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회. 기적이랄까
그 때, 교감선생님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여러분...”
교감선생님이 이사들을 향해 몸을 돌렸다.
“이게, 그리 큰 문제입니까?”
“아니, 홍교감!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요!”
“저는, 제 생각을 말씀드리는 겁니다.”
이사들이 못마땅한 표정으로 교감선생님을 바라본다.
“두 사람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당신이 어떻게 압니까!”
“그럼, 두 사람이 거짓인지, 이사님들은 어찌 아십니까?”
이사들이 일순 조용해졌다.
“저도, 처음에는 이 두 사람을 헤어지라 말하고, 심지어, 서선생에게 사표까지 받았습니다.”
교감선생님이 민정을 바라보더니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 지금은 두 사람이 너무 예뻐보입니다.”
교감이 미소를 짓는다.
“이렇게 당당히, 어른들 계신대도 들어오는 저 윤호군을 보십시오.”
민정과 윤호도 미소를 짓는다.
“물론, 이사님들 눈에는 아니꼬와 보이시겠지만, 그래도 저 학생의 용기라면, 한 번쯤 봐주셔도 되지 않겠습니까?”
“학교 위신이 있지 않습니까!‘
한 이사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말했다.
“위신요?”
교감의 얼굴에 미소가 걸렸다.
“도대체 이 일이 어째서, 위신이 걸린 문제지요?”
“홍교감!”
“저를 자르신다면 드릴 말씀이 없겠지만, 제가 있는 한은 이 두 사람 제가 지켜주겠습니다.”
“교감선생님.”
“괜찮아요.”
민정의 눈에 눈물이 글썽 거린다.
“흠.”
이사들 사이에 침묵이 시작되었다.
“이, 일을 외부에 알리지 않을 자신이 있습니까?”
시간이 얼마나 걸렸을까? 갑자기 한 이사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도대체 왜 이 일이 외부에 알려지면 안 되는 겁니까?”
“윤호학생이 졸업한 후라면 몰라도, 윤호학생이 재학하고 있는 이상. 두 사람의 교재를 허락할 수 없습니다.”
민정과 윤호가 손을 꽉 잡았다.
“하지만, 두 사람이 아무도 모르게 사귄다면 저희들도 모르겠죠.”
민정과 윤호의 얼굴에 미소가 환하게 번진다.
“할아버지 고맙습니다.”
“고맙기는.”
순재의 얼굴에 흐뭇한 미소가 가득하다.
“여보, 학교 이사회는 잘 다녀오셨어요?”
순재가 들어오자 문희가 반갑게 다가온다.
“응, 잘 됐어.”
순재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민정과 윤호를 바라본다.
“아니, 여보!”
“두 사람 너무 예쁘지 않아? 들어오세요.”
“네. 원장선생님.”
“아휴, 원장선생님이 뭐야? 그냥 할아버지라고 불러요.”
“여보!”
“어머, 선생님.”
문희가 순재를 따라가며 투덜거린다. 그 때, 해미가 두 사람을 맞는다.
“음, 두 사람이 어떻게 같이 올까요? 음, 오케이! 좋은 일이구나?”
“헤헷.”
윤호가 귀엽게 웃는다.
“두 사람, 내가 맛있는 거 해줄게요.”
“선생님 들어와요.”
“어?”
그렇게 민정이 윤호의 손을 잡고 윤호의 집에 발을 들였다.
2010년 4월 27일...
그렇게 얼토당토하지도 않게. 나와 선생님이 처음 사귀는 것을 온 가족에게 알리게 되었다.
우여곡절도 많았고, 헤어질 뻔 하기도 했지만. 할아버지 덕에, 서로를 지킬 수 있었던 우리.
앞으로도, 행복하길...
“여보 뭐해!”
“어, 가!”
한 남자가 테이블 위에 한 편지를 두고 간다. 그 편지 끝에는 이렇게 써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귀여운 당신, 서민정을 사랑하는. 이윤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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