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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웃었다. - [다섯 번째 이야기]

권정선재 2009. 3. 13. 18:37


 #5 




 “기획안입니다.” 


 “흠.” 


 윤재가 민용이 내민 기획안을 읽어본다. 완벽하다.


 “잘 생각해 보겠네.”


 “회장님!” 


 민용의 얼굴이 살짝 굳는다.


 “왜 그러나?”


 “바로 승인을 해주지 않으실 겁니까?”


 “그렇게 무조건 적인 인수는 오히려 우리 브랜드에 악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제대로 검토를 해봐야 할 것 아닌가.”


 윤재가 미소를 띄우며 민용에게 말했다.


 “그 쪽 사장 때문에 그럽니까?”


 “!” 


 윤재가 움찔한다.


 “그 사장님이 회장님의 첫 사랑이라서요?”


 민용의 입가에 미소가 걸린다.


 “그런 사랑이 그렇게 중요합니까?”


 “!” 


 윤재의 주먹이 불끈 쥐어졌다.


 “지금 무슨 말을 하려는 거냐!”


 “그렇다면, 그 분과 결혼을 하지 왜 어머니랑 결혼을 하신 거예요?”


 “!” 


 윤재가 선인장 화분을 던졌다.


 ‘쨍’ 


 화분이 스쳤는지 민용의 얼굴이 피가 한 방울 스며나온다.


 “하.” 


 민용은 어이가 없다는 듯 선인장 파편을 바라본다.


 “아들보다도 그 분이 소중한 건가요?”


 “말 다했느냐!”


 “아직 다 못했습니다.”


 민용이 윤재의 눈을 바라본다.


 “그 자리 제가 가질 겁니다.”


 “!” 


 윤재의 눈이 커다래졌다.


 “아버님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 다 제가 가질 겁니다.”


 민용이 회장실을 나갔다.


 “고약한 놈.”


 윤재의 주먹이 부들부들 떨렸다.




 “유미야.” 

 “민호야.” 


  유미가 싱긋 웃으며 민호에게 다가온다. 유미는, 회사의 정보원이다.


 “무슨 소식 있어?”


 “모르겠는데?” 


 유미가 귀여운 미소를 짓는다.


 “칫.” 


 민호가 살짝 입을 내민다.




 “민호야.” 


 저 멀리서, 범이 민호를 보고 작게 읊조린다.




 “이얏!” 


 뜨겁다. 


 “선린아, 괜찮아?”


 “네.” 


 선린이 귀엽게 미소를 짓지만, 이미 손가락이 빨갛다.


 “뭐하다가 그랬어?”


 “새로운 메뉴 만들려다가요.”


 신지가, 살짝 그 메뉴를 본다. 맛있어 보였다.


 “이게 뭐야?”


 “녹차 크림 초코요.”


 선린이 살짝 혀를 내민다.


 “그런데, 셋 다 잘 안 어울리네요.”




 “어때요?” 


 신지가, 역시 준규에게 가져다준다.


 “흠, 너무 달아요.”


 “그래요?” 


 “차리라, 핫초코를 달지 않게 하는 건 어때요?”


 “핫초코를요?” 


 신지가 고개를 갸웃했다. 핫초코를 달지 않게 하라니?


 “어차피, 생크림이잖아요. 아님 그냥 크림을 얹던지요.”


 “그렇게 달아요?”


 신지가 살짝 마셔보았다. 달긴 했다.


 “흠.” 


 “남자들이 좋아할 것 같지는 않아요.”


 “그래요?” 


 “네.” 


 준규는 한 모금 더 마셨다.


 “그래도 팔 수 있을 것 같은데.”




 “정말?” 


 “응.” 


 신지가 가져다준 행복한 소식에 선린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 번진다.


 “진짜, 내가 만든게 메뉴에 걸리는 거야?”


 “세트로.” 


 선린의 입가에 미소가 그치지 않는다.


 “그게 어디야.”




 준규의 아이디어는 대박이었다.


 “아, 고맙습니다.”


 달지 않은 케이크와 달콤한 선린의 그린 크림 초코는 최고의 궁합이었다.


 “벌써, 백 개야.”


 신지가 전해 준 소식에 선린의 입가가 밝게 벌어진다.



 “뭐야?”

 민용이 조금 얼떨떨하다. 지난 번에 이정도로 고객이 많지는 않았는대.


 “무슨 일이지?”


 “신 메뉴가 대박이 났답니다.”


 “신메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