그래.”
선재가 미소를 짓는다.
“내가 괜히 너를 고생하게 한 건가?”
“응.”
준오가 당연하다는 듯한 표정을 짓는다.
“너 그 은혜는 반드시 갚아야 하는 거다.”
“알았습니다.”
선재가 부드러운 표정을 짓는다.
“그나저나 지현이 누나는 잘 지내고 있는 거야? 이탈리아로 가서 연락은 온 적이 있어?”
“이메일이 몇 번 오기는 했었어.”
준오가 조금은 못 마땅한 표정을 짓는다.
“전화를 하라고 했더니, 국제 전화비가 너무 비싸서 전화를 할 수 없다는 말만 하더라. 하여간 그 돈 얼마나 한다고.”
“그럼 네가 하지.”
“아서.”
준오가 고개를 젓는다.
“그 돈이 얼만데?”
“킥.”
선재가 미소를 짓는다.
“엄마.”
“응?”
오늘 밤 대연의 옆을 지키는 사람은 화영이었다.
“엄마는 죽지 마.”
대연의 말에 화영이 대연을 돌아다 본다.
“어떻게 안 죽을 수 있어?”
“그래도.”
대연이 슬픈 표정을 짓는다.
“내가 조금은 더 크면, 내가 주연이 누나 만큼 크면, 아니, 정연이가 주연이 누나 만큼은 클 때까지 엄마는 죽지 말아주라. 그 전에 죽으면, 그 전에 죽으면 나 정말로 못 견딜 거 같아.”
“대연아.”
화영이 대연의 옆에 앉는다.
“엄마가 너무 무서운 걸 알려줬구나.”
“죽는 게 뭔지는 알거든.”
대연이 아래 입술을 살짝 깨문다.
“지연이 불쌍해서 어떡해?”
“아유.”
화영이 대연의 팔을 쓸어 준다.
“너도 있고 엄마도 있잖아.”
“그래도.”
대연이 슬픈 표정을 짓는다.
“그래도 아빠는 아니잖아.”
“오빠.”
“응?”
“인연이라는 게 있기는 있나 봐요.”
“무슨 인연?”
“우리를 봐요.”
“우리?”
“네.”
화영이 고개를 끄덕인다.
“우리가 이루지 못한 인연을 우리 대신해서 우리 아이들이 겪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요?”
“그런가?”
“우리가 이루어지지 못한 그 인연의 끊을 우리 아래 아이들이 반드시 이어주었으면 좋겠어요. 두 아이는 행복했으면, 그랬으면 좋겠어요.”
“그럴 거야.”
태경이 미소를 짓는다.
“두 아이라면 그럴 수 있을 거야.”
“그렇겠죠?”
화영이 슬픈 표정을 짓는다.
“그런데 지연이가 오빠가 없어도 잘 견딜 수 있을까, 나 그게 너무나도 걱정이 되요. 정말 너무나도 걱정이 되요. 그 어린 나이에, 아직 아무 것도 모르는 그 어린 나이에 너무 많은 것을 다치지 않을까.”
“화영아.”
“그냥이요.”
화영이 슬픈 미소를 짓는다.
“그냥, 그냥 그래서요.”
“잘 견뎌줄 거야.”
태경이 먼 하늘을 바라본다.
“내 딸이니까.”
'☆ 소설 창고 > 우리, 사랑해! [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 사랑해! season 4 - [일흔다섯 번째 이야기] (0) | 2008.10.18 |
---|---|
우리, 사랑해! season 4 - [일흔네 번째 이야기] (0) | 2008.10.17 |
우리, 사랑해! season 4 - [일흔두 번째 이야기] (0) | 2008.10.16 |
우리, 사랑해! season 4 - [일흔한 번째 이야기] (0) | 2008.10.16 |
우리, 사랑해! season 4 - [일흔 번째 이야기] (0) | 2008.10.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