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우리, 사랑해! [완]

우리, 사랑해! season 4 - [아흔다섯 번째 이야기]

권정선재 2008. 10. 30. 22:52

 

 

 

우리, 사랑해! Season 4

 

- 아흔다섯 번째 이야기 -

 

 

 

이제 내 보내지.

 

?

 

영우가 눈을 동그랗게 뜬다.

 

,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무슨 말이긴?

 

과장이 못 마땅한 표정을 짓는다.

 

사람 죽인 거 소문 내고 싶어서 그래?

 

하지만.

 

영우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환자입니다.

 

돈이 있어?

 

나을 수가 있어?

 

다른 의사들이 한 마디씩 거든다.

 

그런 환자 데리고 있어 봤자 우리 병원에 득 될 거 하나도 없다고.

 

해가 되면 해가 되죠.

 

그러니까.

 

다들 못 마땅한 표정을 짓는다.

 

하지만.

 

지금 병원의 명령을 거절하곘다는 겁니까?

 

아무리 우정이 소중하셔도 이러시면 안 되지요.

 

영우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당장 쫓아 내지 않는다면, 우리가 쫓아낼 겁니다.

 

그러니 선생이 좋게 이야기를 하시지요.

 

알겠습니다.

 

영우가 겨우 고개를 끄덕인다.

 

내보내지요.

 

잘 선택했습니다.

 

역시 선생은 우리 병원의 인재요.

 

영우는 작게 목례를 하고 회의실을 빠져 나왔다.

 

 

 

하아.

 

쫓아내야 한다.

 

미치겠군.

 

영우가 이마를 짚는다.

 

 

 

부모님 상견례 날을 잡아야지.

 

.

 

병환이 조심스럽게 대답을 한다.

 

자네 어머니는 언제 시간이 되시나?

 

어머니께서는 사나흘 전에 일러주시면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

 

혜지의 어머니가 고개를 끄덕인다.

 

자네가 꽤나 급한 듯 하니 이번 토요일 저녁에 만나뵙는 것이 어떤가?

 

괜찮습니다.

 

병환이 미소를 짓는다.

 

그러면 어디서?

 

호텔 라이아 1층에 있는 커피숍으로 저녁 7에 뵐 수 있겠나?

 

.

 

병환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그렇게 전하겠습니다.

 

그래.

 

 

 

후우.

 

상견례 날 정했어?

 

.

 

혜지도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다행이다.

 

이제 정말 결혼을 하는 건가?

 

.

 

혜지가 고개를 끄덕인다.

 

좋다.

 

나도.

 

병환이 싱긋 웃는다.

 

이제 우리 정말 같이 사는 거구나.

 

그러니까, 매일 얼굴 보고.

 

지금도 얼굴은 보는데?

 

.

 

혜지가 작게 미소를 짓는다.

 

나 빨리 오빠랑 결혼하고 싶어.

 

?

 

좋으니까.

 

혜지가 병환의 어깨에 기댄다.

 

나 어떤 사람보다 오빠가 좋으니까.

 

.

 

병환이 작게 미소를 짓는다.

 

너 자꾸 거짓말 하면 삐진다.

 

? 아닌데?

 

혜지가 볼을 부풀리면서 병환의 얼굴을 바라본다.

 

오빠는 왜 거짓말이라고 생각을 하는 거야?

 

내가 어머니보다 좋아?

 

당연하지.

 

혜지가 미소를 지어 보인다.

 

이제 엄마가 아니라 오빠랑 살 거니까.

 

어머니 들으시면 서운해 하시겠다.

 

괜찮습니다.

 

혜지가 병환의 어깨에 기댄다.

 

엄마에게는 아빠가 있으니까.

 

.

 

병환이 작게 미소 짓는다.

 

그런 건가?

 

.

 

혜지가 고개를 끄덕인다.

 

결혼 빨리 하면 좋겠다.

 

그러게, 추워지기 전에.

 

추우면 웨딩드레스도 제대로 못 입을 텐데.

 

순간 혜지가 벌떡 일어난다.

 

?

 

나 헬스 끊어야 겠다.

 

헬스?

 

병환이 고개를 갸웃하며 혜지의 얼굴을 바라본다.

 

너 날씬한데 무슨 헬스를 끊어.

 

아니야.

 

혜지가 울상을 짓는다.

 

웨딩 드레스 입으려면 얼마나 몸매가 훌륭해야 하는데, 미치겠다.

 

너 괜찮아.

 

됐거든요.

 

혜지가 볼을 부풀린다.

 

진짜 다이어트 해야 겠다. 죽음의 다이어트.

 

나 참.

 

병환이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선생님!

 

?

 

태경에게 사실을 말해주기 위해서 태경의 병실로 향하고 있는데 간호사가 영우에게 뛰어 온다.

 

이태경 환자가, 이태경 환자가.

 

이태경 환자가 뭐?

 

영우의 얼굴이 하얗게 질린다.

 

숨을 쉬지 않습니다.

 

!

 

영우의 얼굴이 굳는다.

 

, 그게 무슨 말이야?

 

갑자기, 갑자기 숨을 쉬지 않습니다?

 

제길.

 

영우가 병실로 뛰어 간다.

 

 

 

강해져야 한다.

 

.

 

화영의 말에 지연이 고개를 끄덕인다.

 

아버지의 말씀대로 강해질 겁니다.

 

그래.

 

화영이 미소를 지어 보인다.

 

너는 태경이 오빠, 그러니까 네 아버지를 참 많이 닮았으니까, 그러니까 너는 꼭 강하게 자랄 거야.

 

고맙습니다.

 

지연이 화영의 얼굴을 바라본다.

 

정말 얼마 남으시지 않으신 거겠죠?

 

그래.

 

화영이 고개를 끄덕인다.

 

얼마 남지 않았을 거야.

 

아버지가 아프지 않게 가시면 좋겠는데.

 

그렇겠지.

 

화영이 슬픈 미소를 짓는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사랑을 하는데 힘들게 가겠니?

 

그렇겠지요.

 

지연이 애틋한 표정을 짓는다.

 

참 많은 것을 얻었습니다.

 

그래.

 

아버지는 참 좋은 분이셨으니까요.

 

그래.

 

화영이 지연의 손을 잡아 준다.

 

언제나 너의 마음 속에서 담고 살거라.

 

.

 

지연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럴 겁니다.

 

그 순간.

 

삐이

 

!

 

, 아버지!

 

화영과 지연이 동시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버지!

 

지연이 소리를 지르며 병실로 뛰어 들어갔다.

 

 

 

하아. 하아.

 

영우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태경을 바라본다.

 

이 개 자식아.

 

태경은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나쁜 놈.

 

후배 의사가 영우의 어깨를 두드렸다.

 

흐읍.

 

영우의 눈에서 눈물이 고였다.

 

개 자식아.

 

영우는 대답이 없다.

 

지연이 어쩌라고.

 

영우의 몸이 가늘게 떨린다.

 

지연이, 지연이 어쩌라고.

 

영우가 무너져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