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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웃었다. - [여덟 번째 이야기]

권정선재 2009. 3. 13. 18:39



  

#8 




진아는 준하의 말에 혼란스럽다.


 “진심이야?” 


 “응.” 


 준하는 결연해 보였다.


 “오케이, 좋아. 헤어져.”


 “고마워.” 

“대신, 내 주식. 당신은 관심 꺼줘.”


 “알겠어.” 


 준하가 힘없게 고개를 끄덕인다.


 “이제, 당신과 난 적이야.”


 준하가 고개를 저었다.

 “나는 당신의 라이벌이 될 수가 없어.”


 “...” 


 “그러니까 보내주는 거야.”




 “제길.” 


 분명 삼촌이 무언가를 꾸미고 있는 데 알 수가 없다.


 “왜 그래요?”


 “아까 그 사람 누구에요?”


 신지가 미소를 짓는다.


 “누굴 것 같아요?”


 “남자친구?” 


 “네, 맞아요.”


 준규의 심장이 덜컹 내려앉는다.


 “예전에 사귀었었는데, 헤어졌었거든요. 그런데 다시 사귀자고 하네요.”


 신지는 정말로 행복해보였다.


 “많이 좋아하나봐요?”


 “그럼요. 아이도 있었던 걸요.”


 신지는 이 말을 하고 입을 가린다.


 “!” 




 “어머니, 저희 이혼하기로 했습니다.”


 “!” 


 “제가 너무 모자라서, 이혼합니다.”


 “못난 놈!”


 준하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윤재가 화병을 던진다.


 “여보!” 


 “아버님!” 


 “너 같은 자식 당장 나가거라!”


 “죄송합니다.” 


 준하가 고개를 숙였다.

 “여보!” 


 진아가 준하의 팔을 붙들었지만, 준하는 아무런 말도 없이 그 팔을 빼냈다.




 “저, 선린씨.”


 “네?” 


 선린의 목소리가 살짝 떨린다.


 “오늘, 시간 있으세요?”


 준규가 조심스레 말을 건넸다.


 “왜요?” 


 선린이 살짝 도도하게 튕겼다.


 “제가, 선린씨를 너무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오늘 이야기 좀 나누고 싶은데.”


 준규가 혀를 살짝 내밀었다.


 “얘기요?” 


 “네.” 


 선린이 살짝 고민을 했다.


 “이 지지배봐라. 그냥 냉큼 좋다고 안 할래?”


 그 때 지나가던 신지가 선린의 등을 툭 친다.


 “너 준규씨 좋아하는 거 다 아는데 어디서 내숭이야.”


 “어, 언니!”


 선린이 입을 헤 벌린다.


 “정말입니까?” 


 준규가 처음 듣는 말인듯 행복하게 말한다.




 “삼촌 무슨 일 하려는 거야?”


 다음 날 아침, 준규가 사장실로 들어간다.


 “너는 알 것 없다.”


 민용이 느긋하게 신문을 펼친다.


 “설마, 그 사람들 다치게 만들려는 거야?”


 “내가 다치지 않기 위해서는, 다른 이들이 다쳐줘야 겠지?”


 “삼촌!” 


 민용은 준규를 바라보았다.


 “너는 무엇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냐?”


 “...” 


 “우정? 사랑?”


 민용이 작게 코웃음 친다.


 “결국에는 돈이야.”


 “!” 


 준규의 눈이 질린다.


 “아무리, 사랑을 해도 돈이 없으면 헤어져야만 해. 힘이 없으면 헤어져야 하는 거라고.”


 “그런 게 어딨어!”


 준규가 악을 쓴다.


 “네가 아직 어려서 모르는 거야.”

“내가 어리다고?”

“그래.” 


 두 남자가 서로를 노려보았다.


 “삼촌이야 말로 아무 것도 몰라.”


 “그럴까?” 


 민용이 미소를 지으며 커피를 마신다.


 “다크 초코 커피, 너도 마실래?”


 “!”

 준규의 눈이 동그래졌다.

 “설마, 그거!”


 “그래, 그린 크림 초코랑 비슷하지?”


 “!”

 준규의 주먹이 떨렸다.


 “그 사람들에게서 무엇을 빼앗으려는 거야!”


 “땀,” 


 민용이 미소 짓는다.


 “그리고, 희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