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랑해! Season 4
- 아흔세 번째 이야기 -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물어도 될까?”
“아니요.”
선재가 고개를 젓는다.
“죄송합니다.”
“아니야.”
병환이 미안한 표정을 짓는다.
“더 많은 것을 도와주지 못해서.”
“형님은 너무나도 고마운 분입니다.”
선재가 싱긋 웃어 보인다.
“저의 한국 생활 중 가장 큰 행운 중 하나에요.”
“고마워.”
병환도 미소를 지어 보인다.
“그렇게까지 말을 해주니까.”
“비록 더 이상 얼굴을 뵐 수는 없어도 기억할 겁니다.”
“나도.”
병환이 미안한 표정을 짓는다.
“나도 그럴 거야.”
“정말 고맙습니다.”
“응.”
병환이 고개를 끄덕인다.
“오빠.”
“화영이 왔니?”
태경의 얼굴은 여느 때와 다름 없이 창백했다. 이런 사람이 왜 위험하다는 것인지, 화영느 믿을 수가 없었다. 화영은 작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오늘은 오빠가 좋아하는 고등어 구워 왔어.”
“우와,”
어차피 죽을 수 밖에 없는 태경에게는 금식이나 그러한 명령이 하나도 내려지지 않았다. 친구의 마지막 가는 길을 더 이상 힘들지 않게 해주기 위한 영우의 마지막 작은 배려이기도 했다.
“웁.”
고등어를 냄새를 맡는 순간, 태경의 입에서 시큼한 위액이 올라왔다. 화영은 황급히 도시락을 뚜껑을 닫았다.
“괘, 괜찮아요?”
“미안.”
태경이 진심으로 미안한 표정을 짓는다.
“먹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못 먹겠네.”
“아니야.”
화영이 가만히 고개를 젓는다.
“내가 냄새가 안 나게 잘 구웠어야 했는데.”
“너는 잘 했어.”
태경이 미소를 지어 보인다.
“내가 너무나도 허약해져서 그렇지.”
“그러니까 왜 그래?”
화영이 원망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지연이도 있고 그런데 조금은 더 건강해야지.”
“그게 어렵네.”
“흐음.”
화영이 못 마땅한 표정을 짓는다.
“그게 뭐가 어려워?’
“그러니까.”
태경이 작은 미소를 지어 보인다.
“그게 뭐가 어려운 지는 모르겠는데 어렵다.”
“아직은 괜찮지?”
“어?”
“아직은, 아직은 괜찮은 거지?”
“그럼.”
태경이 고개를 끄덕인다.
“아직은 괜찮아.”
“오빠 몸은 오빠가 가장 잘 알잖아.”
“그래.”
“그러니까 오빠만 믿을 거야.”
“응.”
태경이 고개를 끄덕인다.
“나만 믿어. 그래도 돼. 그래도 괜찮아.”
“그래.”
화영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나, 나 오빠가 괜찮다고 했으니까, 그랬으니까, 믿을 거야. 정말, 정말 그렇다고 믿을 거야. 알았지?’
“그래, 그렇게 믿어. 그렇게 믿어도 돼. 그래도 괜찮아. 정말 괜찮아. 아무 일도, 아무런 일도 없을 거야.”
태경이 쓸쓸한 미소를 짓는다.
“지금 당장 죽어도 안 이상합니다.”
“!”
영우의 말에 화영의 눈이 커다래진다.
“그, 그 말은.”
“지금 태경이 그 자식 몸은.”
영우가 잠시 말을 끊었다 잇는다.
“온 몸이 암 덩어리입니다.”
“!”
“단 한 군데도 빼놓지 않고 모두 암으로 채워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아.”
화영이 멍한 표정을 짓는다.
“어떻게, 어떻게.”
“지금 그 녀석이 숨을 쉬고 있는 것도 기적입니다.”
영우 역시 멍한 표정을 짓기는 마찬가지였다.
“그 녀석은 정말 정신력으로 버티고 있는 거니까요.”
“하아.”
화영이 한숨을 내쉰다.
“조금만, 조금만 더 오래 살 수 있게는 할 수 없나요?”
영우가 고개를 젓는다.
“한계입니다.”
“한계요?”
“네.”
영우가 고개를 끄덕인다.
“말 그대로, 말 그대로 한계입니다. 더 이상 저 몸이 견딜 수 있을 지 모를 정도로 한계입니다. 몸은 지금 산산이 갈퀴가 찢어 놓는 거 같을 겁니다. 그 고통을 너무나도 잘 견디는 게 신기할 따름입니다.”
“하아.”
화영이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렇군요. 그렇군요.”
“마음의 준비 하셔야 할 겁니다.”
화영은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아직은 아니에요.”
“네?”
“오빠가 괜찮다고 했어요.”
“!’
“그러니까, 그러니까.”
“화영 씨.”
“저는 갈게요.”
화영이 애써 밝은 미소를 지어 보인다.
“저는, 저는 가볼게요.”
“예.”
영우가 고개를 끄덕인다.
“아버지.”
“응?”
태경이 지연을 바라본다.
“왜?”
“그냥 부르고 싶어서요.”
지연이 미소를 지어 보인다.
“그냥 아버지를 부르고 싶어서요.”
“그래.”
태경도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나도 이상하게 우리 지연이의 목소리가 자꾸만, 자꾸만 듣고 싶구나.”
“아버지.”
“더 불러다오.”
“예.”
지연의 눈이 반짝반짝 빛이 난다.
“더 부를게요. 더 불러 드릴게요.”
“그래.”
태경이 고개를 끄덕인다.
“맛있지?”
“응.”
주연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
“그럼, 내가 누군데.”
성기가 자신만만한 미소를 짓는다.
“내가 서울 시내 맛있는 곳은 다 알고 있다고.”
“어련하시겠어요.”
“어라?”
성기가 억울하다는 표정을 짓는다.
“안 믿는 거야?”
“아니, 너무 잘 믿어.”
주연이 싱긋 웃는다.
“너 완전 플레이 보이잖아.”
“아니거든.”
성기가 억울한 표정을 짓는다.
“누가 나보고 플레이 보이래?”
“얼굴에서 다 보이는데 시치미 떼기는.”
“킥.”
성기가 작게 웃음을 짓는다.
“너 관상도 보냐?”
“조금?”
“웃기시네.”
“피.”
주연이 입을 삐쭉 내민다.
“솔직히 너 말하는 거 들으면 완전 제비거든요.”
“아니거든요.”
“맞거든요.”
주연이 싱긋 웃는다.
“그래도 너 되게 사람 기분 좋게 할 줄 알아.”
“그거 칭찬이지?”
“그래.”
주연이 고개를 끄덕인다.
“뭐, 칭찬으로 해두지.”
“칭찬이라니까 기분은 좋네.”
“치.”
주연이 살짝 성기를 흘겨 본다.
“하여간 멘트는 짱이야.”
“킥.”
성기가 작게 미소를 짓는다.
“그나저나 그 사람이랑은 어떻게 지내?”
“응?”
주연이 고개를 든다.
“누구?”
“네, 남자 친구 말이야.”
주연이 순간 멈칫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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