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윤호와 찬성이
“너 아직도 이 선생님 좋아하니?”
“어?”
신지의 눈가에 물기가 어린다.
“그런가봐.”
“그래.”
두 여자 모두 입을 다물었다.
“나 잠깐 씻는다.”
“그래.”
찬성이 미소를 짓는다.
“휴.”
따뜻한 욕조에 몸을 담그니, 마음이 조금은 풀리는 듯 했다.
“선생님”
눈앞에 서선생이 어른거린다.
“윤호야.”
“왜?”
“나, 너랑 꼭 하고 싶은 게 있어.”
찬성의 눈이 초롱거린다.
“뭐, 뭐야?”
찬성이 천천히 다가온다.
“윤호야.”
“왜, 왜?”
윤호의 얼굴이 발그레해진다.
“너, 너 왜 그래?”
“고작, 나랑 하고 싶은 게 이런 거였냐?”
“나, 집에 혼자 살아서 얼마나 하고 싶었는지 몰라.”
“에효.”
윤호가 짜증을 내면서 TV화면에 집중을 한다.
“아자!”
윤호가 가뿐히 찬성이를 무찌른다.
“헤헷.”
찬성이의 입에서도 밝은 미소가 번진다.
하지만, 고작 윤호랑 하고 싶었던 게 비디오 게임이라니,
“선생님 계세요?”
“어, 형님 어쩐 일이세요?”
“오, 자기 있었네. 선생님 계셔?”
“민정이요?”
“응.”
“있어요.”
“그럼 좀 불러줄래?”
“네.”
해미가 신지의 소파에 앉는다.
“야. 민정아.”
“어? 신지야 왜?”
“싹퉁 바가지 왔어.”
“싹퉁 바가지? 윤호 어머니?”
신지가 고개를 끄덕인다.
“왜?”
“몰라.”
“안녕하세요.”
“선생님 하나만 물을게요.”
“네?”
“윤호랑 사귀시나요?”
“!”
“형님도, 무슨.”
“자기는 좀 빠져있어.”
해미가 차분한 목소리로 말한다.
“유, 윤호 어머님.”
“대답해줘요. 윤호랑 사귀시나요?”
“너 되게 심심하겠다.”
“그렇지.”
찬성이의 목소리에 쓸쓸함이 묻어난다.
“얼마나 혼자 살았냐?”
“음.”
찬성이가 손가락을 꼽아본다.
“한, 5년.”
“!”
찬성이 미소 짓는다.
“괜찮아?”
“안 괜찮을 것은 뭐냐?”
찬성이 밝게 웃는다.
“너 괜찮냐?”
“뭐가?”
민용이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만화책을 넘기고 있다.
“윤호 자식 말이야.”
“윤호가 왜?”
“서선생 말이야.”
“서선생? 그게 뭐 어때서?”
“어?”
민용이 윤호를 본다.
“윤호가 좋다잖아. 우리들이 이러쿵 저러쿵 할 것은 아닌 것 같은데.”
“너 선생님 좋아하냐?”
“어?”
갑자기 사제지간이 나오자, 벌떡 앉는 윤호를 보고 찬성이 툭 묻는다.
“좋아하지? 맞지?”
“어, 어.”
윤호가 찬성의 물음에 마지못해 수긍을 한다.
“잘 어울린다."
"어?”
“두 사람 무지하게 잘 어울린다고.”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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