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로그 창고/블로그 창고

기적이랄까 Season 1 - [4화]

권정선재 2009. 3. 13. 18:24


4화. 아프니까 사랑이겠죠.




 “!” 


 윤호의 눈이 멈칫한다.


 “왜 대답을 못 해! 이 자식아!”


 순재가 다시 한 번 쿠션을 던진다.


 ‘퍽’ 


 “이윤호!” 


 “네. 사겨요.”


 “!” 


 “!” 


 “이윤호!” 


 “저 자식!”


 가족들 모두 놀란 표정이다.


 “무슨 문제에요?”


 “당연한 거 아니야!”


 준하가 화가 나서 대꾸한다.


 “선생님은 네 삼촌이랑 사귀잖아!”

 “삼촌은 선생님보다 작은 엄마를 더 좋아하잖아!”


 “뭐?” 


 “어제도 그랬어. 선생님이랑 약속 잡아놓고 작은 엄마한테 갔다고, 삼촌은 아직 작은 엄마 좋아한단 말이야!”


 윤호가 주먹을 불끈 쥔다.


 “도대체 내가 뭘 잘못한 거야?”


 윤호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하다.


 “내가 뭘 잘못한 거냐고!”




 “어떡하지?” 


 신지가 애꿏은 전화기만 만지작 거리고 있다.


 "전화할까?“


 신지가 고개를 젓는다.


 “아니야, 그 인간, 또 능글맞게 대꾸할거야.”


 신지가 다시 전화기를 만지작 거린다.


 “그럼 문자로?”


 그건 너무 성의가 없어 보이잖아!


 “그, 그럼 어떻게 하지?”




 “헤어져라.” 


 “할아버지!” 


 “당연한 거 아니냐?”


 윤호의 눈에 강경한 의지가 보인다.


 “그럴 수는 없습니다.”


 “이윤호!” 


 “뭐라고!”

 “저도 좋아하는 사람이랑 함께 있고 싶어요.”


 “저, 저런!”


 순재가 뒷목을 잡았다.


 “아이고, 여보!”


 “아버지.”

 “아버님!” 


 “할아버지!” 


 온 가족이 순재의 곁에 모였다.


 “저, 저 녀석 어떻게 해봐!”

 “정말, 다들 왜 그래!”


 윤호가 화를 내며 집을 뛰쳐나갔다.




 “제길.” 


 주머니를 뒤져보니 나오는 것은 기껏해야 100원 짜리 동전 서너 개 뿐이었다.


 “휴.” 


 인간 이윤호 정말 가난하기 그지없다.



 “어디 가지?”


 잠깐 민정의 집이 떠오르기도 했지만, 다시 폐를 끼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신지야 뭐해?”


 민정이 머리에 물기를 털며 거실로 나온다.


 “어? 아, 아무것도 아니야.”


 신지가 황급히 등 뒤로 무언가를 숨긴다.


 “에이, 뭔데 그래?”


 민정이 밝게 웃으며 그 것을 빼앗으려 한다.


 “아, 안 돼!”


 “헤헤.” 


 신지가 놓친 무언가를 민정이 잡는다.


 “어? 카드네?”


 민정이 무심코 그 카드를 열어본다.


 “!” 


 “미, 민정아.”


 신지의 눈이 흔들린다.


 “너랑 이 선생님 내일 결혼 기념일이니?”


 민정이 떨리는 목소리로 신지에게 물었다,


 “으, 응”


 신지가 마지못해 민정에게 대답을 했다.


 “누구? 어! 윤호야!”


 찬성이 반갑게 맞아준다.


 “네가 우리 집에 어쩐 일이냐?”


 “나 재워줄 수 있냐?”

 “당연하지.” 


 찬성이 밝게 미소 지으며 윤호를 안으로 들인다.


 “아무도 없냐?”


 “나 혼자 살아.”

 “혼자?” 


 “응.” 


 찬성의 입가에 쓸쓸한 미소가 걸린다.


 “왜?” 


 “우리 부모님 이혼하셨거든.”


 찬성의 눈을 본 윤호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미, 미안.”

 “괜찮아.” 


 찬성이 미소 지었다.




 “너 아직도 이 선생님 좋아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