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는 이야기
하늘이 푸른 이유는 공기가 맑아서가 아니라, 당신이 있어서입니다. 고맙습니다.
“헉, 헉”
또, 그 악몽이다.
“신지야 괜찮아?”
민정도 깜짝 놀란 모양이다.
“어, 괜찮아.”
민정이 차가운 물을 급히 따라서 신지에게 건넨다.
“고마워.”
신지가 물을 마신다.
“고맙기는,”
신지가 물을 다 마시고 민정에게 컵을 내민다.
“너 정말 병원 안 가봐도 돼?”
민정이 걱정 어린 눈으로 신지를 본다.
“그럼.”
신지가 미소짓는다.
“그리고 이런 건 아마도, 정신과로 가야할 것 같은데, 이 근처에 정신과가 있겠냐?”
“그래도,”
신지도 걱정이 되기는 한다. 자꾸만 가슴이 답답해진다. 머리도 아프고... 생리도 끊어진지 두 달이 다 되어간다. 잠도 너무 많이 온다.
“나 다시 잘게.”
“어.”
민정이 안쓰런 눈으로 신지를 본다.
“잘 자 신지야."
“너도.”
“어서오세요.”
승현이 반갑게 맞아준다.
“요즘 들어 속이 매습껍고, 입맛도 없네요.”
“그래요?”
승현이 고개를 갸웃한다.
“뭐 잘못 드신 거 있으세요?”
신지가 고개를 갸웃한다.
“아 맞다!”
두 사람 모두 민정을 보았다.
“요즘 월경이 끊어졌어요.”
“생리가요?”
신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유간호사.”
“네.”
희진이 다가왔다.
“부탁 좀 할게요.”
“그거요?”
승현이 고개를 끄덕거린다.
“임신이세요.”
“!”
“!”
민정과 신지의 표정이 굳는다.
“임신이요?”
“네.”
신지의 눈이 동그래진다.
“얼마나, 얼마나 되었나요?”
승현의 표정이 썩 좋지는 않다.
“한, 이에서 삼개월 정도 된 것 같습니다.”
“!”
신지는 다리에 힘이 풀렸다.
“신지야!”
신지가 의자에 무너지듯 주저 앉았다.
“모르셨습니까?”
신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낙태도 안 될텐데.”
신지의 눈에 눈물이 차오른다.
“가자.”
신지가 울먹이는 목소리로 민정에게 말했다.
“시, 신지야.”
“가자, 민정아.”
신지가 씩씩하게 눈물을 닦더니 자리에서 일어난다.
“저희 갈게요.”
“아. 네.”
승현이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했다.
“가자.”
신지가 민정을 이끌고 조용히 보건소를 빠져나갔다.
“어쩔거야?”
민정이 신지에게 묻는다.
“지울 거지?”
신지가 민정을 바라본다.
“아니.”
신지가 대꾸를 한다.
“!”
민정이 신지를 따라가다가 멈칫한다.
“그러면 어쩌려고!”
“낳아야지.”
신지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
민정의 눈이 동그래진다.
“너, 미쳤니?”
민정이 이상한 눈으로 신지를 본다.
“내가 왜?”
민정은 기가 막히다는 표정이다.
“너, 아직 처녀야.”
“그래.”
신지, 아직 꽃다운 23살이다.
“너 혼자서 아이를 어떻게 키우려고?”
신지가 미소를 짓는다.
“어떻게든 되겠지?”
“신지야!”
민정은 기가 빠진 표정이다.
“민정아, 나 말리지마.”
신지의 눈의 눈물과 입가에 미소를 보고 민정이 멈칫한다.
“부탁이야.”
신지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진다.
“알았어.”
민정의 목소리도 물기가 젖어있다.
“고마워, 민정아.”
신지가 빙긋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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