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랑해! PART.2
[여고 4총사]
열네 번째 이야기
희은이의 속 마음
“이상한 소문이 들리더라?”
“응?”
학교에 등교하자 마자 이상한 말을 던지는 서나 때문에 희은이 고개를 갸웃하며 서나를 바라본다.
“무슨 이상한 소문?”
“너희 집 망했어?”
“무, 무슨.”
희은이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갑자기 그게 무슨 말이야?”
“아, 아니.”
서나와 하나가 서로를 바라본다.
“오늘 너 버스 타고 왔다며?”
“응.”
희은이 고개를 끄덕인다.
“나도 평범한 소녀이고 싶어서.”
“음.”
서나가 떨떠름한 표정을 짓는다.
“단지 그게 다야?”
“뭐가?”
“걸어온 이유.”
“당연하지.”
희은이 가방을 내려 놓으며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겨우 그 것 때문에 그런 소문이 돈 거야?”
“음.”
하나가 어깨를 으쓱한다.
“아마 그런 거 같아. 전교에 너희 집이 망했다는 소문이 자자하던 걸. 그렇지 않고서야 네가 그렇게 올 리가 없다고.”
“말 도 안 돼.”
“알아.”
희은이 발끈하자, 하나와 서나가 재빨리 희은을 막는다. 지난 한 달 간의 경우를 보았을 때 희은의 성격은 유현과 큰 차이는 없었다.
“나도 그냥 평범하려고 그래.”
“그래.”
유현이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넌 평범하지 않지.”
“유현아.”
서나가 살짝 못 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노려보자 유현이 어깨를 으쓱한다.
“내가 거짓말을 한 건 아니잖아.”
“그래.”
희은이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내가 원해서 그렇게 된 게 아니라는 건 알아줬으면 해.”
“누구는 원해도 못 그래.”
“알아.”
희은이 유현의 얼굴을 본다.
“하지만 내가 원한 게 아니야.”
“그래.”
서나가 희은의 얼굴을 보며 고개를 끄덕인다.
“네가 원해서 그런 게 아니라는 거 잘 알고 있어. 그러니까 화 내지 마.”
“도대체 내가 뭘 잘못 한 거 야?”
희은이 당황스럽다는 표정을 지으며 유현을 본다.
“내가 잘못한 거니?”
“아니.”
유현이 고개를 젓는다.
“하지만 일부러 그러는 게 더 안 좋아 보일 수도 있어.”
“어째서?”
희은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을 짓는다.
“그게 왜 문제가 되는 건데? 나는 평범해지면 안 돼?”
“안 된다는 게 아니야.”
유현이 어깨를 으쓱한다.
“다만 네가 그러는 건 그냥 가식적이고 꼴 값을 떠는 것 처럼 보인다는 거지.”
“뭐?”
희은의 얼굴이 붉어진다.
“너희도 그렇게 생각하는 거야?”
서나와 하나가 서로의 얼굴을 보며 아무 말도 하지 못하자 희은의 얼굴이 더욱 붉어 진다.
“그랬구나. 너희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구나”
“희은아.”
하나가 귀엽게 눈웃음을 짓는다.
“그냥 화 풀어. 그렇지 않다는 거 아니까.”
“어떻게, 어떻게 너희가 그래? 어떻게.”
“우리가 뭐?”
유현이 무표정한 눈빛으로 희은을 바라본다.
“너는 네가 어떤 앤 줄 몰라.”
“내가 어떤 애인데?”
“너는 그런 걸 하면 안 되는 애야.”
희은은 순간 할 말을 잊었다.
“네가 그런 행동을 하는 거, 물론 네 입장에서는 굉장히 좋은 취지일 거야. 우리는 네 친구이니까 그런 건 잘 알 수 있어. 하지만 네가 하루 아침에 괜히 그러면 쟤가 왜 저럴까? 너를 모르는 애들은 이상한 생각을 할 수도 있다고.”
“그게 어째서, 그렇게 보이는 거야?”
희은은 억울한 표정을 짓는다.
“나는 너희와 같고 싶어.”
“우리는 달라.”
“하지만.”
“희은아.”
유현이 진지한 표정을 짓는다.
“알았어. 네가 왜 그런 건줄.”
서나가 미소를 짓는다.
“그러니까 기분 풀어.”
“그래도, 너희 마저 그런 건 잘못된 거라고 생각을 해.”
“됐어.”
하나가 미소를 지으며 재빨리 대화를 끊는다.
“그나저나 너희들 과제 해 왔어?”
“과제?”
순간 당황하는 세 사람이다.
“무, 무슨 과제?”
희은이 조심스럽게 묻는다.
“자신의 꿈 조사하기.”
“맞다!”
서나가 낭패라는 표정을 짓는다.
“잊고 있었어. 생일 때문에.”
희은 역시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우리 먼저 서로의 꿈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볼까? 서로의 꿈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 서로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 지 알 수 있지 않을까? 그 직업에 대해서 잘 알면 서로가 서로의 과제를 도와줄 수도 있을 테고 말이야. 어때?”
“좋아.”
서나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럼 먼저 나.”
서나가 세 사람을 둘러 본다.
“나는 선생님을 하고 싶어.”
“선생님?”
서나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유현이 떨떠름한 표정을 짓는다.
“너 같은 덜렁이에게 배우는 애는 무슨 죄냐?”
“내, 내가 뭐?”
서나가 입을 삐쭉 내민다.
“나는 선생님을 어릴 때부터 하고 싶었다고. 남학생들의 로망인 여 선생님, 얼마나 좋아?”
“흐음, 그럼, 네 과제는 열심히 성적을 올려서 사대를 가는 걸로 쓰면 되겠네?”
유현의 말에 서나가 어깨를 으쓱한다.
“그러면 다음에 내가 할래.”
하나가 미소를 지으며 세 사람을 바라 본다.
“나는 수의사.”
“수의사?”
희은이 눈을 동그랗게 뜨자, 하나가 희은의 얼굴을 본다.
“왜?”
“너 너무 작잖아.”
희은이 조심스럽게 말을 꺼낸다.
“너는 리트리버보다 작다고.”
“피.”
하나가 볼을 부풀린다.
“내가 동물을 얼마나 좋아하는데.”
“글쎄?”
서나가 어깨를 으쓱한다.
“너 피만 봐도 울려고 하잖아.”
“그, 그런데.”
“수의사 되면 피를 자주 보게 될 걸?”
“안 볼 수도 있을 거야.”
“과연?”
서나가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놀리자 하나가 미간을 찌푸린다.
“진서나 너 자꾸 놀릴래?”
“알았어.”
서나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너도 비슷하겠네. 열심히 공부를 하고 수의학과?”
“그래.”
유현의 말에 서나가 고개를 끄덕인다.
“다음은 내가 한다.”
유현은 입을 열었다.
“나는 요리사를 하고 싶어.”
“너는 잘 할 거야.”
“그래.”
유현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모두 동의를 하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그도 그럴 것이 유현의 요리 솜씨는 다른 사람들이 아닌 세 사람이 더욱 더 잘 알고 있었다. 편 부모 가정이었기에 유현은 요리를 자주 할 수 밖에 없었고, 자연스럽게 그것은 유현의 요리 실력 상승으로 이어졌다.
“그러면 대학은 조리랑 관련된 곳을 가야 하나?”
희은이 말을 꺼내자 유현이 말을 꺼낸다.
“대학은 영문학과나 서반아어학과를 가고 싶어. 어차피 요리사가 되면 다른 나라를 가야 할 테니까 말이야. 요리야 자격증 공부하면서 따로 공부를 하면 되는 거고 정작 내가 요리사가 되고 나서 어떻게 해야 할 지를 생각을 해 보면 그게 더 나은 거 같아. 어차피 레스토랑 같은 곳에서 일을 하게 될 테니까.”
“그래.”
서나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면 희은이 네 꿈은 뭐야?”
“꿈?”
희은이 바닥을 내려다 본다.
“나는 꿈이 없어.”
순간 세 사람이 말을 잃는다.
“너희도 알잖아. 나 무지하게 부잣집 딸내미인 거. 그래서 단 한 번도 꿈을 가질 여유가 없었어. 꿈을 가질 필요가 없었거든. 내가 하고 싶은 직업은 나중에 내가 가지고 있는 돈으로 해도 되니까. 그리고 더 중요한 사실은 나의 미래가 이미 정해져 있었다는 거야. 아마도 우리 아버지의 직업을 이어야 하겠지. 나는 외동 딸이니까, 우리 집안의 일을 내가 끝낼 수는 없는 거잖아.”
“하지만.”
“나도 잘 알고 있어.”
희은이 어색한 표정으로 미소를 짓는다.
“나도 어릴 적에는 내 꿈을 가지고 싶었어, 화가나 피아니스트, 발레리나 이런 것들이 하고 싶었던 적도 있어. 하지만 그런 직업을 선택할 수 없다는 걸 조금 자라고 나서야 알았어. 나는 다르니까.”
희은이 한숨을 내쉰다.
“그런데 이제 천천히 꿈을 생각해 보려고. 너희처럼.”
희은이 싱긋 미소를 짓자 세 사람도 미소를 짓는다.
“네 꿈이 하루 빨리 정해지길 바라.”
“그런 의미에서 내가 우유 쏜다!”
“콜!”
네 소녀의 해맑은 웃음과 함께 희은의 추억의 한 페이지가 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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