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화. 고백
“민정아, 너 왜그래?”
“신지야. 나 피곤해. 미안.”
민정의 눈이 퉁퉁 부어있다.
“미, 민정아!”
‘쾅’
“무슨 일이지?”
“윤호.”
해미의 눈동자가 멈칫한다.
“무슨 일 있었니?”
“아니.”
어깨가 축 쳐저서 들어오는 윤호. 너무 아파보인다.
“윤호야.”
“여보 무슨 일이야?”
“헤어졌나봐요.”
“뭐?”
준하가 윤호의 방으로 들어가려고 한다.
“왜요?”
“물어봐야 할 것 아냐.”
“여보!”
“왜?”
해미가 손가락을 젓는다.
“음음음, 윤호 힘들 텐데, 우리까지 힘들게 하지 말아요.”
해미가 미소 짓는다.
“윤호, 우리 아들이니까. 알아서 잘 할 거야.”
“선생님.”
자꾸만, 민정이 눈 앞에 어른 거린다. 아프다.
“윤호야.”
핸드폰 액정을 열자, 윤호가 해맑게 웃고 있다.
“윤호야.”
민정의 눈에 다시 눈물이 가득 차 오른다.
“왜. 왜?”
그녀의 눈에서 맑은 비가 흘러내린다.
“선생님.”
예쁜 펜던트에는 민정의 사진이 담겨 있다.
“미안해요.”
윤호의 눈에서 눈물이 고인다.
“사랑해서 그런 거예요.”
눈물 한 방울이 민정의 웃는 얼굴 위로 떨어진다.
“헤어진걸까?”
“아마도.”
“당신은 어떻게 그렇게 태평한거야?”
준하가 살짝 언성을 높이며 말했다.
“그럼 어쩔 건데?”
“뭐가?”
“윤호가 서선생님이랑 사귀는 것은 말릴 수도 없고, 헤어졌다고 다시 붙일 수도 없는 거잖아.”
“…….”
“나는, 그냥 윤호의 선택을 믿고 싶어.”
해미가 미소 짓는다.
“윤호는 내 아들이니까.”
“윤호야!”
저 앞에 윤호가 보인다.
“윤,”
하지만, 윤호는 민정의 목소리가 들리자 발걸음을 더 재촉한다.
“윤호야!”
선생님이다. 붙잡히면 울 것 같다.
“미안해요.”
그렇게 발걸음을 재촉하는 윤호다.
“이건 아니야.”
민정이 작게 고개를 젓는다.
“이대로, 이대로 윤호를 놓아줄 수는 없어. 윤호를...”
민정의 눈에 다시 눈물이 차오른다.
“내 옆에 있어줬던 사람. 진짜 사람. 윤호.”
윤호와 함께 했던 추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민정이다.
‘드르륵’
아이들의 아우성 대는 소리가 바로 사라진다.
“얘들아, 선생님이 오늘 할 말이 있어.”
아이들의 시선이 민정에게로 집중된다.
“사실은.”
“헤어진 것 같다고?”
“응.”
준하의 말에 민용은 내심 안심이 된다.
“넌 뭘 웃고 있냐?”
준하가 서운하다는 투로 말한다.
“준하야. 당연한 거 아니니?”
문희는 무심히 반찬만 집고 있다.
“윤호 그 놈도 못 쓰겠구만.”
“그게 무슨 말이에요?”
“무슨 사내녀석이 그리 끈기가 없어?”
“여보!”
문희의 외침에도 아랑곳 않는 순재다.
“휴.”
신지가 크게 심호흡한다.
“신지야, 준이도 있는데 다시 민용이랑 합치면 안 되겠니?”
“네? 어머님?”
함께 술을 마시던 문희가 갑자기, 신지에게 말을 내뱉는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말 그대로지. 준이도 있는데 말이다.”
“어머님.”
신지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린다.
‘이미, 오빠는 절 보냈는 걸요.’
“왜 싫으냐?”
문희가 무심한 듯 말한다.
“아니요. 하지만, 오빠도 있고요.”
신지는 말을 회피하면서 술을 들이킨다.
“오빠?”
휴대전화의 액정에는 여전히 세 사람이 밝게 웃고 있다.
신지와 민용, 그리고 준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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