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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이랄까 Season 1 - [9화]

권정선재 2009. 3. 13. 18:29




  


9화. 엄마이니까.




 “두 사람 헤어지게 해.”


 “어머님.” 


 “애미야.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니?”


 “그렇게는 못해요 어머님.”


 “여보.” 


 해미가 문희의 얼굴을 똑바로 본다.


 “전 두사람 편이에요.”


 “여보.” 


 “너 미쳤니?”


 “어머님, 전 그렇게 생각해요. 그건 윤호의 일이니.”


 ‘짝’ 


 문희의 손이 해미의 뺨을 친다.


 “엄마.” 


 “어머님.” 


 해미가 왼쪽 뺨을 어루만진다.


 “어디 감히 제 삼촌의 여자를 빼앗은 놈을, 네가 뭔데!”


 “엄마니까요.” 


 “!” 


 해미의 눈에 눈물이 가득하다.


 “전, 윤호 엄마잖아요. 어머님이 도련님 어머니시듯, 저는 윤호 엄마잖아요. 그러니까, 그러니까 저는 윤호의 편을 들 수 밖에 없잖아요.”


 “!” 


 문희의 눈이 흔들린다.




 “유. 윤호야.”


 그렇게 얼마나 있었을까?


 “안 비킬래?”


 “네?” 


 그제야 자신들의 상태를 파악한 윤호다.


 ‘후다닥’ 


 얼굴이 붉어진 민정과 윤호.


 “거, 걸을까요?”


 “그. 그래.”


 두 사람의 손이 어느새 꼭 쥐어져 있다.




 “하아.” 


 민용이 깊은 한숨을 내쉰다.


 ‘이 선생님, 저 이 선생님 좋아해요’


 민정의 카드가 민용의 손에 쥐어있다.


 “윤호야 미안해.”


 민용의 눈이 흔들린다.




 “우와.” 


 민정의 입에서 감탄사가 터져나온다.


 “예쁘다.” 


 “예쁘죠?”

 “응.” 


 민정의 입가에 예쁜 미소가 걸려있다.


 “왜 이제야 왔을까?”


 “앞으로 내가 같이 와줄게요.”


 “응.” 


 민정의 밝은 미소에, 마음이 아려오는 윤호다.




 “여보.” 


 “내가 잘못한거야?”


 해미의 말에 준하가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한다.


 “어머님, 도련님 챙겨주는 거, 어머님이 엄마니까잖아.”


 “그렇지.” 


 “나도 엄마잖아. 나도 윤호 엄마잖아.”


 해미의 눈에 눈물이 그득하다.


 “나 계속 윤호 편 들어줄 거야.”


 “여보.” 


 “나, 윤호. 엄마니까.”


 해미가 눈물을 닦고 씩씩하게 말한다.




‘딩동, 편지왔어요.’


 “누구지?” 


 민용이 휴대전화의 폴더를 연다.


 ‘오빠, 오늘 무슨 날인지 알아? - 준이 맘’


 “오늘?” 


 달력을 본다. 무슨 날인지 모르겠다.




 ‘딩동, 편지왔어요.’


 신지의 표정에 설렘이 가득하다.


 ‘모르겠는데? 오늘 무슨 날이야? - 사랑하는 사람’


 신지의 얼굴이 살짝 굳는다.




 ‘딩동, 편지 왔어요.’


 ‘아니야, 오빠. 일하던 중이었지? 열심히 해. - 준이 맘’


 “뭐야? 싱겁게.”


 민용은 아무렇지도 않게 폴더를 닫아 버린다.




 “휴,” 


 신지가 한숨을 내쉰다.


 “그래, 오빠는 다 잊었는데, 나 혼자서 이러는 건 바보 같은 거야.”


 신지의 눈에 눈물이 차 오른다.


 “이미, 오빠는 나를 잊었는데. 그런데.”




 “선생님, 고마워요.”


 “응?” 


 민정이 고개를 갸우뚱한다.


 “뭐가?” 


 "제 곁에 있어줘서요.”


 “윤호야. 나야 말로 고마워.”


 민정이 싱긋 웃는다.


 “네?” 


 “나 같이 보잘 것 없는 사람 좋아해주니까.”


 “선생님이 왜 보잘 것 없어요?”


 “그럼?” 


 윤호가 미소를 짓는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할 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