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순재의 부탁
“끄악!”
윤호가 비명을 지른다.
“안녕, 난 나혜미라고 해.”
하지만 나혜미라고 불린 그 소녀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윤호에게 손을 내민다.
“나 너와 함께 모델 할 사람이야.”
“그러게 공사 하랬잖아.”
“그게 뭔지 몰랐다고요.”
윤호는 막 울 것 같다.
“걱정하지마. 사내자식이 겨우 그런 것 가지고.”
“겨우?”
윤호는 어이가 없다.
“저의 온 몸을 다 보여준 거거든요.”
“그게 뭐 어때?”
윤호는 울상이다.
“그럼 형이 보여줄래요?”
그러나, 윤호는 남자에게 알몸을 보이는 것 역시 부끄러운 일이라는 것을 알지 못하는 어린 아이였다.
“자, 이제 들어가자.”
혜미가 윤호를 향해 미소지었다.
“귀엽네.”
“뭐?”
윤호가 인상을 썼다.
“그냥 좋게 조용히 해라.”
‘따르릉’
“여보세요?”
“나에요.”
“아, 원장님.”
민정이 미소를 짓는다. 순재이다.
“오늘 집에 좀 와요.”
“집에요?”
“같이 저녁도 들고, 할 이야기도 있고.”
“네.”
민정이 싱긋 웃는다.
“그럼 나중에 봐요.”
“예, 들어가세요.”
‘찰칵’
“음, 뭘 입지?”
“자 찍자.”
“예.”
윤호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뾰루퉁이 서 있는다.
“사내자식이 삐쳐있기는.”
“됐거든.”
“자, 혜미 손 윤호 등을 쓸어.”
“네!”
혜미가 밝게 웃으며 윤호의 등에 손을 올린다.
“자, 부드럽게 쓸어.”
혜미의 손이 윤호의 등을 타고 흐른다.
“한 손은 윤호군 가슴에.”
“!”
윤호는 살짝 당황했지만 투투를 명심하며 애써 화를 꾹꾹 눌렀다.
“그리고, 등에 있던 손은 엉덩이 바로 위로 가져가.”
“!”
“수고했어.”
그렇게 마침내 촬영이 끝났다.
“고맙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혜미는 윤호와 달리 너무나도 즐거운 표정이다.
“여기.”
“고맙습니다.”
“잘 해서 더 넣었어.”
윤호가 살짝 봉투를 열더니 미소짓는다.
“그럼 가보겠습니다.”
“그래.”
윤호가 싱글거린다.
“이윤호?”
혜미가 작게 미소짓는다.
“다녀왔습니다!”
“어, 윤호야.”
“선생님?”
민정이 싱긋 웃는다.
“선생님이 여긴 어쩐 일이세요?”
“어쩐일은, 식사하자고 불렀지.”
해미가 윤호를 방으로 민다.
“어서, 옷 갈아입고 나오세요.”
“와, 잘먹었습니다.”
민정이 미소를 짓는다.
“어머님 솜씨가 너무 좋으세요. 할머님도요.”
“좋기는 뭐.”
“다 어머니 요리솜씨지.”
두 여자가 기뻐한다. 요리를 만드는 이로써, 맛있게 먹어주는 사람이 가장 고마울 것이다.
“나 좀 따라오게.”
“예.”
민정이 자리서 일어난다.
“윤호 너도.”
“네.”
“내가 부탁할게 있네.”
순재가 자리에 앉자마자 심각하게 인상을 썼다.
“뭔데요?”
“...”
윤호가 순재를 바라본다.
“아무에게도 사귀는 것을 알리지 말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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