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이랄까 Season 1 - [6화]

6화. 세상 밖으로

“네 사겨요.”

 “민정아.” 

 “죄송해요. 윤호 어머님. 하지만, 좋아하게 되었어요.”

 민정의 눈에 눈물이 하나가득 차오른다.

 “죄송해요.” 

 “음, 아니요. 따지려고 온 것은 아니에요.”

 해미가 민정의 어깨를 따뜻하게 감싸준다.

 “고맙다는 말 전해주려고 온 거예요.”

 신지가 해미를 놀란 눈으로 바라보고, 민정도 고개를 든다.

 “네?”

 “우리 윤호, 그 동안 집에서 천덕꾸러기 신세로, 항상 힘들어 했었거든요. 선생님이 이렇게 윤호 옆에 든든히 있어주시겠다는데, 뭐가 걱정이겠어요?”

 “유, 윤호 어머님.”

 “다만 한 가지 걱정인거는요.”

 해미가 민정의 손을 꼭 잡는다.

 “선생님, 나중에 윤호랑 헤어질 때, 딱 끊고 헤어져주셨으면 하고요.”

 “!”

 해미의 눈에도 눈물이 고인다.

 “그래서, 더 아파하지 않게, 딱 끊어달라는 부탁하려고 왔어요.”

 “유, 윤호 어머님. 안 그럴 거예요. 헤어지지 않을 거예요.”

 “아니요.”

 해미가 고개를 젓는다.

 “괜히, 그러시지 않아도 되요. 선생님, 갈 길 가셔야죠. 언젠가는 윤호 보내야 하실 거예요.”

 “어머님.”

 해미의 눈에서 눈물이 한 방울 떨어진다.

 “그 때, 윤호 덜 아프게 부탁드려요.”

 “진짜로 사귄다고?”

 찬성이의 눈이 접시만해진다.

 “응.” 

 윤호가 쑥스러운 듯 머리를 긁적인다.

 “그럼 뭐야?”

 “뭐가?” 

 “승현이 그 자식은 혼자 쇼하고 있는 거야?”

 “어?” 

 “푸하하하.” 

 갑자기 찬성이 침대위를 데굴데굴 구르기 시작했다.

 “그 바보 녀석은 아직 아무 것도 모르고 있는 거 아니야?”

“그, 그렇겠지?”

"푸하하하하!”

 “다녀왔습니다.” 

 “여보, 뭐래?”

 해미가 들어오자 온 가족의 시선이 해미에게 쏠린다.

 “네?” 

 “진짜 사귀는 거냐고?”

 “네.” 

 “내, 내가 윤호 이 자식을.”

 순재가 일어나려고 하자 문희가 잡는다.

 “아유, 여보. 몸도 아프시면서, 그러면 어떡해요?”

 “아버지. 제가 잡아올게요.”

 준하가 나가려 하자 해미가 준하의 팔을 잡는다.

 “음음음” 

 해미가 미소를 지으며 손가락을 젓는다.

 “그냥 둬요.”

 “여보.” 

 “애미야.” 

 “두 사람 다 좋대요. 방금 제가 선생님께도 여쭤보고 왔는 걸요.”

 “그럼, 민용이는 어쩌구!”

 문희가 소리 친다.

 “도련님이요?” 

 “전 괜찮아요.”

 그 때 민용이가 부엌에서 어슬렁 거리며 걸어나온다.

 “막둥아.” 

 “민용아.” 

 “전 괜찮다고요. 제가 못 나서 차인거지, 윤호 때문에 차인 거는 아니잖아요.”

 민용이 머리를 긁적이며 미소짓는다.

 “너, 그게 정말이야?”

 “응.” 

 “그럼, 오빠랑 헤어진거야?”

 “어.” 

 민정이 어색하게 대답한다.

 “진짜야?”

 “응. 진짜야.”

 신지가 민정을 꼭 껴안는다.

 “앞으로, 힘든 일 있으면 나에게 말해. 내가 다 막아줄게.”

 “고마워 신지야.”

 두 사람 입가에 모두 행복한 미소가 걸렸다.

 “윤호야.” 

 “선생님.” 

 저 앞에 걸어가는 윤호를 보고 민정이 반갑게 소리친다.

 “어제 집에 잘 들어갔어?”

 민정의 물음에 갑자기 얼굴이 어두워지는 윤호다.

 “어제, 우리 집에 윤호 어머니 오셨어.”

 “엄마가요?” 

 윤호의 눈이 동그래진다.

 “그래서 뭐래요?”

 “응?” 

 “뭐라고 그러셨나고요!”

 윤호가 버럭 소리를 지른다.

 “왜 화를 내고 그래? 우리 둘 사귀는 것 맞냐고 물으시고, 자기는, 우리 둘 편이니까. 힘들어 하지 말라고 그러시던데?”

 “진짜요?” 

 “응.” 

 민정이 얼굴 한 가득 미소를 띄운다.

 “내가 윤호한테 왜 거짓말을 해.”

 “서선생.” 

 “!” 

 “이, 이선생님.”

 그 때 갑자기 민용이 다가온다.

 “윤호 좀 데려갈게요.”

 “이 선생님.”

 윤호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왜요? 윤호 또 왜요?”

 민용이 슬쩍 윤호의 얼굴을 바라본다. 얼굴 한 편에 멍이 들어있다.

 “또 때리려는 게 아니라, 윤호 이 자식이 어제 집에 안 들어왔었거든. 그래서 데려가는 거야.”

 

“윤호야. 너 어제 집에 안 들어갔니?”

 윤호가 민정의 눈을 피한다.

 “너 왜 그랬어?”

 “그 얘기는 나랑 윤호랑 할게요.”

 윤호와 민용이 민정에게서 멀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