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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이랄까 Season 1 - [8화]

권정선재 2009. 3. 13. 18:28



8화. 데이트




“뭐 좋은 일 있어?”


 민정이 계속 생글거리자, 민용이 능글거리며 묻는다.


 “네, 있어요. 오늘 윤호가 데이트하자고 문자 보냈거든요.”


 “데이트? 좋겠네.”


 민용이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대꾸한다.


 “네네 좋아요.”


 민정이 생글거리며 대꾸한다.


 “그렇지, 아직 좋을 때지.”


 민용이 자신의 자리로 향한다.




 “휴.” 


 신지는 벌써 몇 시간 째 휴대전화만 만지작 거리고 있다.


 “어쩌지?” 


 오늘이 결혼기념일이라는 것을 민용이 기억하고 있을까?




 “차렷, 경레!”


 “안녕하세요.” 


 “우리 오늘 어디 할 차례지?”

 민정이 밝게 웃으며 묻는다.


 “48쪽이요.” 


 민호가 생글거리며 답한다.


 “자 48쪽 피자.”


 민정이 웃으며 반 전체를 훑어본다. 윤호가 엎드렸있다.


 “거기, 윤호 아프니?”

 “네. 조금요.”


 윤호가 인상을 찌푸린다.


 “그래, 그럼 양호실을 가지 그래?”

 “괜찮아요. 좀 누워있을게요.”


 “그래.” 


 민정이 조금 쓸쓸한 표정을 짓는다.


 “자 그럼 오늘은 범이가 읽어봐.”




 “애미야. 그러면 우리 민용이는 어떻게 되는 거냐?”

 “모르죠, 어머님. 그거야 도련님이 알아서.”

 “야! 네가 그럼 어쩌니? 네 아들인데.”


 문희가 해미를 윽박지른다.


 “엄마, 저 달력에 표시는 뭐야?”


 고부간의 갈등을 멈추게 하려고 준하가 괜히 달력을 가리킨다. 달력에 조그마한 표시가 되어있다.


 “어머, 내가 있고 있었네.”


 “네? 뭘요. 어머님.”

 “오늘이 민용이 결혼기념일이잖아.”


 “결혼기념일?” 


 준하가 반문한다.


 “이미 이혼한 사이에 무슨 결혼기념일이요?”

 해미가 말하자 문희가 인상을 찌푸린다.


 “헤어져도 결혼기념일인데 챙겨야 하지 않겠니?”




 “윤호야!” 


 민정이 생글거리며 뛰어온다.


 “어, 어!”


 윤호가 고개를 돌려버린다.


 ‘쾅’ 


 “아휴.” 


 “진짜, 조심 좀 하지.”


 윤호가 짜증ㅇ르 내며 민정에게 달려간다.


 “괜찮아요?”

 “응.” 


 무릎이 빨간게 아파보인다.


 “휴, 이리 와요. 엎어 줄게요.”


 “아니야, 괜찮아 윤호야.”

 “빨리요.” 


 “어?”

 윤호가 민정을 가뿐히 업는다.


 “어디로 모실까요?”

 “어디?” 


 “선생님 가고 싶은데 없어요?”


 “음.” 


 민정이 오른 손 검지를 문다.


 “음, 윤호가 가고 싶은 곳으로!”


 “네, 알아서 모시겠습니다.”


 윤호가 시원스레 대답을 하고 달리기 시작했다.


 “유, 윤호야 천천히 달려!”


 “꼭 잡기나 하세요.”




 “우와,”

 “여기 한 번도 안 와봤어요?”

 민정이 고개를 끄덕인다.


 “어떻게 일산에 살면서 일산 호수공원도 안 와 봐요?”


 “그, 그럴 수도 있지.”


 민정이 무안한 듯 얼굴을 붉힌다.


 “치, 치 윤호 미워.”


 민정이 윤호에게 투정을 부린다.


 “에이 왜 이러실까? 선생님 흔들지 마세요. 무거워요.”


 “치치.” 


 민정이 윤호의 타박에도 굴하지 않고 계속 몸을 흔든다.


 “어! 어!”


 “유, 윤호야!”


 ‘쾅’ 


 두 사람이 포개져서 육교에 넘어졌다.


 “유, 윤호야.”


 “서, 선생님.”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다.


 “!” 


 “!” 


 서로 피하듯 고개를 돌리도 입술이 스친 두 사람이다.



 “두 사람 헤어지게 해.”


 “어머님.” 


 “애미야.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