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랑해! Season 4
- 아흔네 번째 이야기 -
“당연히 잘 지내지.”
곧바로 미소를 지으며 답하는 주연이다.
“너는 뭘 그런 걸 묻고 그러냐?”
“그래?”
성기가 조금은 아쉽다는 표정을 짓는다.
“대단하네.”
“뭐가?”
“아니야.”
성기가 미소를 짓는다.
“그나저나 혜지 결혼식은 언제야?”
“아직 날은 안 잡은 거 같아.”
“그래?”
성기가 고개를 끄덕인다.
“나도 갔으면 좋겠다.”
“당연히.”
주연이 미소를 지어 보인다.
“내가 너 초대하라고 할게.”
“그래주면 고맙고.”
“당연히 그래야지.”
주연이 싱긋 웃는다.
“그나저나 많이 늦었다.”
“응?”
성기의 말에 주연이 시계를 본다.
“아.”
주연이 아차하는 표정을 짓는다.
“미안.”
“가야 하지?”
“응.”
주연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다음에 또 같이 밥 먹자.”
“그래.”
성기가 고개를 끄덕이고 주연이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럼 나 갈게.”
“안 나가.”
“응.”
주연은 살짝 손을 흔들고 식당을 나선다.
“흐음.”
성기가 미간을 찌푸린다.
“꽤나 오래 가네.”
이렇게 작업을 거는데도 깨지지 않는 것을 보면 참 신기했다.
“흐음.”
성기가 고개를 갸웃하고 다시 음식을 먹으려는 순간.
‘Rrrrr Rrrrr’
휴대 전화가 울린다. 성기는 액정을 확인해 보지만 모르는 번호다.
“누구지?”
성기가 고개를 갸웃하며 전화를 받는다.
“네, 이성기입니다.”
“안녕하세요? 권선재라고 합니다.”
“누구시라고요?”
“
순간 성기가 멈칫한다.
“아시죠? 저 주연 씨 남자 친구.”
“아, 네.”
성기는 순간 살짝 움찔했다.
“잠시 뵙고 싶어서요.”
“저를요?”
“네.”
“저를 왜?”
“그럴 일이 있어서요.”
“흐음.”
성기는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시간이 안 되시나요?”
“그런 건 아닌데.”
괜히 마음이 불안해지는 성기다.
“시간 잡기가 힘드시면.”
“아닙니다.”
성기는 고개를 젓는다,
“시간 내려면 낼 수 있습니다.”
“좋아요.”
성기는 침을 삼켰다.
“내일
“예.”
성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예.”
성기는 전화를 끊고 고개를 갸웃했다.
“무슨 일이지?”
딱히 만날 일은 없는 사람인데.
“흐음.”
선재를 만날 생각에 조금은 불안해지는 성기다.
“후우.”
선재가 한숨을 내쉰다.
“겨우 약속을 잡았네.”
떨리기는 선재 역시 마찬가지였다. 말도 한 번 섞어 보지 않은 사람에게 통화를 해서 약속을 잡는 일은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게다가 내성적이라서 낯을 가리는 선재에게는 더더욱 어려운 일이었다.
“내일, 이네.”
선재가 쓸쓸한 미소를 짓는다.
“후우.”
선재가 한숨을 내쉰다.
“아.”
“아, 아버지.”
순간 태경이 자신의 배를 쥐고 앞으로 숙이자 지연의 얼굴이 하얘진다.
“괘, 괜찮으십니까?”
“영우.”
태경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영우를 불러다오.”
“예.”
지연이 황급히 일어난다.
“잠시만,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그리고 병실을 뛰쳐 나간다.
“어린 것이 여긴 대견하지 않습니다.”
“태경 오빠 아이니까요.”
영우의 말에 화영이 차분하게 대답을 한다.
“태경이 오빠의 아이라면 응당 그럴 것입니다.”
“아무리 태경이 녀석 아이라도 정말 의젓합니다.”
“그렇게 보고 배운 아이니까요. 그렇게 자라났으니까요.”
“제 아이는 그렇게 가르친다고 해도 그렇게 되지 않을 거 같은데.”
영우가 조금은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어 보인다.
“어릴 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저는 영우 녀석이 너무나도 부럽습니다.”
“뭐가 부럽다고 그런 말씀을 하세요. 언제 죽을 지도 모르는 사람이 되었는데요.”
화영이 쓸쓸하고 원망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자신이 앉아 있는 의자 앞 바닥을 바라본다.
“아무리 부럽고 잘 살아 왔다고 하더라도 이제 곧 죽어야 하는 팔자인데 뭐가 부러워요?”
“그래도 저는 그 녀석이 너무나도 부럽습니다. 이렇게 자신을 걱정해주는 사람들이 있으니까요.”
“영우 씨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영우 씨도 태경 오빠와 마찬 가지의 입장이라면 참 많은 사람들이 걱정을 했을 거예요.”
“그랬을까요? 저에게도 태경이 녀석을 걱정해주는 사람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이 걱정을 해주고 그렇게 해주기는 할까요? 정말요?”
“네, 그럴 거예요.”
화영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영우 씨도 남을 사랑하는 마음 하나는 확실한 분이니까요.”
“훗, 저를 그렇게 말씀을 해주시는 분은 화영 씨가 처음이네요.”
영우가 조금은 기쁘다는 표정으로 미소를 지으며 화영을 바라본다.
“참 좋겠습니다. 태경이 녀석은 이렇게 부탁을 할 분도 있고 말이에요.”
“부탁이라, 네 부탁이죠. 하지만 지연이는 제가 없어도 잘 자랄 아이입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아직은 어른의 보호가 필요한 것이 분명한 아직은 아이입니다.”
“이미 지연이는 아이를 넘어 섰어요. 지연이의 속이 얼마나 꽉 차 있는 지, 놀라실 거예요.”
“정말 속 하나는 진국인 아이죠. 요즘 아이들 중에서 그런 아이를 찾아 볼래도 찾을 수가 없습니다.”
“지연이와 같은 아이를 찾을 래야 찾을 수가 없죠. 그런 아이가 어디 요즘 세상에 존재하기나 하나요?”
“이런 걸 보면 정말 많은 걸 가진 녀석인데.”
“너무 많은 걸 가졌나봐요.”
화영이 쓸쓸한 표정을 지어 보인다.
“너무 많은 것을 가져서 하느님에 데려가나봐요.”
“그런가 봅니다. 하느님이 너무 많은 것을 누리게 했으니.”
“정말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지연이 곁에 있어주면 좋을 텐데.”
“모든 것은 사람에게 달린 것이 아니라 하늘에게 달린 거니까요.”
“아무리 하늘에 달렸더라도 말이에요. 아주 조금의 유예기간이라도 있으면 좋을 텐데.”
“제 말이요.”
태경도 쓸쓸한 표정을 지어 보인다.
“정말 그랬으면 여한이 없겠습니다. 없겠어요.”
“아저씨.”
그 순간 지연의 거친 목소리가 들린다.
“지연아.”
화영이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서 지연을 바라본다.
“무슨 일이야?”
“아버지가, 아버지가.”
지연이 연신 거친 숨을 몰아쉰다.
“아버지가 왜? 응? 지연아. 아버지가 왜?”
화영 역시 얼굴이 하얗게 질리기는 마찬가지다.
“아프시대요. 지금 너무, 너무나도 아프시대요. 아버지가 아프시대요.”
“이런.”
영우가 황급히 병실로 뛰어 들어간다.
“고통을 견딜 수 없을 텐데, 제길, 제길.”
영우는 연신 욕을 내뱉었다.
“후우.”
영우가 이마에 땀을 닦아 낸다.
“어때요?”
“아직은 괜찮습니다.”
영우가 겨우 미소를 지어 보인다.
“어떻게 잘 버티는 군요. 참 신기하네요.”
“그렇죠?”
화영이 눈을 감고 있는 태경을 보며 미소를 짓는다.
“참 강해요.”
“그러게 말입니다.”
영우가 고개를 젓는다.
“저 고통을 어떻게 견디는 지.”
“참 아버지라는 존재는 대단해요.”
화영이 쓸쓸한 미소를 지으며 태경의 손을 잡는다.
“딸을 위해서 함부로 눈을 감을 수도 없는 존재이니까요.”
“지연 양도 행복하겠죠.”
“조금은 더 있을 수 있겠죠?”
화영의 물음에 영우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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