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우리, 사랑해! [완]

우리, 사랑해! season 4 - [아흔일곱 번째 이야기]

권정선재 2008. 10. 31. 22:56

 

 

 

우리, 사랑해! Season 4

 

- 아흔일곱 번째 이야기 -

 

 

 

주연 씨 사랑하냐고요.

 

성기가 아래 입술을 꽉 깨문다.

 

성기 씨.

 

그렇다면요?

 

다행이네요.

 

!

 

선재가 부드러운 미소를 짓는다.

 

, 다행이에요.

 

,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성기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다행이라뇨?

 

그럴 일이 있어요.

 

선재가 미소를 지으며 성기의 얼굴을 바라본다.

 

앞으로도 주연 씨 잘 부탁합니다.

 

!

 

성기의 얼굴이 굳는다.

 

주연 씨 먹는 거 되게 좋아하고요. 영화 보는 건 별로 안 좋아해요. 스티커 사진 찍는 건 무지하게 좋아하고, 걷는 것도 나름 좋아해요. 동생들을 너무나도 아껴줄 줄 아는 사람이기도 하고.

 

잠깐!

 

성기가 선재의 말을 끊는다.

 

, 그게 지금 무슨 말입니까?

 

잘 부탁한다고요.

 

선재가 미소를 짓는다.

 

저 떠납니다.

 

!

 

더 이상 한국에 없어요.

 

, 무슨.

 

어머니 따라서 독일로 갑니다.

 

!

 

헤어질 수 밖에 없어요.

 

.

 

성기가 난감한 표정을 짓는다.

 

,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말 그대로입니다.

 

선재가 미소를 짓는다.

 

저는 더 이상 한국에 있지 않으니 한국에서 저 대신 주연 씨를 잘 부탁드린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지금.

 

, 두 분이 사귀길 원합니다.

 

선재가 어색한 미소를 짓는다.

 

다행스럽게도 성기 씨 역시 저 못지 않게 주연 씨를 아껴주고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장난 하십니까?

 

장난이 아닙니다.

 

선재가 진지한 표정을 짓는다.

 

지금 성기 씨 눈에는 제가 장난을 치는 걸로 보이십니까?

 

, 그건 아니지만.

 

성기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

 

, 아무리 떠난다고 하더라도.

 

어떻게 다른 사람에게 여자를 맡길 수 있냐고요?

 

.

 

성기가 고개를 끄덕인다.

 

주연 씨도 성기 씨를 생각하니까요.

 

!

 

성기의 눈이 커다래진다.

 

, 그게 무슨?

 

주연 씨 마음 속에서도 성기 씨가 있습니다.

 

!

 

성기의 사고 회로가 정지한다.

 

제가 보증합니다.

 

선재가 씩 웃는다.

 

그러니 주연 씨를 부탁합니다.

 

.

 

성기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 아무리 그래도.

 

부탁합니다.

 

!

 

선재가 무릎을 꿇었다.

 

, 선재 씨.

 

제발 부탁합니다.

 

선재가 아래 입술을 깨문다.

 

제발. 제발 부탁입니다.

 

하아.

 

성기가 한숨을 내쉰다.

 

도대체 제가 이런 부탁을 하시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당신은.

 

선재가 미소를 짓는다.

 

주연 씨를 아껴줄 게 분명하니까요.

 

!

 

성기의 얼굴이 굳는다.

 

진심으로 그 사람을 대할 거 같습니다.

 

나 참.

 

성기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저 주연이 그냥 건드려 보려고 접근했어요.

 

지금은 아니잖아요.

 

!

 

진심으로 아끼잖아요.

 

선재가 부드러운 미소를 짓는다.

 

그러니 부탁드립니다.

 

나 참.

 

성기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일단 일어나세요.

 

말씀하시기 전에는 안 일어납니다.

 

!

 

카페 사람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선재 씨.

 

제발.

 

순간 성기는 선재의 눈에 맺혀 있는 눈물을 보았다.

 

제발 부탁합니다.

 

후우.

 

성기가 한숨을 내쉰다.

 

알겠습니다.

 

정말입니까?

 

.

 

선재는 너무나도 밝은 미소를 지었다.

 

다행입니다.

 

후우.

 

성기는 가슴 한 구석이 아렸다.

 

정말 괜찮으십니까?

 

.

 

선재는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습니다.

 

선재가 미소를 짓는다.

 

그 사람이 이제 혼자가 아니니까요.

 

!

 

성기는 멈칫한다.

 

정말 다행입니다.

 

선재가 씩 웃는다.

 

 

 

이게 뭐예요?

 

선물이요.

 

?

 

주연이 고개를 갸웃하며 선재가 건넨 것을 풀어 본다.

 

우와 구두 상품권이네요.

 

.

 

선재가 고개를 끄덕인다.

 

구두를 사려다가 주연 씨가 고르는 것보다 못할까봐요.

 

고마워요.

 

주연이 미소를 짓는다.

 

그나저나 바쁜데 나온 거 아니에요?

 

괜찮아요.

 

주연이 고개를 젓는다.

 

이상하게 그립다.

 

?

 

선재 씨 얼굴 보니까 이상하게 그리워요.

 

주연이 슬퍼 보이는 미소를 짓는다.

 

왜 그럴까요?

 

그러게요.

 

선재가 부드러운 미소를 짓는다.

 

그럼 저는 가볼게요.

 

.

 

주연이 고개를 끄덕인다.

 

이번 주말에 부모님 오시면 저도 뵐래요.

 

.

 

선재가 미소를 짓는다.

 

들어가요.

 

.

 

선재는 멀어졌다.

 

 

 

밥 먹어야지.

 

괜찮습니다.

 

지연이 가만히 고개를 젓는다.

 

배가 고프지 않습니다.

 

지연아.

 

둬라.

 

화영이 대연을 말린다.

 

지연아 마실 거라도 줄까?

 

그러면 식혜나 마시겠습니다.

 

그래.

 

화영이 고개를 끄덕인다.

 

지연아.

 

.

 

식혜를 마시던 지연이 화영을 바라본다.

 

울어도 된다.

 

!

 

지연의 눈이 동그래진다.

 

괜히 어른인 듯 안 울고 버틸 필요는 없어.

 

지연이 아래 입술을 살짝 깨문다.

 

알겠지?

 

.

 

지연의 목소리가 물기에 젖는다.

 

정말 괜찮을까요?

 

그럼.

 

화영이 고개를 끄덕인다.

 

울어도 괜찮아. 이럴 때는.

 

아주머니.

 

지연이 화영의 품에 안기어서 참고 또 참은 눈물을 뱉어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