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로그 창고/블로그 창고

기적이랄까 Season 2 - [14화]

권정선재 2009. 3. 13. 19:28




 14화. 허락




 “아빠!”


 때마침 민정이 들어온다.


 “민정아.”


 주현의 표정이 가히 좋지는 않다.


 “어쩐 일이세요?”

 “딸 집에 아비가 오지도 못하는 거냐?”


 “그, 그런 건 아니지만, 어떻게 말도 없이 이렇게 갑자기 오신 거냐고요?”


 민정이 당황한다.


 “왜, 내가 오면 안 될 이유라도 있는 것이더냐?”

 그제야 윤호가 보인 민정이다.


 “아, 아빠.”


 “이 청년이 네 남자친구냐?”


 민정이 작게 고개를 끄덕인다.


 “네가 가르치는 제자라며.”


 “네.”


 “하!”


 주현이 소파에 털썩 앉는다.


 “너 지금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니?”


 민정도 소파에 앉는다.


 “너랑 아홉 살 차이다.”


 “...”


 민정이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다.


 “게다가 네 제자야!”


 “알아요.”


 민정이 담담하게 말한다.


 “알아?”


 주현이 기가 막힌다는 듯 말한다.


 “아는 녀석이 이 모양이냐?”


 “뭐가 문제에요?”


 “뭐?”


 주현은 기가 막히다.


 “당연한 것 아니냐!”


 “아빠도 엄마가 제자셨잖아요!”


 “...”


 주현이 멈칫한다.


 “그건 다르지 않니?”

 “뭐가요?”


 “나는 네 엄마가 졸업하고 나서 사귀기 시작했잖냐?”


 “저희도 지금은 그냥 사귀기만 하는 거에요.”


 민정이 주현의 손을 잡는다.


 “아빠,”


 ‘탁’


 그때 윤호가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


 “윤호야!”


 “허락해주십시오.”


 “!”


 주현의 눈이 커다래졌다.


 “자네 뭐하는 건가?”

 “장인어른 허락해주십시오.”


 “!”


 주현이 당황했다.


 “이러지 말게나.”


 “아버님이 허락해주시기 전까지는 절대로 이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장인어른 허락해주십시오.”


 “흠.”


 주현이 돌아 앉는다.


 “그래 누가 이기나 보자고.”


 “아빠!”


 민정이 주현을 부르다.


 “왜?”


 “정말 이러실 거예요?”


 “뭐가?”


 주현이 시큰둥히 말한다.


 “윤호야. 일어나.”


 “왜요? 선생님.”


 윤호가 꿋꿋히 무릎을 꿇는다.


 “나 꼭 장인어른 허락 받아낼 거야.”


 “윤호야 그냥 얌전히 받아도 되잖아.”

 하지만 윤호는 강하게 버틴다.


 “내 모습 보여드릴 거야.”


 “그렇다고 내가 넘어갈 것 같나?”


 주현이 코웃음을 친다.


 “택도 없어.”


 “장인어른은 분명 허락하게 되실 겁니다.”


 윤호가 강하게 대답한다.


 “글세?”


 주현이 고개를 갸웃한다.


 “그거야 모르지.”


 “아빠!”




 “윤호야 밥 먹어.”


 “괜찮아요.”

 

윤호가 싱긋 웃는다.

 

“너 지금 벌써 네 시간 째야!”


 민정이 악을 쓴다.


 “이런다고, 우리 아버지가 허락해줄 것 같아? 윤호야 어서 일어나서 밥 먹어, 응? 윤호야 내가 부탁하잖아.”


 “선생님 날 믿어줘요.”


 윤호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윤호야.”


 “선생님은 절 못 믿으세요?”

 

“아니.”


 민정이 고개를 젓는다.


 “그러면 그냥 둬보세요.”


 윤호가 싱긋 웃는다.


 “저를 보여드릴게요.”

 

“윤호야.”

 민정이 안쓰러운 눈빛으로 본다.


 “힘들잖아.”


 “괜찮아요.”


 윤호가 싱긋 웃는다.


 “얘, 민정아!”


 주현이 민정을 부른다.


 “어서 가봐요. 아버님이 부르시잖아요.”


 “윤호야.”

 

 윤호가 싱긋 웃는다.


 “나는 괜찮다니까요.”


 “그래.”


 민정이 주현에게 간다.


 “윤호야 힘들면 안 해도 돼.”


 “네.”


 윤호가 밝게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허락 받기 전에는 힘들지 않을 거예요.”


 윤호가 웃으며 혼잣말 한다.


 “선생님을 좋아하니까.”


 윤호가 작게 미소 짓는다.


 “사랑하니까.”


 윤호의 마음이 따스해진다.


 “사랑해요. 선생님.”